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락요법 실기 큰 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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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락요법 실기 큰 반향
  • 승인 2010.04.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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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원모

맹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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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ICOM 참가기
자락요법 실기 큰 반향 일으켰다
일본 측 오오누키 선생이 자락시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시행하는 자락이나 습부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진옥액사혈요법 외국 참가자들 관심

제15회 ICOM 참가기 

제15회 국제동양의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2월26일 일본 나리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서만 180명 정도가 참가한다고 하니 전체 참석 인원은 그 규모가 얼마나 될까 가히 짐작이 되었다. 이번 대회에 한국 대표단은 25명이 구두 발표 및 좌장으로 참석하고 68편의 포스터 논문을 발표하는데, 필자도 포스터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한다고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하였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할아버지께서 여러 날 동안 유럽에 다녀오신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흔하던 때가 아니어서 어린 내 눈엔 유럽에 다녀오신 할아버지가 엄청 멋지게 보였다. 선물로 사다 주신 외제 연필과 색연필은 나에게 ‘보물 1호’였을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지금은 ‘감독’ 호칭이 더 익숙한 축구 국가대표팀 허정무 감독과 함께 사진까지 찍어 오신 터라 멋지다 못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구헌종 박사가 금진옥액사혈요법을 시연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스위스의 로잔이라는 도시에서 전 세계 한의사들이 모여 학술대회를 했는데, 거기서 강연도 하고 공부도 하고 오셨다고 했다. 외국 의사들에게 한의학을 알리려고 다녀오신 거라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이가 생각해도 ‘서양사람 한의사’는 참으로 생경한 느낌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것은 1983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3회 ICOM 대회였고, 나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참가해 보고 싶었던 무대여서 설레는 마음으로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방문한 곳은 일본 토호대학의 부속병원 중 하나인 오모리병원 의료센터의 동양의학과. 아오키 학장님, 미우라 교수님, 요시다 선생이 반갑게 맞아주시고 프리젠테이션을 해주셨다. 이곳은 병상 수 1021, 의사 425명, 간호사 909명 규모의 종합병원이고 하루 외래환자 수도 2300명을 넘는다고 한다.

그 중 동양의학과의 환자는 하루 30명 정도로, 주로 정신과, 소화기 질환, 부인과 환자들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첩약의 개념이 별로 없어서 주로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는 엑스제를 투여하지만, 침 시술은 전액 본인 부담이라고 한다. 의과대학의 교육과정 중에 한의학 관련 과목이 있지만 아주 소수이고, 본격적인 한의학 교육은 졸업 후에 연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한일동양의학회 독자적 심포지엄 매해 개최
한의학 발전상 부럽다 인사 여러 차례 받아


토호대학 오모리병원 동양의학과 방문 기념사진. 가운데 흰 가운을 입은 분이 동양의학과 미우라 교수, 그 옆에는 신현대 교수.
27일 토요일 오전 9시가 되자 제15회 ICOM 대회가 열리는 치바 마쿠하리 국제회의장은 각국의 참가자들로 가득 메워졌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의 조화’였는데, 프로그램을 보니 정말 많은 세션이 있다. 유럽 연합, 미국, 독일, 호주, 홍콩의 침구치료, 한약 등에 관한 토픽을 비롯해 각국의 침구치료 실기, 약학계의 부자(附子)에 관한 심포지엄, 불임에 관한 한방치료, 일본 침구 전문가의 실기, 임상종양학에서의 전통의학의 입장, 전통의학의 의료보험 적용 문제, 한약제의 생산 및 시장의 경제성, 침향(針響, 得氣)의 평가, 인플루엔자의 한방치료, 일본 호소노 의원의 엑스제제 개발 60년 간의 발자취, 봉한학설의 재조명 등 많은 내용으로 강연과 심포지엄이 열렸다.

특히 사상의학회의 체질 별 건강관리법과 체질의 객관적 진단방법, 복치학회의 감수(甘遂) 지제의 임상치험례, 약침학회의 봉침요법, 한일동양의학회의 자락요법과 금진옥액사혈요법 등은 외국 참가자들의 커다란 관심을 샀다. 사상의학회는 작년에 동경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이제는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듯했다.

또한 주로 상한론의 처방을 엑스제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감수’와 같은 극성 약재는 전혀 사
주최 측이 마련한 환영연. 필자 뒤편 무대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소녀는 이종안 isom 부총장의 맏딸로 해금을 연주하고 있다.
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복치학회의 임상치험례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약침학회 역시 그동안 꾸준히 국제학회에 논문을 제출하며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한일동양의학회는 故 배원식 선생님과 선우기 선생님의 유지를 이어 독자적인 심포지엄을 해마다 개최하고 있는데, 이번 ICOM 대회에서는 자락요법의 실기를 통해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구헌종 박사는 금진혈과 옥액혈의 대량 사혈을 통해 혈액 순환을 개선시키는 독특한 치료법을 소개하였는데, 실기 장면을 보기 위해 수십 명이 주위를 에워싸기도 하였다.

이번 학회를 돌아보며 생각해 보니 유독 한국 측 회장만 붐비는 것 같았는데, 그건 아마도 한국에서 준비한 내용들이 워낙 충실해서가 아닐까 싶다. 일본 측 선생님들로부터 한국 한의학의 발전상이 부럽다는 인사를 여러 차례 받은 건 그저 공치사는 아니었을 것이다.

일본= 맹원모 맹화섭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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