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 소신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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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소신공양
  • 승인 2010.06.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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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소신공양

문수 스님이 4대강 개발사업에 반대하며 분신했다. 소신공양이다. 본래 소신공양은 자신의 육체를 태워 부처에 바친다는 의미다. 망상과 집착, 어리석음, 탐욕을 속죄하려는 의식이다. 소신공양이 김동리의 <등신불> 소재로 쓰인 걸 보면 불가에선 오래 전부터 소신공양을 적극적 행동의 일환으로 여긴 듯하다.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는 방식은 소신공양 이외에 여러 가지가 있다. 혜가 스님은 달마대사를 찾아가 제자가 되기를 청했다. 그러나 거들떠보지도 않자 며칠 낮밤을 마당에서 무릎 꿇고 지내다 눈 속에서 자신의 왼쪽 어깨를 도끼로 내리쳤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혜가는 자신의 팔을 잘라냈을까. 혜능은 결국 달마 선사에 이어 중국 선종 2대 조사가 됐다.

신체 손상을 둘러싼 의견은 분분할 수 있다, 하지만 적극적 희생이 없이는 대업을 이룰 수 없다. 한의계가 요즘 어렵다. 그래서인지 의료 일원화 얘기가 심심찮게 나돈다. 한미래포럼도 며칠 전 면허통합을 놓고 토론회를 가졌다.

헌데 이런 논의가 과연 한의학 미래 비전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인지, 한의사 개인의 수입만 고려한 세태 반영인지 아리송하다. 그저 제 논에 물대기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소신공양까지는 아니어도 전체를 조망하는 성찰과 대승적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야 소탐대실을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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