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허브, 남방약재 생산 교두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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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허브, 남방약재 생산 교두보 확보
  • 승인 2010.03.3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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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담

허담

mjmedi@http://


라오스 국가기관과 정식계약 체결

옴니허브 남방약재 생산기지 교두보 확보  

지도 상에 나타난 라오스의 팍세.

라오스 농림부 산하 농림연구소와 정식계약 체결

9만평 30년간 사용권 획득… 년간 사인 300t 이상 재배 공급권 확보
사인 강황 아출 울금 고량강 필발 등 남방약재는 국내 부존 약재자원

사인의 주산지인 라오스의 남부도시 팍세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한 여정이다. 태국 방콕에서 메콩강으로 향하는 지방도시 우본라찬타니로 비행기로 이동한 후 반나절 가량 버스를 타고 라오스 국경을 넘어가는 코스도 있지만, 태국 정정이 불안한 관계로 인천공항에서 베트남의 하노이를 거쳐 수도 비엔티엔으로 들어가는 코스를 택했다.

저녁 무렵 비엔티엔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서둘러 저녁을 해결하고 대절해 놓은 차에 몸을 실었다. 팍세까지는 쉬지 않고 달려도 10시간 이상 걸린다. 남부로 내려가는 국도의 도로사정이 점차 좋아지고, 연도의 건물도 많이 신축되는 것을 보니 라오스 경제가 이제 기지개를 켜는 모양이다. ‘운둔의 땅’ 라오스 사인의 산지를 찾은 게 엊그제 같은 데 벌써 7년이나 흘렀다.

라오스를 수 차례 찾았지만 이번 출장은 의미가 남다르다. 사인 등 남방약재 생산기지의 교두보 확보가 목적이다. (주)옴니허브는 이미 라오스 농림부 산하 라오스남부농림연구소와 몇 차례 조율 끝에 남부농림연구소 내 토지 30헥타(약 9만평)의 향후 30년간 사용권을 획득한 터였다. 또한 이 땅을 사인 등 남방약재의 종묘생산기지로 활용해 년간 사인 300t 이상을 재배 공급할 수 있는 주도권을 확보해 놓았다. 이제 정식계약만 남은 것이다. 계약을 며칠 앞둔 우리 일행은 내심 가슴이 얼마나 두근댔겠는가.

허담 (주)옴니허브 대표(왼쪽)가 정식계약을 마친 뒤 라오스 고위 관료와 축배를 들고 있다.
국내외 약재 산지를 돌아다니면서 한의학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선 약재 스펙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다는 걸 절감했다. 이것이 과연 어떤 약재이고, 몇 년 근이고, 채취는 어떻고, 건조는 또한 어떻게 돼있는가…. 그러나 사인을 비롯해 강황 아출 울금 석곡 초과 초두구 계혈등 고량강 필발 빈랑 등 남방약재는 우리가 다용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부존 약재자원이다. 더구나 이런 약재들의 산지는 한국과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약성을 짐작할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형태나 생육상태를 알기 어려웠다. 물론 약재 품질을 정할 수 있는 정보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남방약재에 관한 현지조사를 오랜 기간 진행해 왔다. 중국의 광동성 광서성을 두루 돌아보고 남방약재의 집산지인 옥림시장을 몇 차례나 답사했다. 운남성의 시상반나 지역과 베트남 북부를 돌아다니며 현지 여건을 알아보기도 했다. 그 결과, 현지 재배를 통해 습득할 각종 정보가 한의계 자산으로 남으려면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남방약재를 재배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한국은 남방약재를 주로 중국에서 수입해 왔다. 헌데 중국은 약재가격 변동이 심하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농민이 도시로 빠져나가 시골에서도 인건비가 급상승하고, 약재 재배량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결국 수급에 차질을 빚는 약재가 하나씩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에라도 우리만의 독자적인 약재 생산기지를 만들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더구나 한국의 독자적인 약재수급 안정화는 한의학이 세계로 진출하는데 초석이 될 수 있다.

현지재배 통해 습득할 정보 한의계 자산되려면 생산교두보 확보 필수
독자적 약재 생산기지 조성… 수급 가격 변동 심한 중국 탈피 대응책

남부농림연구소 커피나무 묘종 모습.  
팍세로 내려가는 여정이 너무 길어 중간 도시인 탁켓에서 잠깐 눈을 부치기로 하고 차에서 내리니, 메콩강 건너편 즉 태국의 도시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메콩강은 라오스와 태국의 국경선인 셈이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바로 팍세로 향했다. 오전 10시쯤 팍세에 도착됐다. 팍세는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인들의 교류가 많고 일찍부터 상업에 눈뜬 도시라서 그런지 건물들이 세련됐다.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 고급주택은 유럽풍이 많고 상류층은 연회에서 주로 와인을 즐긴다. 메콩강 주변에 지어지는 고급주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기가 최빈국 라오스인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도로엔 외제차가 흔하게 굴러다닌다.

