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식혀줄 화끈한 액션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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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식혀줄 화끈한 액션 난무
  • 승인 2010.08.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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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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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아저씨>
열대야 식혀줄 화끈한 액션 난무
소녀와 아저씨 ‘소통’ 하드보일드 묘사

<아저씨>
감독 : 이정범
출연 : 원빈, 김새론, 김태훈, 김성오

아저씨 또는 아줌마로 불리는 당혹스러운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제3자에 의해 나이 든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이기에 ‘나, 아직 아저씨(아줌마) 아냐’ 라고 한 번쯤 답하지 않았을까. 여하튼 ‘아저씨’는 일상적인 단어로 임팩트가 있어야 하는 영화제목으로는 좀 촌스럽고 그다지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출연 배우들도 왠지 배가 불룩하게 나온 중년 아저씨들이 나올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되지만 영화 <아저씨>의 주인공은 꽃미남 1세대 배우인 원빈이다. 순간 영화와 배우가 매치가 안되는데, 원빈의 나이가 34살이니 그 또한 이미 아저씨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듯하다.

불행한 사건으로 아내를 잃고 세상을 등진 채 전당포를 꾸려가며 외롭게 살아가는 전직 특수요원 태식(원빈)은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러 오는 옆집소녀 소미(김새론)와 유일하게 소통을 하면서 점차 서로 마음을 열며 친구가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소미 엄마가 범죄사건에 연루되면서 소미도 같이 납치된다. 이에 태식은 소미의 행방을 찾으러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

<아저씨>는 영화 <레옹>과 흡사하게 시작되지만 이야기의 전개방식은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면서 내용적인 차이점을 보여준다. 특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약, 장기밀매, 앵벌이 등은 최근 어린이 대상의 각종 사건이 판치는 우리 현실을 간접적으로 보는 것 같아 영화를 보는 내내 끔찍하고 안타까움이 들었다. 전작 <열혈남아>에서 자신의 아들을 죽이러 온 조폭을 가슴으로 껴안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렸던 이정범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아저씨>는 한층 더 하드보일드한 터치로 아저씨와 소녀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커피광고에서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주는 원빈의 모습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아저씨>에서의 원빈은 각종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모든 악한들과 직접 대결하는 그야말로 천하무적 인간으로 표현되면서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한 쪽 눈을 가리며 세상을 등지고 살던 원빈이 소녀를 찾기 위해 머리를 직접 밀고 캐릭터의 변화를 꾀하는 장면은 ‘원빈의 재발견’이란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연기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액션의 과잉이 영화의 재미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저씨>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 드는 느낌은 너무 잔인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더위와 열대야 속에서 뭔가 화끈한 액션을 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극장으로 달려가면 된다. <상영 중>

황보성진/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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