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HISTORICA한국사(신라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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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HISTORICA한국사(신라 +가야)
  • 승인 2010.01.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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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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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통일 이끈 가야와 신라의 융합
신라의 침 대당 수출품목 등 흥미로운 대목 많아

HISTORICA한국사(신라 +가야)
강종훈 외 24명(히스토리카 한국사 편찬위원회) 지음. 이끌리오 刊

한국 고대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가야와 신라의 역사를 살펴보기란 조선이나 고려를 조망하기보다 몇 배나 어려운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헌으로는 고려 때에 쓰인 김부식(金富軾)의 <삼국사기>와 일연(一然)의 <삼국유사>가 고작이고, 나머지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외래 사료를 검토하거나 고고학적 발굴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적인 발굴 성과와 역사서의 재해석 등으로 이들 고대사 연구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인데, 이제 <히스토리카한국사>의 “신라+가야” 편이 또다른 시각에서 이제까지의 연구성과를 통해 고대사를 새롭게 정리하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사진의 현장감 있는 삽입과 필요한 부분에서 있어야 할 연표나 해설, 그리고 전체적인 조망을 위한 지도가 적절한 곳에서 연관되어 있어서, 다른 연표나 지도를 구태여 펼치지 않아도 궁금한 점들을 입체적으로 살피게 해준다.

물론 의학적 견지에서 서술된 대목도 상당 부분 찾아볼 수 있어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영혼의 메신저로 여겼던 고대인들의 새에 대한 관념을 통해 그들의 신앙과 정신세계를 살피게 되고, 저 세상까지 함께 가고자 했던 순장제도를 통하여 고대인들의 생사관을 엿볼 수 있고, 전쟁의 참화 속에서 꽃핀 대중의학을 통해 의학 발전의 요소들을 분석할 수 있고, 일본 천황을 치료한 신라 최초의 명의 김무(金武) 등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들이 우리 의술의 수준을 가늠하게 한다.

특히나, 통일전쟁기의 당군(唐軍)에 의약품을 제공했던 신라의 의료수준 또한 풍부했음을 소개하고 있는데, 오늘날 한국동란이나 월남전 그리고 현대의 중동전에서 주둔군이 행하고 있는 의료개념과 별 반 다르지 않을 정도다. 단지 군진(軍陣)의료의 측면만 살펴보더라도 이미 우황(牛黃)이 당나라에 제공되고 있는 것 자체가 놀랍다. 연암 박지원이 연경(燕京)을 다녀와서 지었던 <열하일기>를 보면, 조선의 사신들을 붙잡고 늘어져 청나라 사람들이 구하고자 애썼던 것이 바로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이 아니던가! 우리 우황의 진가는 이처럼 천년을 넘어서도 결코 바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구급약으로 쓰였던 머리카락(亂髮灰)이 지혈과 동상치료제뿐만 아니라 식중독·전염병·피부병·성병 등에 그 응용이 다양했다는 것은 기미(氣味)에 대한 수준이 그만큼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밖에 소아의학의 활용으로 단방(單方)과 산제(散劑) 및 환제(丸劑)의 응용, 전염병에 대한 예방조치, 침과 뜸의 활용으로 임상에의 용이한 접근성, 그리하여 우수한 신라의 침이 당나라에 전해지는 중요한 수출품목이던 사실들이 자세하게 펼쳐져 있다는 점이 읽는 이로 하여금 흥미롭게 한다.

이처럼 당시의 의료수준을 가늠케 하는 이러한 여러 연구는 오늘날 우리 의학사를 풍부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우리 의학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야의학에 관한 소개가 빠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의학사를 연구하는 의사학계의 과제이기도 한 것인데, 몇 해 전부터 이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던 기존의 가야의학사 연구자가 이를 채워주리라 생각한다. <값3만8천원>

金洪均/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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