메콩강 주변의 팍세 시가지 전경.
호텔에 여장을 풀고, 팍세 도심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라오스 남부농림연구소로 곧바로 향했다. 내일 있을 조인식을 준비하고, 우리가 경작할 토지의 상태도 미리 점검한 뒤 사인을 심을 준비까지 마쳐야 하는 강행군 일정이어서 촉각을 다퉈야했다.

농림연구소는 해발 800미터 정도에 산지를 정리해 만든 넓은 토지를 갖고 있다. 주변에는 가파른 낭떠러지와 폭포가 있고, 건너편 산은 라오스의 전형적인 밀림 산악지대다. 그런데도 도로가 깔려 차가 바로 진입할 수 있으니 정말 행운이다.

라오스 농림부는 비준을 쉽게 내주지 않았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라오스는 한국보다 베트남이나 중국 등 주변국의 입김을 세게 받는다. 뭔가 심을 수 있도록 개간된 산지들은 벌써 중국과 베트남인들에 의해 고무나무와 커피 재배지로 바뀌었고, 정작 라오스의 특산 자원들은 점차 퇴락의 길로 들어섰다.

라오스 말로 ‘막냉’이라 불리는 사인은 인삼에 비길 만큼 큰 가치를 지닌 특산품이다. 옴니허브가 중국 등 주변국을 제치고 농림연구소에 위치한 요지의 땅을 계약할 수 있던 것은 라오스 특산자원에 대한 가치를 알아주고 수년 동안 지역민들과 신뢰할만한 거래를 지속해온 덕분일 것이다.

팍세로 가는 길.
지금도 팍세 지역의 많은 농가는 커피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가져온 커피종자를 파종해 심은 로부스타종과 아라비카종이 골고루 섞여있다. 남부농림연구소의 포장에도 갖가지 커피나무 묘목이 심겨져 있을 정도다.

전형적인 아열대 기후의 날씨에 습윤하고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그늘진 곳에 사인이 자생한다. 남부농림연구소가 있는 이 지역은 본래 사인이 자생하던 곳이고, 지대가 높고 바람이 잘 통하고 일교차가 커서 병충해가 덜하다. 인위적인 차광막으로 그늘을 만들면 사인의 모종은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식계약 작성시 다소 신경전… 쌍방 만족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인들 초청해 남방약초와 태고적 자연 음미토록 해주고 싶어
 

남부농림연구소 고위 관계자와 정식 계약문서를 마지막으로 다듬었다. 라오스 정부와 체결하는 공식문서인 만큼 미리 한국에서 많이 준비했지만 그래도 영문으로 된 문장 하나하나를 조율했다. 양해각서(MOU)가 아닌 정식계약서(CONTRACT)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소 신경전이 벌어졌지만 쌍방 모두 만족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라오스 현지의 농민들을 관리해온 조 사장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온 라오스 전직 관리들이 우리 일을 도와주는 바람에 잘 정리된 듯싶다.

다음 날인 3월24일, 조인식 행사장에는 팍세시 일대의 많은 기관장이 참석했다. 시장은 물론 농림국장, 연구소장…. 의복은 우리 1970년대의 공무원 복장이지만 영어를 하는 사람도 많고 나름대로 라오스 농업의 발전방안에 대해 고견을 피력했다. 커피가 아닌 사인 ‘막냉’을 심겠다고 멀리 한국에서 찾아온 우리 일행이 신기한 지 적잖은 호기심도 내비쳤다.

라오스는 아직 농약 값이 비싸 농약을 칠 수 없는 나라다. 그래서 청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니 참 아이러니컬하다. 국토는 넓고 메콩강을 낀 비옥한 토지와 열대과일이 풍성해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로운 나라다. 오염되지 않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이 나라에서 옴니허브가 대규모 약재기지를 건설한다. 나로선 가슴 벅찬 일이다.

남방약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해 정말 기쁘다. 재배생산시설 관리와 특히 그동안 문제가 됐던 건조가공 기반시설까지 구축해 최상품 약재를 만들 생각이다. 고품질 약재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절이다. 옴니허브가 이런 흐름에 부응해 신뢰를 더욱 공고히 쌓아나갈 걸 생각하니 체내에 엔돌핀이 절로 돈다.

라오스의 약재기지가 제 모습을 드러내고, 한의사 동료 선후배들이 라오스를 방문했을 때 편안히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놓고 싶다. 지인들을 초청해 라오스의 약초와 태고적 자연을 음미하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하다. 조인식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은 그야말로 꿈길 그 자체였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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