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맥 통과길이 16장2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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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맥 통과길이 16장2척
  • 승인 2010.08.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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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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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34)- 위기운행의 거리
28맥 통과길이 16장2척
경맥, 위기‧ 영기운행의 동시 터널

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34)- 위기운행의 거리 

동무공께서 묘맥지출처(苗脈之出處)라고 평하신 <황제내경>은 의학이론을 위주로 침구, 방약, 병증 등 동의학의 기초이론을 정립한 책이다. 다만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원서가 한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내용을 축약 또는 생략한 경우도 있고, 어떤 편에서 다룬 내용은 다른 편에서 다루지(Revival) 않는 것을 편집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 편을 제대로 해석하려면 기본적으로 전편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위기 역시 <황제내경>의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위기의 재료와 생성 과정, 위기의 존재 부위와 운행 속도, 운행 경로, 위기 운행의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과 행침법 등 위기의 제반 사항을 <황제내경>에서 처음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제내경>은 글의 속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많지만 해석이 어렵지 않은 확실한 내용도 있다. 예컨대 위기는 1회 운행에 28맥을 지나고 1회 운행의 총 길이는 16장2척(1620촌)이라고 확정한 〈오십영(영추15)〉같은 것이다(人經脈上下․左右․前後二十八脈, 周身十六丈二尺). 이런 명확한 기록은 위기와 관련된 문장의 해석에서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는 기준과 단서가 된다.

위기가 운행하는 28개의 경맥을 찾아서 그 길이의 총합이 1620촌이 되는 것을 확인하면 된다. 경맥의 이름과 노선, 길이는 〈맥도편(영추17)〉에 잘 나와 있다. 수천 조각의 대형 퍼즐을 맞추는 것도 아니고 12경맥과 임․독맥, 교맥의 15개 맥에 불과하니 수학에 재능이 있는 분들이라면 쉽게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기행〉과 〈오십영〉, 〈맥도편〉의 내용을 수학 문제로 바꿔보자. 한 마을에 다리가 28개 있는데, 모든 다리의 길이를 합하면 1620촌이다. 다리의 양 끝은 다른 다리와 연결돼 있다. 철수가 다리를 28번 지나고 출발점에 돌아오는 동안 걸은 거리가 1620촌이 되는 ‘경로’를 구하시오(단 출발점은 눈이고 처음 지나는 다리 이름은 방광이다. 각 다리의 길이는 맥도편에 의함).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이 문제에서 다리는 경맥이며 답은 위기의 1차 운행노선이다. 위기 연구는 위기의 운행경로를 알아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1차례 운행을 파악하는 기본적인 연구가 없었기에 2천년 이상 ‘위기는 하루에 50번 도는데 낮에 외곽을 25번, 밤에 내장을 25번 돈다’는 피상적인 말만 반복되고 있다.

“황룡상의 경맥 인식과 연구방향에 위기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위기 周行의 총 길이 1620촌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다”


위기의 운행 이상은 피로, 고혈압, 어지러움(頭亂), 만성설사․변비(腸胃亂), 천식(肺亂), 수족냉증․번열증(臂脛亂), 우울증(心亂) 등의 수많은 난치 질병을 일으킨다. 위기의 병변으로 일어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위기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당연하다. 위기를 모르고 어떻게 위기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다. 우연을 바라는 의학은 병든 의학이며 의사는 양심 불량이다.

경맥은 위기 운행의 터널(다리)이며 동시에 영기 운행의 터널이기도 하다. 경맥이라는 터널을 운행하는 주역은 바로 영기와 위기다. 경맥의 연구 역시 경맥을 운행하는 주인공인 영기와 위기의 입장에서 연구되어야 한다. 우리의 소중한 치료법인 침의 효과가 영‧위기를 조화함으로써 나타난다는 것은 굳이 경전을 들먹일 것도 없다. 임상에서 쉽게 확인된다.

