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녀위남(轉女爲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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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녀위남(轉女爲男)
  • 승인 2010.05.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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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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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25)
의학 이치 내포… 비난 ‘헛소리’
양의들 이해 부족으로 무차별 공격 시도

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25)- 전녀위남(轉女爲男)  

올해(2010년)는 의성 허준 선생께서 <동의보감>을 편찬한 지 400주년이 된다. 작년에는 의학서적으로는 최초로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경사도 있었다(1613년 초간본). <동의보감>의 저술은 동의학(한국의학)이라는 독자적 지평을 연 쾌거임과 동시에 당시 동아시아 의학의 수준을 진일보시킨 의의도 있다. 4세기가 지난 지금도 한의학 연구의 필독서요, 중요한 임상서적으로 대접받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전녀위남(轉女爲男)이라는 독특한 내용이 있다. 서양의학만을 공부한 의사들이 한의학을 흠잡으려고 할 때 즐겨 거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논조는 대략 이렇다.

“어떻게 수정 시에 성염색체에 의해 결정된 여아(女兒)를 남아(男兒)로 바꿀 수가 있으며 침대 밑에 도끼를 넣어두는 해괴한 방법으로 가능하다는 말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런 동의보감을 공부하는 한의사 역시 무당과 다를 바 없다.”

이런 공격을 받는 한의사나 교수도 계면쩍어 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 같다. 일부 한의사는 거기 동조해서 <동의보감>에 틀린 내용이 많다는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기도 한다. 아예 삭제해야 할 내용이라고까지 서슴없이 말하는 이도 있다.

“일부 한의사는 양의들 생각에 동조해 관련 내용을 아예 삭제해야 한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물론 <동의보감>의 내용에 고칠 곳이나 뺄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전녀위남의 조목(條目)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그렇게 비난 받을 내용이 아니며 실제로는 의학의 깊은 이치를 포함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전녀위남이 이렇게 공격의 빌미가 되고 한의학적인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는 단 한 가지, 해석이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이다. 원전(原典)에 대한 평가는 정확한 해석 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어설픈 해석도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장애요소다.

<동의보감>의 전녀위남을 보면 상식적인 의문이 생긴다. 왜 전남위녀(轉男爲女)는 없는 것일까? 종법(宗法)을 물려줄 아들을 낳기 위해서 즉, 남존여비의 사상 때문에 남아로 바꾸는 방법만 기재한 것일까 아니면 여아는 남아로 바꿀 수 있지만 남아는 여아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인가. 우리 역사 5천년에서 남녀 차별이 있었던 시기는 조선 중기 이후 약 200~300년뿐이다. 조선 초기만 해도 남매에게 재산을 공평하게 물려준 기록이 있다. 고려까지는 말할 것도 없다.

역대 의서에도 남아를 여아로 바꾸는 방법의 기록은 없다. 방법이 있다면 허준 선생께서 몇 줄 더 넣는 게 뭐가 어려운 일이었겠는가. 남아는 여아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전녀위남 조목만 있다고 추론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문제의 전녀위남 조목의 내용을 요약하면 “임신 3개월을 일컬어 시태(始胎)라고 하는데 아직 남녀가 결정되지 않아서 약물과 방술(方術)로 남아로 바꿀 수 있다” “태기를 느꼈을 때 도끼를 임부의 침상 아래 두고 모르게 하라” 이다.

문장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해석은 어렵다. 왜 3개월에만 바꿀 수 있는가? 3개월 전이나 후에는 안된단 말인가. 이 열쇠는 <황제내경>에 있다. ‘영추17 맥도’에 “남자는 양교맥이 경(經)이 되고 음교맥은 락(絡)이 되며, 여자는 음교맥이 경이 되고 양교맥은 락이 된다”는 내용이 있다. 영기‧ 위기가 1회 운행하는 총 길이는 16장2척이다. 수족의 삼음삼양경과 임독맥, 교맥을 순행하는 1620촌의 여정에 남자는 교맥 중 양교맥만 경이므로 셈에 넣고 음교맥은 셈에 넣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여자는 경인 음교맥만 셈에 넣고 양교맥은 셈에 넣지 않는다.

남녀가 모두 음교, 양교의 교맥이 있지만 둘 다 경맥이 되지 않고 하나만 경맥으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임신 3개월에 양교맥이 경맥의 회로도에 이어지면 남자가 되고 음교맥이 경맥의 회로도에 이어지면 여자가 된다. 임신 3개월에 외부 생식기가 발달하는 것은 이미 양교, 음교맥이 이어지고 경맥의 회로도가 완성되었다는 말이다.

경맥의 발달에는 순서가 있다. 1차로 선천의 임독맥이 발달한 다음 2차로 후천의 수족음양십이경이 발달한다. 3차로 남녀를 결정하는 교맥의 연결로 완성된다. 이는 태아의 생장과 기관 형성 순서와도 일치한다. 문제의 <동의보감> 전녀위남은 음교맥이 경맥으로 이어지려고 할 때 양교맥을 경맥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내용이다. 내용을 이해한다면 ‘여아를 남아로 바꾸는 법’이 아니라 ‘여아가 되려는 것을 남아로 바꾸는 방법’으로 해석되는 것이 마땅하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어설픈 해석도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장애요소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남아가 되려고 하는 경우는 전녀위남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태아가 남아가 되려고 하는지 여아가 되려고 하는지 구별한 다음에 써야 한다는 뜻도 시사한다.

‘도끼’는 과거 민간에서 가장 강력한 일을 하는 도구였다. 도끼의 폭발적인 양의 에너지를 이용한 것은 이해하기 쉽다. ‘임부가 모르게 해야 한다’는 데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임부가 도끼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태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르게 하라는 말이다.

세간에 잘못 알려진 전녀위남에 대해 <동의보감>을 연구하는 학회의 회장님께서 제대로 해석하셔서 바로 잡아주시기를 부탁한다.

이정우/ 동의형상의학회 반룡수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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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 2011-07-02 17:31:00
딸인지모르는데아들로바꾼다는얘기가아니라 성결정을조정한다는얘기입니다전녀위남이라고한것은이런얘기가있으니찾아보라공부좀해라는얘기입니다중국에도한국에도있어요
정자성결정력도맞는얘기입니다수정란배아기에3-12주사이에한약3일복용으로성결정을조절할수있어요한의학은실증과학입니다고고학이며예단해서얕은지식으로논할학문이아닙니다

홍정 2011-06-30 09:49:27
성결정조정법은있습니다.전녀위남이라는용어는 남아강조사상입니다여자인줄모르는데남자로바꾼다는건잘못같고요,정자성결정력은맞습니다.그런데수정란은일정기간여성배지상태로내부조정을합니다.40일이지나면정자성결정력이작동하여8주되면남성호르몬이나오고15주면초음파로외형관찰이가능해집니다3-12주에한약3일복용으로성결정이가능합니다중국도한국도있습니다
한의학은과학이며실험의학입니다공부합시다

ddd 2010-05-24 10:25:24
누가볼까 창피한 글이네요.

노공명 2010-05-16 22:01:48
동의보감을 어떻게 해석하든 전녀위남법이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남자아이가 태어나게 만드는 법입니다. 이론적으로 아무리 훌륭한 설명을 늘어놔도 전녀위남법을 시행한 사람들의 상당수가 남자아이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도 없는 전설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전설따라 삼천리" 식의 이론을 숭상하고 답습하려는지...

한의학은 발전의 가능성이 높은 학문이지만, 이런 식으로는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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