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해외 보완대체의학 현주소- 미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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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해외 보완대체의학 현주소- 미국<하>
  • 승인 2010.04.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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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주

조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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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등 종합의료체계로 분류
한의학 중의학 등 종합의료체계로 분류
자체 이론‧ 시술체계 등 구조 완비 인정

2010 해외 보완대체의학 현주소
- 미국<하>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국립보건원NIH) 주도 하에 대체의학에 대한 분류체계가 잡혀지고 있다. 크게는 종합의료체계, 심신의학, 생물학적 치료, 수기요법, 에너지 의학 등다섯 가지로 나뉜다.

종합의료체계는 서양 정통의학과 다른 자체 이론과 시술체계가 하나의 틀로 완전하게 갖추어진 형태의 의료체계를 의미하며 한의학, 중의학, 동종요법, 자연의학, 아유르베다, 티벳, 몽골, 네이티브 인디언 의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중 한의학, 중의학, 동종요법, 자연의학은 의사 혹은 그 자체의 자격증이 있어야 시술이 가능하다.

심신의학은 인체 내 기능과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기능의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을 사용하는 의료체계를 의미하며 영성, 문학, 음악, 춤, 미술 등을 포괄하는 예술치료는 물론 명상, 최면, 기도, 정신적인 치유를 지향하는 심신요법도 포괄한다. 별도의 자격증 없이, 협회의 교육 이수만으로 누구나 시술이 가능하다.

생물학적 치료는 허브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동식물을 비롯한 천연물을 이용한 치료기법으로 식물을 이용하는 치료법에는 아시아 전통의학에서 많이 이용하는 식물약재요법과 미국과 유럽에서 많이 이용하는 꽃요법과 허브요법이 대표적이고 원예요법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영양요법에는 민족 별 혹은 지역 별로 다양한 식이요법이 있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비타민 요법이 있다. 이 중 식물약재요법은 의사 혹은 한의사 자격증이 있어야 가능하다.

수기요법은 손, 발과 같은 인체의 일부나 전부를 이용하여 통증이 있는 부위나 질병이 발생한 부위를 자극하여 치료하는 물리적인 치료법이다. 이 영역에 속하는 치료법들도 지역 별 인종 별로 다양성을 보이지만, 대표적으로 카이로프락틱, 마사지 요법, 지압 그리고 오스테오파티요법(整骨療法)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환자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을 가장 까다롭게 여기기 때문에 한의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뼈를 맞춰준다든지, 카이로프락틱을 한다는 의미의 티칭을 환자에게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카이로프락틱과 정골요법 자격자들은 doctor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에너지 의학은 의학적 목적으로 인체 내외의 미세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치료법으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전침, 기공요법, 레이키 요법(靈氣), 생체 치료법, 생체 전자기 응용치료, 접촉 치료, 자기 치료 등이 있으며, NLP 등 요법도 많은 의사와 일반인이 치료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중 한의사가 미국에 진출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카이로프락틱과 정골 요법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한의원에서 모든 한방요법을 사용하고 있지 않듯, 미국에서도 실제 임상에 있어서는 자신이 자주 쓰는 부분만을 골라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출신의 한의사들은 대부분 본인의 병원을 개업하기보다, 통증 병원이나 일반 개업의, 물리치료사에게 고용되어 일하거나, 미국 의료업계 종사자들의 일반적인 개업 형태인 서브리스(다른 사람의 병원에 사무실을 하나 얻는 것)로 일하고 있다. 주 진료과목은 침을 통한 통증 제어다. 미국에 진출하신 한국 한의사분들도 교포시장이 아닌 미국 주류사회를 타겟으로 잡으신 분은 이런 형태로 일하는 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J병원이나 H병원 등 미국 서부로 진출한 병원급 의료시설도 통증 제어를 타겟으로 삼아 사보험, 업무상해, 교통사고 등의 환자들을 위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출신 한의사분들은 교포를 대상으로 한국에서의 한의원 형태와 거의 같은 형식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보약을 쓰거나 치료 목적으로 한약을 쓰는 것은 거의 한인 대상이 아니고서는 미국에서는 아직도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한의사 카이로프락틱 이외 대체의학요법 사용
국내와 똑같이 자주 활용하는 한의요법만 활용
개업의에 고용되거나 서브리스 형태가 대부분
침시술 주된 진료과목… 한약 처방 한인 국한

많은 원장님이 미국에 진출하려 할 때는 한국에서처럼 한의학을 활용해 환자를 치료하고 싶다고 생각하겠지만, 현지인들은 한의학 이론 자체를 이해하지를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성장기에 보약을 먹으면 성장에 더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한국인이라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는 말조차 그들에게는 말이 안되는 소리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현지인들도 납득만 한다면 오랜 기간 약을 먹기도 하고, 소개도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비율을 따지자면 아주 적다.

미국에서는 업종 별로 인종 분포가 명확하다. 그에 대한 고정관념도 꽤 명확히 있는 편이다. 예를 들면 네일 가게는 한국인의 사업이다. 백인이 하는 네일 가게는 엉성하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요즘은 베트남인이 하는 네일 가게가 저가 공세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솜씨 좋고 깔끔한 것은 한국인의 네일 가게다. 하지만, 피부 마사지샵은 동양인이 하면 백전백패라고 한다. 얼굴 마사지는 백인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있어서다.

반면에 바디 마사지샵은 동양인이 하는 곳이 더 정통이라는 인식이 있다. 세탁소나 델리는 한국사람, diner(식당의 한 종류)는 그리스 사람, 피자가게는 이태리 사람, 도넛 가게는 인도사람(원래는 한국인이었다고 한다), 힘 좋은 잡역부는 히스패닉이라는 등식이 명확히 존재 하는 곳이 미국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교포 2세 의사들도 적지 않다. 한국 사람들은 공부를 잘 하기 때문에 좋은 의대를 졸업한 훌륭한 실력을 가진 의사들도 많다. 하지만, 교포의사들도 개업을 한인 타운 가까이에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 한국말을 잘 못하는 교포들도 한국인 의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 어느 인종이든지 아무래도 내 몸을 맡겨야 하니까, 심정적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가기 마련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보다 미국인에 가까운 교포들도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 한의사에게는 더 힘든 일이다.

첫 부분에 열거한 수많은 종류의 대체의학들이 한의사의 손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이 중 우리가 한의학만 사용해 미국으로 진출하려는 것은 바위 같은 고정관념을 계란으로 깨려고 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그 고정관념을 충분히 역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바디 마사지가 동양인의 강점이라는 인식을 이용해, 한의학의 추나나 약손요법, 괄사 등과 연결시킨 마사지 전문 한의원을 열 수도 있다. 허브를 사용한 티 테라피를 겸한 카페나, 천연 허브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겸한 한의원을 열 수도 있다. 불부항이 체중 감소에 탁월하다는 백인들의 믿음을 이용해 다이어트, 디톡스 전문 한의원을 열거나, 약선음식을 활용한 웰빙 델리를 여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필자가 아직 머리에 떠올리지 못한 수많은 조합이 존재할 것이다.

한의사는 한국에서 진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다면, 한의사는 한의학만을 가지고 환자를 봐야한다는 고정관념도 충분히 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본인이 영어를 못한다면 영어를 잘하는 부원장이나 상담실장을 뽑으면 된다. 미국은 직업의 귀천이 없고, 어떤 직업이든 열심히만 하면 그만큼 대가가 돌아오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라고 여겨진다.

조현주/ 삼라 함소아한의원 뉴욕지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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