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선거 후보, 정책 로드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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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선거 후보, 정책 로드맵이 필요하다
  • 승인 2010.02.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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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신

박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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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후보, 정책 로드맵이 필요하다

핵심의제 발굴 이미지 마케팅에 이용
3년 회장 장기적 정책방안 추진 가능
이제 선언적 정책 관철할 로드맵 필요

바야흐로 선거철의 계절이 다가왔다. 지금쯤은 각 분회 선거는 모두 끝나고 지부와 중앙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 누가 후보로 나올지 관심이 많아지고 자연히 그 후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와 함께 후보들은 자기가 이루고 싶은 정책공약을 제시한다. 그런데 이 정책공약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공약(空約)일 가능성이 크다. 선거에 임하는 후보들은 회원들의 정서를 파고들 핵심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이미지 마케팅에 이용한다. 선거는 회원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줄 수 있느냐 하는 이미지 싸움이기 때문에 핵심 의제를 발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당선될 당시 38대 집행부는 ‘동네 한의원 살리기’를 외쳤고, 39대 집행부는 ‘경영 안정과 사회적 자존심 찾기’를 내걸었다. 정책은 주로 이렇게 이미지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선거철에 정책선거를 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실제 정책 차이가 선거의 당락을 가르는 일은 거의 없다. 선거 때의 정책이란 대중적인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게 좋은 것’이다. 그래서 선거 때 했던 말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크고,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도 없다.

이번에 선출될 중앙회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지부, 분회는 2년인 곳도 있고, 3년인 곳도 있다. 2년 회장과 3년 회장의 차이는 작지만 아주 크다. 3년 회장은 좀 더 장기적인 정책을 준비하고 추진할 수 있다. 닥친 문제를 대응만 하다가 끝나버리는 회장이라는 아쉬움을 덜 할 수 있다. 3년 회장은 좀 더 장기적인 싸움과 준비를 필요로 하는 정책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한의사에게 의료기사지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예로 들어보자. 그동안 역대 회장단에서 추진하고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것은 회장단의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 정책과제 자체가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책방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의료기사로 지휘권을 만들 지, 아니면 기존의 의료기사를 흡수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정해야 한다.

독자적인 의료기사를 만든다면 의료기사의 업무범위를 정하고 관련 단체와 분쟁 시 대처하는 방안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의원입법으로 할 지, 보건복지부를 설득해야 할 지,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정해야 한다. 이것은 기존의 의료기사를 흡수하는 방안도 마찬가지이다. 한의계 자체적으로 교육을 해야 하고, 관련 논문도 만들어야 한다. 학술과 정책, 홍보, 정치가 아우러져야 그나마 제대로 된 하나의 정책이 만들어진다.

이제 이러한 정책 로드맵이 필요하다. 한의계가 필요한 선언적인 정책은 나와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내느냐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회장단의 개인적 역량에 맡겨서는 안된다. 잘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동안 회원들의 정서와 반대로 전혀 엉뚱하게 결론 맺었던 정책과제도 있었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일을 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 역량은 분명히 한계가 있고, 회장단의 역량에도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한의계의 중지를 모아 가다듬을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슨 일을 하고자 할 때 참고해야 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꿰뚫을 수 있는 정형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 군대에서는 ‘작계0000’를 만든다. 정부에서는 ‘0000 프로젝트’를 만든다. 한의계도 이제 ‘0000 계획’이 필요하다. 10년, 20년을 내다 보고 대외적인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고,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누구와 상의해야 하는 지, 어떤 정치적 세력을 가져야 하는 지 ‘계획’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선거에 임하는 후보들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박용신/ 밝은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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