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고양이에게 맡겨라?
상태바
쥐는 고양이에게 맡겨라?
  • 승인 2010.07.08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상철

하상철

contributor@http://


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14)
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14)

쥐는 고양이에게 맡겨라?

2005년 아시아 남자배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만난 한국과 중국. 한국과 중국과 일본은 서로 물고 물리는 천적관계인데, 한국은 중국에 강하고, 중국은 일본에 강하고, 일본은 한국에 강한 면을 갖고 있다.

1, 2세트를 가볍게 먼저 이긴 한국은 중국을 너무 우습게 생각했는지 선수들의 집중력이 급속히 저하되면서 내리 3세트를 내줘 2:3 역전패하고 말았다. 모든 경기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긴장을 놓아선 안되는데, 이런 집중력은 훈련을 통해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떨어지면 아무리 경기에 집중을 하려고 해도 몸과 마음이 겉도는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고, 이때 부상이 필수적으로 따라온다.

배구경기는 막상막하의 경기를 1세트부터 5세트까지 펼치면 선수들의 몸무게가 3~4Kg 정도 빠질 정도로 체력 소모가 크다. 이런 경기를 끝내고 나면 선수들은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할 정도의 탈진상태가 되기도 한다.

중국과 경기를 끝낸 뒤 한국선수들과 달리 중국선수들은 코트에 널부러져 움직이지를 못하였고, 특히 종아리 근육에 쥐가 나서 어쩔 줄 모르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병리학적으로 근육에 과도한 부하(운동량, 운동시간, 탈수 등)가 걸리면 근육에 젖산이 쌓이고, 이 젖산은 마치 성벽을 쌓아 혈액으로부터 근육에 공급되는 영양분을 막아버리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근육을 경축(痙縮)시키고, 이런 상황을 흔히 쥐가 난다고 표현하며, 이 상황이 더 진행되면 근섬유들이 찢어지고 자칫 강한 수축으로 끊어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스포츠 동호인들이 자신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강도 높은 레슨을 받다 종종 겪게 되는 현상이기도 한데, 이때 사혈요법을 이용하는 것도 좋으나 문제의 근육은 긴장될 대로 긴장돼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약한 자극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사지도 강한 강도보다는 mild하게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이때는 한약치료가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간주근(肝主筋)이란 한의학적 이론이 명백하게 입증이 되는 것 중 하나인데, 모과(木瓜)가 들어있는 가장 평범한 처방을 떠올리면 쉽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상철/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명예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