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based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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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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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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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공재 엄격한 질 관리 중요
박재현 칼럼- Market based medicine

성경에 우스땅의 부자 욥은 어느 날 갑자기 재산을 다 잃고, 고질병인 악창에 걸린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위 친구들은 욥의 잘못 때문에 하나님의 벌을 받은 것이라고 추궁한다. 근대 이전까지 질병은 주로 개인의 문제였다.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국가의료보험 도입으로 공공의료체계와 복지모델이 등장했다. 질병과 건강에서 개인보다 국가의 역할이 커졌다.

최근 의료계에 민영화 논란이 뜨겁다. 국가의 기능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시장화(marketization)는 공공부문을 민간으로 돌리는 민영화(privatization)로 이해되고 있다. 민영화에는 공공부문을 민간으로 이전시키는 직접적 방식, 시장에 의해 공급되고 있는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강화시키는 간접적 방식, 서비스의 내용에서 시장 친화적인 경쟁과 선택의 원리를 도입하는 다양한 측면이 있다.

복지론자들은 의료나 교육, 연금 등 공공분야를 민간에 돌리는 민영화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 고령화와 세계화, 무역개방 등으로 사회복지를 국가가 전적으로 담당하기보다는 시장이나 영리기업, 종교단체 등 민간부문의 복지 공급을 강화하자는 입장도 등장했다. 복지 분야에서 공공, 민간의 두 가지 공급구조를 협력하는 방식을 복지혼합(Welfare mix) 혹은 복지다층체계라고 하여 “시장의 복지화”라고 부른다.

유사의료 허용 의료시장화와 관련
의료 공공재 엄격한 질 관리 중요

의료를 시장에 맡기는 민영화는 찬반론이 뜨겁다. 영리법인 도입, 의료채권법, 건강관리서비스법안, 민영보험 활성화, 보험법 개정 등 이슈도 많다. 찬성론자들은 첨단 의료기술 발전, 경쟁력 강화, 해외환자 유치, 의료서비스산업 발전을 강조한다. 반대론자들은 양극화를 초래하고, 공공성을 해치며, 진료비 폭증, 의료의 질 관리, 형평성, 접근성 문제를 지적한다.

저명한 의학잡지 편집자였던 아놀드S 렐만은 최근 보건의료 서비스에 이윤을 제공하는 새로운 산업을 의료산업복합체(medical industrial complex)라고 경계한 바 있다.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으로서 의료서비스산업은 금융위기 시대의 구원투수일지도 모른다. 의료 전문직의 배타적 독점권보다도 건강과 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개별 선택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판단, 위해하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한 자격 완화 논란, 뜸사, 대체요법사, 민간자격사 도입, 유사의료 허용 등도 경제논리로 접근하는 의료의 시장화와 관련이 있다.

의료는 공공재로서 누구나 아무렇게 시장에 내다 파는 상품이 아니다. 단순기술이 아니라 학술과 윤리를 포함한 공공의 자산이다. 생명을 다루는 만큼 경제논리보다는 엄격한 질 관리와 복지적 접근도 중요하다. 한의계는 의료의 시장화, 민영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

박재현/ 강북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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