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심리학 빌려 사상의학 현대언어화
상태바
분석심리학 빌려 사상의학 현대언어화
  • 승인 2010.04.21 2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용석

허용석

contributor@http://


서평- <사상심학- 생생한 수세보원 2.0을 읽는다>
분석심리학 빌려 사상의학 현대언어화

태율 선생 도제식 사사하고 본격 출간

사상심학- 생생한 수세보원 2.0을 읽는다
강용혁 지음. 대성의학사 간행.

‘사상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대부분 전공자들도 체질 구분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다. 필자 역시 많은 책과 강의를 들었지만 어느 것 하나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다양한 신체 부위를 직접 계측하는 것에서부터 오링 테스트, 시험약 투약반응, 커피나 인삼 등 기호식품의 평소 반응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마 선생은 한 인간의 타고난 性情과 四端을 통해 구분했다. 즉 인간의 정신을 분석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성정과 사단은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에 대한 방법론이 명쾌하지 않았기에 그동안 갑론을박만 많았다.

사상의학 교과서 역시 단순 직역해 놓았을 뿐이다. 단순 직역만으론 첫 페이지 첫 구절에서부터 숨이 막힌다. ‘天機有四 一曰 地方 二曰 人倫 三曰 世會 四曰 天時’ 도대체 천기가 무엇이고 지방은 무엇이며 인륜은 무엇인가. <황제내경>에서부터 <동의보감>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새로운 용어나 개념들의 연속이다.

그런데 이 책 1부에서는 수세보원의 주요 상징어 하나하나에 담긴 뜻과 그것이 어떻게 체질과 연관되는가, 이로 인한 인간의 구체적인 언행은 어떻게 드러나며, 그 기저의 내면심리는 무엇인가까지 다양한 예화까지 들어 소상히 풀어 놓았다.

2부는 수세보원의 해설이다. 그동안 단순 국역 수준의 번역물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단어 하나하나까지 논리적으로 암호를 짜맞추듯 해설하고 있다. 수세보원에 대해 이처럼 정확한 해설서는 일찍이 보지 못한 것 같다.

3부에서는 사상의학과 융의 분석심리학에 대한 비교 관찰을 다룬다. ‘사상심학’은 사상의학과 분석심리학을 모태로 한 한방신경정신과 영역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사상의학의 난해함을 분석심리학을 빌려 현 시대에 알맞은 언어로 재정리하여 사상의학의 근본적 이해를 돕고자 한 것이다.

저자는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의철학을 전공했다. 신문기자로도 활동해 서술이 논리적이며 명쾌한 문장 구사가 돋보인다. 저자는 태율 김도순 선생 문하에서 도제식으로 수년 간 사사받은 뒤 이 책을 냈다고 한다.

태율 선생은 신경정신과 박사로 상지대 및 경희대 정신과에서 오랫동안 강의했는데, 사상의학을 한방신경정신과 차원에서 재정립한 인물로 알려졌다. 태율 사상을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은 이제마 선생이 강조한 타고난 성정과 심리를 통한 체질 구분법에 목말라 하던 이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책이 될 것이다.

허용석/ 한방신경정신과 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