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나누는 性의 A~Z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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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나누는 性의 A~Z까지
  • 승인 2010.07.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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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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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性학>
아들과 나누는 性의 A~Z까지
성에 대한 상식 그 이상 총망라

<性학>
안세영 저. 지상사 펴냄

이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책들이 있다. 재미만을 위한 가벼운 읽을거리도 있고, 정보만을 제공하는 딱딱한 책도 있으며, 재미와 정보를 적절히 잘 버무림으로써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와 더불어 유익한 정보까지 알차게 제공하는 책도 있다. 물론 <성학>은 당연히 후자에 속한다.

일독을 마친 뒤 내가 다시 붙이고 싶은 부제(표지에 병기된 ‘사랑은 비법이 아닌 공부가 필요하다’ 대신)는 ‘아버지가 성인이 된 아들에게 들려주고픈 성의 A부터 Z까지’였다. 부자지간이라도 차마 드러내 놓고 말하기 힘든 ‘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사랑하는 아들에게 객관적인 엄청난 양의 정보와 함께 아버지의 실제 경험담과 가치관을 전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알고 있는 의학적 지식들을 어느 것 하나 빠트리지 않고 전해주고자 하는 학문에 대한 열망과 독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물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고 푸념할 수 있겠지만….

책은 크게 4장-성욕, 성기관, 성, 성기능장애-으로 나뉘며, 성에 관한 다양한 속설들에 대한 내용은 책 곳곳에 ‘정말이에요’란 코너로 삽입되어 있다. 각각의 장에는 따로 소주제를 설정해서 성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들을 단어의 정의, 어원적 설명, 서양의학적 내용, 한의학적 관점 및 저자의 개인적 견해까지 덧붙여 정리해 놓았다. 가령 성기능장애의 경우 발기부전, 조루증 등 각각의 소주제 별로 정의와 분류, 항간의 속설, 서양의학과 한의학 모두를 아우르는 설명 및 최신의 치료법까지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면서도 쉽게 답을 찾지 못했던, 꽁꽁 감춰져 있던 성에 대한 상식 그 이상의 지식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저자가 참고한 문헌들을 살펴보면 동양과 서양의 성 관련 고전들, 저명한 성의학자인 킨제이와 매스터즈의 연구자료들, 문학과 철학, 어원학적인 해석에서부터 최신 논문 및 연구경향과 치료법에 이르기까지 실로 엄청나다. 하지만 이렇게 방대하고도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저자만의 유머와 위트를 가미해 독특하게 풀이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한껏 선사한다.

책의 내용을 100% 파악하려면, 발생학, 해부학, 비뇨기학, 내분비학 등의 의학 전문서적을 옆에 펼쳐놓고 도해나 사진들을 봐야 온전히 이해될 내용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저자가 친절하게도 의학용어들의 어원학적 분석뿐 아니라 원문에 대한 정확한 해석까지 제공해 놓은 까닭에, 독자들은 마치 수필집을 읽듯 가볍게 읽더라도 성에 대한 근거 없는 잘못된 속설 대신 정확하고 간결하며 정미로운 지식들을 습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일본에 ‘후쿠오카 신이치’라는 통찰력 있는 분자생물학 분야의 과학자 겸 작가가 있다면, 한국에는 ‘안세영’이라는 동·서양의 철학와 문학, 그리고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한의사 겸 작가가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김영석/ 동신대 목동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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