木魚- 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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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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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魚- 한의학연구원

민영환은 대한제국 말기 권세가였다. 10대에 과거급제를 할 만큼 영특하기도 했지만 명성황후가 고종사촌 누이였으니 호랑이가 날개를 단 셈이다. 이는 망국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방증이다. 헌데 후세는 그를 충열지사로 꼽는다.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책임을 통감하고 자결했기 때문이다. 그의 피가 튄 자리엔 붉은 난이 피었다는 얘기까지 전해진다.

보통사람들 사이에도 책임감은 미덕이다. 메이지 유신 이후 퇴락한 무사가 자기 아들의 배를 갈랐다. 아이가 떡을 훔쳐 먹었다고 떡집 주인이 의심하자, 그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였다.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일본인들은 책임감과 정직성을 말할 때 곧잘 이 일화를 들먹인다. 그들만의 사무라이 정신이 배어있다.

한의학연구원이 새 법인 기초기술통합연구원에 편입될 모양이다. 정부 방침은 관철된 가능성이 짙다. 한의학연구원이 한의계의 피와 땀과 눈물과 노력의 결정체로 태동됐다는 역사를 아는 한의사들에게는 참으로 허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한의학연구원장은 별 움직임이 없어 보인다. 당장 자리를 걸고 한의계에 도움을 청하면서 관련 정책 당국자들에게 독립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다녀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그런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역사가 두렵지도 않은 모양이다. 역사의식 빈곤은 참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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