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서울대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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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대여야 하는가
  • 승인 2003.04.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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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국립대 한의대 설립 계획은 숱한 침탈에 절망을 느껴야 했던 1만5천 한의사 성원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국립대 한의대 설립에 어느 정도 의지를 갖고 있는지, 어느 대학에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등은 아직 미지수인 채로 남아 있다.

오로지 사학에만 의존하고 있는 한의계로서는 국립대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이게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을 가다듬어서 현실을 직시하자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국립대라면 나라에서 세운 대학을 의미하지만 상징성이나 재정능력, 입학생의 수준 등을 고려하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함이 없이 단순히 국립대라는 무늬만 걸치면 된다고 동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아무 대학이나 일단 시작하고 그 다음 문제는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는 식의 편의적 사고에도 선뜻 동의할 수 없다. 한의계는 숫자 늘리기 식의 국립대 설립을 원치 않는다. 적어도 갖춰진 대학이라야 한다.

여러 국립 대학 중에서도 서울대라야 한다. 근 1세기 만에 부활되는 국립대 한의대는 상징성이 뚜렷해야 할 것이다.

서울대에 개설된 학과는 그야말로 학문의 공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첫 국립 한의대는 서울대가 돼야 할 것이다.

한의학은 내셔날에 맞는 몇 개 안되는 분야의 하나라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더구나 한의학은 민족의학으로서 서양의학과 다를 뿐 아니라 중국의학, 일본의학과도 다른 민족정체성을 갖는 학문이며, 시대적으로도 서양의학이 한계를 보이는 의료상황에서 절대 필요한 의학이며, 미래의 세계의료시장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주도권을 펼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국가 중앙 대학인 서울대에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의학은 단순한 의학이 아니다. 몸의 병도 치료하지만 정신의 병, 마음의 병, 나아가 자연 속의 인간의 문제를 치유하는 종합학문이다.

그러므로 인문, 사회, 자연 등 전분야에 걸친 협력을 받아야 발전하는 한의학의 특성상 92개의 학과를 가진 서울대에 설치해야 국립대를 설치하려는 당초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

소외된 분야의 참여를 통해 사회통합을 도모하는 정부라면 일부의 반대쯤은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꾸준히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국립 서울대 한의대의 설립 필요성에 공감대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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