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영기 어느 순간 大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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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영기 어느 순간 大會
  • 승인 2010.05.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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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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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27)
위기‧ 영기 어느 순간 大會

위기, 驅殼 五臟 흘러… 영기, 오장 구각 출입

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27)-
동의위기행(중) 

동의위기행(상- 營衛槪略, 중- 經脈槪略, 하- 醫天文槪略)
권건혁 저. 도서출판 반룡 간.

한편 경맥 내외(內外)를 흐르는 영기와 위기의 운행 특성상 하나의 경맥에도 선천적으로 상하의 허실(虛實)이 생기고 좌우의 성쇠(盛衰)가 차이 나기 때문에 좌우 어느 한 경맥에서 하나의 혈에 행침함으로써 다양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계발하여 사상체질과 체형에 따른 침법 계발이라는 새 지평을 열었다. ‘황제내경 음양이십오인’ 편의 경맥에 상하좌우의 허실이 있다는 기록에서 사상(四象)의 16형(形)으로 경맥 발달이론을 전개해서 사상체질에 따른 행침법이 가능하게 된 의의가 있다.

위기행 해석의 실패사례
지금까지 <내경>을 주석한 수많은 선배 의가들께서 위기행 편의 해석에 실패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논리에 뛰어난 의가로 이름난 장경악도 <유경>에서 위기행 편의 해석을 시도했으나 해석 결과가 원문(原文)과 맞지 않아서 “후세의 군자가 다시 바로 잡아주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손을 들었다.
현재 중국 최고의 <내경> 문헌 연구의 대가 왕홍도와 그를 중심으로 한 연구결과를 보면 그들 역시 위기 운행의 시스템에 대해서 조금도 접근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도표는 왕홍도 주편 <내경> 위기행 편의 위기 운행 모식도이다. 언뜻 봐도 엉성함이 느껴진다. 낮의 25주(周) 과정을 보면 족태양경의 이름만 표시돼 있다. 족태양을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운행하는 지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수태양경과 어떻게 연결되는 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태양 운행 28수와 인체 위기 28맥이 똑같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밝혔다”

도표에는 위기가 낮에 25바퀴를 돌고 나서 밤에 오장으로 들어갈 때는 양교맥(陽蹻脈)을 통해서 들어갔다가 다시 아침이 되면 음교맥(陰蹻脈)을 통해 나오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사람은 양교맥과 음교맥 중 하나만 경(經)이 된다. 왕홍도 해석의 문제는 남자는 양교가 경이 되고 음교는 락이 되며, 여자는 반대라고 하는 ‘맥도편’의 내용에 배치된다는 점이다. 밤이 되어 잠이 들 때는 남자였다가 아침에는 여자로 깨어난다는 말이다.

해․달의 복사판, 위기․ 영기
하늘을 규칙적으로 운행하는 천체는 일월(日月)과 오성(五星)이다. 특히 일월의 운행은 지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의 주역이다. 일월의 운행 경로는 황도(黃道) 주위의 28수(宿)라는 28개의 다리를 지난다. 위기와 영기도 동일한 28수(數)의 28맥(脈)이라는 다리를 운행한다. 인체의 28맥과 하늘을 28개의 구역으로 나눈 28수의 일치는 실로 놀랍다. 

“왕홍도의 경우 남자는 양교가 경이, 음교는 락이 된다는 ‘맥도편’에 배치”

위기 운행은 낮에 인체 외부의 구각(驅殼)을 흐르고 밤이면 몸 속의 오장(五臟)으로 들어간다. 해는 아침에 떠서 온종일 하늘에 있다가 밤이면 지하로 들어간다. 영기는 오장과 구각을 출입하면서 흐른다. 달은 해가 지면 나타났다가 해가 뜨면 사라진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달의 운행에 신출귀몰이란 표현을 했음직하다. 해의 출입(出入)과 달의 출몰(出沒)은 완전히 다르며 위기와 영기의 운행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위기와 영기는 해와 달처럼 서로 다른 길을 운행하다가 어느 순간 대회(大會)한다. 하늘에서도 일월이 만나는 때가 있다. 바로 일식(日食)의 장관이다. 하늘에서 해와 달이 양광(陽光)과 음광(陰光)으로 밤낮 없이 온 세상을 비춘다. 몸에서도 마찬가지로 영기와 위기의 빛이 내외를 골고루 비춘다. 인간의 내면이 빛으로 가득한 존재라는 사실은 <동의보감> 1편을 빛 경(景)자를 써서 ‘내경편(內景篇)’이라고 이름을 지은 허준 선생의 표현과도 맥락이 닿아있다. 그래서 <동의위기행>에서는 위기를 몸 안의 해, 영기를 몸 속의 달로 표현한다.

위기 회로도와 전녀위남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은 성스럽다. 그런데 <동의보감>을 비롯한 역대의 의서들은 임신 3개월에 여아(女兒)가 되려고 할 때 남아(男兒)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왜 수정의 순간이 아니라 3개월째이어야 할까. 그보다 앞선 순서가 있는 것일까.
전술한 것처럼 남성과 여성의 결정은 양교맥과 음교맥 중 어느 것이 경맥(經脈)의 회로에 이어지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경전(經典)의 내용이다. 위기는 낮에 체외의 구각을 흐르고 밤에 오장을 운행한다. <동의보감>의 침상 아래 도끼를 임부 모르게 두라는 전녀위남법은 위기가 밤에 내장 운행을 하는 시간을 이용한 기발한 방법이다. 음교맥이 경으로 이어지려고 하는 경우에 양교맥을 경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법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동의보감> 원문을 자세히 보면 이 방법은 남아와 여아가 결정되기 전, 여아로 되려고 할 때 쓰는 것이며 이미 남아가 되려는 태아에게는 써서는 안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특히 임부가 모르게 하라는 이유는 임부가 알고 나면 자꾸 의식하게 돼서 위기의 흐름이 교란될 것을 삼갔기 때문이다. 남아가 되려고 하는 태아를 여아로 전환시키는 방법에 대한 기술이 없는 것은 그렇게 할 방법이 없거나 그래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계속>

이정우/ 동의형상의학 반룡수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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