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허준, 그들만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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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허준, 그들만의 잔치
  • 승인 2009.11.0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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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권 기자

정태권 기자

comix69@hanmail.net


창작 뮤지컬 허준 그들만의 잔치

기쁜소식선교단 중심으로 운영, 대국민 한방홍보 의문
연기자 대부분 IYF소속 대학생 정식 공연장 공연 처음
IYF 설립자 박옥수 목사 공연 후 메시지 전달

지난달 29일 김현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동의보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10월 한방의 달을 맞아 허준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이 전국적으로 공연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다”며 “국민들에게 훌륭한 작품을 보여드리고 또 충분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의료지원 활동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좋은 취지에 기꺼이 후원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8월 중순 IYF 극단의 홍보팀장이 협회로 찾아와 ‘창작 뮤지컬 허준’을 소개하고 후원을 요청을 했다. 협회는 일정 비용을 지원해 주면서 한방의 달 문화행사로 국제청소년연합(IYF)이 주최하는 ‘창작 뮤지컬 허준’을 후원한다는 사실을 각 언론사로 보도자료를 내면서 홍보했다.

이에 ‘창작 뮤지컬 허준’은 3일 서울 IYF센터를 시작으로 부산을 포함한 7개 지방도시 공연했다. IYF 대학생 극단 관계자는 “공연은 연일 매진사례(보통 1600~ 1700석)로 특히 광주공연은 2회에 걸쳐 2,800여명의 관객이 공연을 관람했고 각 지역의 한의사 호응도 높았다. 광주지역은 80여명이, 서울 공연은 협회 간부를 비롯해 40여명이 관람했다”고 전했다.

극단 관계자의 말만 들으면 성공적인 ‘한방의 달’의 문화행사로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대중들의 반응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창작 뮤지컬 허준’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IYF 회원들의 공연 후기 글만 있을 뿐이다.

‘창작 뮤지컬 허준’의 제작은 IYF 대학생 극단이 맡았다. 출연한 연기자 대부분은 IYF 소속 대학생들로 꾸려졌다. 뮤지컬을 본업으로 하지 않고 IYF 문화행사를 위해서 필요에 따라 활동했던 대학생들이다. 연출과 음악을 맡은 몇몇 이들만 공연 일을 통해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이다.

애초에 이 ‘창작 뮤지컬 허준’은 지난 6월에 해당 선교회 회원들을 위한 30분용 발표작품이었다. 이것을 105분으로 늘려서 만들어진 작품이 이번 한방의 달 행사로 협회 후원 받은 것이다. 더구나 이 극단은 현재까지 전부 다섯 작품을 만들어 공연을 했었는데 정식 공연장을 빌려 공연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티켓 판매도 역시 마찬가지다.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공연 뒤에는 IYF의 설립자 박옥수 목사의 메시지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11일 광주 공연에서 관객을 향해서 “예수님께서 38년 된 병자에게 ‘네 자리를 들고 일어나 걸어가라’고 말씀하셨다 … 허준이 스승인 유의태의 마음을 받아들였을 때 생명을 살리는 심의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이해가 안가더라도 하나님의 마음을 받으면 여러분의 인생 속에 은혜와 복이 넘치실 줄 압니다”고 말했다.

이 말은 허준이 유의태의 마음을 받아들여 명의가 됐듯이 관객들도 하나님의 마음을 받아들이면 은혜와 복을 받게 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선교회가 선교를 위해 만든 자체 공연에서나 할 수 있는 말이지 한의사협회가 공식 후원한, 대중을 위한 뮤지컬 공연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이상의 것을 봤을 때 이 뮤지컬은 국민에게 한방의 달 문화행사로 소개할 만큼 작품성이나 스타 배우로 인한 흥행성을 보장 받을 수 없었다. 그리고 종교적인 문제로 비화될 문제의 소지가 있었는데 협회는 후원을 해줬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의성 허준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 뮤지컬로 발표된다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협회가 후원을 하게 됐다. 작품을 연출하는 분이 명성황후의 조연출을 맡은 경력이 있어서 신뢰가 갔다”며 “스폰을 해주었는데 큰 비용은 아니다. 성의를 표하는 수준에서 지급했다. 또한 공연과 별도로 무대 위에서 IYF의 설립자 되는 분이 갖는 그 시간은 극단 관계자에게 전혀 듣지 못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정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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