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 부상… 테이핑요법 특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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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부상… 테이핑요법 특효
  • 승인 2010.07.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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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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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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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부상… 테이핑요법 특효

남자 운동선수들의 소박한(?) 꿈이라면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에서 메달을 따서 병역 혜택을 받는 것인데, 각 국의 대표선수들이 내로라 하는 실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것도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니다. 현행 법률로는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만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도 많은 남자선수가 금메달을 따서 병역 혜택을 보았으면 좋겠는데 가끔 스포츠 손상으로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해부학적으로 엄지손가락은 다른 손가락과 달리 2개의 뼈로 관절을 이루고 있고, 중수골과의 관절은 운동자유도 3도를 갖는 구조로 되어있다. 자유도 3도를 갖는 관절은 손상을 받으면 쉽게 낫지 않는 구조로서 배구선수들의 경우 상대 공격을 블로킹을 할 때 타이밍이 늦거나 손과 공이 만나는 각도가 적절하지 못하면 빗겨 맞는 공으로 과신전 되어 쉽게 염좌가 발생한다.

진화론적으로 볼 때 유인원은 엄지의 모양이 인간과 달리 약간 곡선화되어 있고, 지절골의 길이도 길어서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이 마주치는 대립(opposition)을 할 수 없다. 이것은 가지나 넝쿨을 잡고 양손을 번갈아 매달리며 건너가는 기능(Brachiation)을 가능케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인원류는 야구공을 인간처럼 완벽하게 잡을 수 없는 이유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손가락 염좌의 테이핑 치료에 이러한 진화론적 배경을 이용한다. 즉 관절의 움직임을 제한하거나 인간다운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손가락 굴곡을 제한하고, 관절의 움직임도 유인원처럼 하도록 외회전 시키고 여기에 전완도 내회전시킨다. 급성 손상이 발생했을 때 R.I.C.E(휴식, 냉찜질, 압박, 거상)이라는 기본 공식에 테이핑 치료를 더하게 되면 통증도 급속히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제 기능을 찾는 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작년 배구 V-리그 시즌 말미에 우리캐피탈의 외국인 선수 블라도가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한의원을 찾아 왔는데 앞서 방법대로 치료한 결과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발생한 염좌를 4회 치료로 거의 완벽하게 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추신수 선수(클리브랜드 좌익수)가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엄지손가락 인대를 다쳤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추신수 선수도 빠르게 쾌유되어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도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상철/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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