그러나 최근 중국 최고의 침구사학 문헌연구가로 주목 받는 황룡상은 위기와 경맥을 대하는 생각이 다른 것 같다. 경맥을 영기와 위기가 운행하는 통로라는 관점이 아니라 “경락학설의 가치는 순행노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맥의 순행도에서 나타난 인체의 상하내외를 특정하게 연계시킨 경험의 규율에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 또한 “고대 문헌에 기재된 경맥의 순행 분포와 혈관, 신경의 분포를 자세히 비교한 후에 옛사람들이 묘사한 경락도를 가지고 아득한 미지의 세계인 ‘경락’ 구조를 끈기 있게 찾아 나서기 시작해야 한다”고 연구방법을 제시한다. 황룡상의 경맥 인식과 연구방향에 위기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위기 주행(周行)의 총 길이 1620촌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다.

또한 황룡상은 맥도와 오십영의 28맥의 순환을 ‘28수 운행에 견강부회시킨 산물’로 치부하면서 천인상응에 끼워 맞추기 위한 것이라 단정한다. 좌우의 삼음삼양경 24맥에 임․독맥과 음․양교맥을 합하면 30개가 되기 때문에 28보다 2개가 많아져서 ‘옛사람이 상당히 머리를 써서’ 남녀의 성별 차이에 근거하여 교맥 중 1개의 맥을 버리고 28맥으로 만들었다며 “옛사람들은 발을 줄여 신에 맞추는 방법을 채택했다”고 한다. 옛사람들이 어디 할 일이 없어서 눈금도 없는 하늘을 불규칙한 도수의 28구역으로 나누고 경맥을 28개로 맞추려고 애썼을까. 발을 줄이지 말고 차라리 신을 늘려서 30수로 하면 얼마나 편한가.

황룡상이 영기의 운행을 12경맥의 순환유주라고 단정한 것은 큰 허점이 있다. 영기와 위기는 서로 보조를 맞추어 동시에 움직인다(陰陽相隨[위기․영추52]). 위기가 영기가 1호흡에 운행하는 속도가 같다는 말이다. 거리도 같을 수밖에 없다. 위기의 28맥 운행 길이가 1620촌인데 12경맥만 가지고는 어떻게 계산해도 모자란다. 황룡상은 위기의 운행뿐 아니라 영기의 운행도 이해를 못한 것이 분명하다. 통찰력이 결여된 방대한 연구는 결국 자료의 창고로 남을 뿐이다.

이정우/ 동의형상의학 반룡수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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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부리 2010-08-30 23:36:38
위기 운행 인정하고 전녀위남 인정하고 하면 치료의학으로서 지위가 살아납니까? 근거라고는 위대한 이정우회장님의 독단적 해석 뿐인데? 이런 행동은 사이비 미신에 불과합니다.
개명천지에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에 남에 대한 아전인수식 비난에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생존 2010-08-30 17:57:57
위기의 운행을 망상이라고 주장하는 허허허님! 위기의 운행을 인정하지 않는 일반 한의학계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무언가요? 치료의학의로서의 지위는 상실한지 오래고 아무것도 모르는 뜸쟁이들이 들이댈정도로 무시당하고 있는 게 지금의 일반 한의학계 아닙니까?

허허허 2010-08-29 09:54:32
이정우회장이나 그 휘하 일부 한의사들의 아전인수 해석과 망상 수준의 주장이 일반 한의학계에서 인정받습니까? 이 신문사 사장과 이정우회장 주변의 몇 사람만의 주장 아닙니까? 신문사 사장님이 돈이 얼마나 많으셔서 이런 글을 실어주는 데에 돈을 쏟아붓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의학에 해악을 끼치는 민족의학신문에 대한 일체의 구독이나 후원 기타 지원활동을 적극 말리겠습니다.사장님 개인돈으로 운영해 보시지요

청심 2010-08-27 15:39:48
한의사라면 위기를 꼭 알아서 임상에 활용해야 합니다. 귀한 걸 모르는 사람...귀한 것을 모르니 비판을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위기의 운행 법칙을 이해해야 합니다. 내경의 전체를 아우르면서 설명되고 있는 위기....위기는 생명 에너지입니다...

서글픔 2010-08-25 17:28:07
필자는 언제까지 자기만의 생각을 계속 말하실 건지요? 이런 주장하신지가 꽤나 된 걸로 아는데 왜 학계나 로컬의 한의사들의 반응이 없는 줄 아시는지요?
자신의 주장을 하는데 남들의 연구성과를 아무렇게나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시는데...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민족의학신문은 언제까지 이런 수준의 글을 모든 한의사들이 보는 신문에다 연재시키실 건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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