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교, 한의학 새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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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교, 한의학 새 블루오션
  • 승인 2010.06.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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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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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활용 요구되는 시대… 환자 만족도 치료율 제고
안교, 한의학 새 블루오션
임상활용 요구되는 시대… 환자 만족도 치료율 제고 

갈수록 마사지나 안마업소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거리에는 발마사지, 경락마사지, 태국마사지, 중국정통마사지, 피부경락마사지, 궁중안마…. 현란한 간판이 장관을 이룬다. 마사지나 안마가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증좌다. 이런 와중에 근래 광주에서 몇몇 한의원이 안마 시술로 갈등을 빚고 있다. 민감한 시기이지만 도인안교에 관한 책을 출간하려 예정하고 있어 필자는 할 이야기가 많다. 이번 기회에 오히려 한의사들은 마사지나 안마 요법을 치료술로 도입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어깨를 손으로 주무르거나 발로 허리를 밟는 등 치료방법을 널리 사용하였다. 한의학에서는 손으로 만져 치료하는 행위를 '안(按)', 발로 밟아 치료하는 행위를 '교(蹻)'라고 한다.

먼저 안교(按蹻)가 언제, 어디에서 기원하였고 역사적으로 어떻게 활용되어 왔는지를 살펴보자. <사기․편작창공 열전>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기록되어 있다. “상고시대에는 의사 兪跗가 있어 병을 치료함에 湯液・醪醴(약술)・砭石(돌침)・撟引(안교)・接扤(안교의 일종)・毒熨(뜸의 일종)로서 하지 않았다.” <주례소>는 “편작이 조나라 태자의 폭질시궐(暴疾尸厥) 병을… 안마(按摩)로써 치료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隋唐代에 이르러서는 안마 의사가 있어 임상에 사용하였고 안마 전문과목을 만들어 교육했다. 隋代의 <백관지>를 보면 안마사, 안마박사라는 호칭이 보이는데, 이들은 구품 이하 관직으로 도인법을 가르쳐 질병을 치료하도록 하며 손상되거나 부러진 자를 고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明淸代에는 안마를 소아과 질환에까지 응용하였으며 많은 전문 서적이 출판되었다.

“3천년 이상 행해진 한의학의 한 분야로, 소중히 여겨야 할 치료법이다. 안교는 별다른 도구가 필요없어 침구, 약물보다 먼저 한의학에 활용됐을 것”


이와 같이 안교는 3천년 이상 행해진 명백한 한의학의 한 분야로, 소중히 여겨야 할 치료법이다. 안마는 별다른 도구가 없이도 손이나 발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침구, 약물보다 더 먼저 한의학에서 활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한의학에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침, 뜸, 약 이외에도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한의학의 치료법의 다양성은 <소문, 이법방의론>에서 볼 수 있다. 각 지역 별 특성의 차이에 따라 질병이 다르게 발생하며 치료법도 다르다는 것이다. ‘砭石’은 동방, ‘毒藥’은 서방, ‘灸焫’은 북방, ‘九針’은 남방, ‘導引·按蹻’는 중앙에 배속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導引과 按蹻를 중앙에서 기원한다고 하여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였다.

<素問․異法方宜論>에서는 “중앙은 그 지세가 평탄하면서 濕하며, 天地의 氣가 안정되어 만물이 풍부하다. 그곳 사람들은 음식물의 종류가 많고 힘든 일을 하지 않으므로 그들의 병은 痿厥・寒熱 등이 많은데, 이를 치료하는 데는 導引・按蹻를 하였고 중앙에서 나왔다”고 기록하고 있다.

導引・按蹻는 음식물이 풍부하고 생활이 안정된 지역에서 주로 행한 치료법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현대인의 생활방식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 현대인에게 많은 운동 부족과 과식, 과로, 심한 스트레스가 질병의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도인안교는 매우 필요한 치료법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도인・안교는 대중적으로 더욱 선호되고 널리 이용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렇다면 전통적으로 안교는 오로지 손과 발로만 행해졌을까? 폄석은 돌, 침은 철제, 뜸은 쑥, 약은 초근목피를 소재로 삼았듯이, 안교도 여러 기구를 사용하였다는 것을 문헌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영추에서 침의 종류는 크게 아홉 가지로 나눈다. 구침 중에서 봉침(鋒針)은 지금의 삼릉침으로 천자하여 방혈하는데 사용하고, 호침(毫針)은 매우 가는 침으로 경혈에 깊이 자침하는데 사용하며, 피침(鈹鍼)은 끝이 칼날처럼 예리하여 옹저의 고름을 제거하는데 쓰였다. 구침 중에서 원침(員針)과 시침(鍉針)은 안교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였다.

<靈樞․九鍼十二原>은 “員針은 길이가 1촌 6분이며, 침 끝이 계란처럼 둥글어 分肉 사이를 안마하는데 사용하며, 肌肉을 손상시키지 않고 분육의 사기를 제거한다. 鍉針은 끝이 기장이나 좁쌀의 끝처럼 둥글어, 주로 경맥을 안마하되 기육 속으로 빠져 들어가지 않게 함으로써 정기가 이르게 한다”고 하였다.

<靈樞․九針論>은 “鍉鍼은 주로 經脈을 안마하고 氣를 소통시켜 邪氣를 몰아내는데 사용한다, 鍼身이 크고 침 끝이 둥근 시침을 사용하여 경맥을 안마하되 침이 기육 속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정기를 소통시키고 사기만 빠져나오도록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침법과 안교는 상호 보완적 관계다. 안교는 양생보건이 주요 목적인 안마술과 다른 한편으로는 골상류 질환에서 추나와 같은 방법으로 전문화되었다”


또한 실제로 안교 도구가 유적에서 발견됐는데, 1964년 호남 전국묘(M5)에서 출토된 凹面의 圓石은 직경이 3.2㎝이고 내외면이 모두 마모된 흔적이 있으며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움푹 파여있다. 이는 체표를 안마하는데 사용되었음이 틀림없다. 1955년 장사 한묘(M5)에서 발견된 河卵石으로 갈아 만든 원주형 석기는 길이가 약 9.5㎝이고 끝이 가늘고 무딘 원형으로 되어있어 ‘구침’ 가운데 원침과 상당히 비슷하다.

이처럼 안교 도구가 침의 하나로 분류되었다는 것을 토대로 생각해 볼 때, 안교와 침법은 전혀 별개의 치료법이 아닌 상호 보완하는 관계라는 것이다. 안교는 양생보건이 주요 목적인 안마술로 변천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골상류 질환에서 추나와 같은 방법으로 전문화되었다.

중요한 것은 안교의 주된 효과와 한의원에서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안교는 경락과 오장육부를 직접 자극하여 막힌 경혈을 풀어주고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극대화시킨다. 인체 내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을 촉진시켜 독소와 사기를 제거하고, 근육의 피로를 풀며 통증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또한 기혈 순환을 촉진시켜 지방을 감소시키며, 혈관 벽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관의 탄력을 높여 고혈압과 암 등 난치병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런데도 도인안교를 한의원들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해외에선 마사지와 안마요법이 성행하여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선진국일수록 다양하게 활용되는 추세이다. 이제라도 한의학이 전통 치료법인 안교요법을 임상에서 적극 활용할 경우 환자들 만족도와 치료율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한의계 입지와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안교가 한의학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을 기대한다.

선재광/ 경락진단학회 명예회장. 대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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