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의원 폐업률 2005년에 비해 23.2%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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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의원 폐업률 2005년에 비해 23.2% 증가
  • 승인 2009.10.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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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급여 확대 한의계 실낱 같은 희망…올해 수가협상 기대
한의원 폐업률 총 요양기관 중 15.2% 차지

안홍준 의원 국감자료서 지적

2008년 한의원 폐업률 2005년에 비해 23.2% 증가
올해 상반기 폐업률 전년 동기에 비해 0.3%P 상승

한의원 폐업률이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개원가 한의사들이 토로하던 경영 위기감을 방증하는 현실적 지표다. 첩약 등 보험급여 적용범위 확대와 새로운 아이템 발굴 등 개인적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한의원 경영 악화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 바람에 한의사들 사이에서는 1차의료기관의 한축을 담당하던 한의원들이 고사상태로 내몰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5일 보건복지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제출 받아 밝힌 요양기관 별 휴폐업 현황에 따르면 2008년 폐업한 총 요양기관 5406곳 중에서 한의원은 466곳에 달하며 폐업률이 15.2%에 이른다. 2005년 동기에 비해 폐업한 한의원이 155곳이나 증가했으며 비율로 따지면 23.2%나 상승했다.

한의원 폐업률은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의원(35.0%) 약국(31.2%)에 이어 3번째로 높으며 해마다 조금씩 상승<표2 참조>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 현황만 보더라도 15.5%로 전년 동기보다 0.3%P 상승했다. 표면적 수치상으로는 의원에 비해 폐업률이 낮지만 한의원 폐업률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물론 폐업률 상승을 한의원 경영 위기로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영 악화를 방증할 지표는 분명하다. 최방섭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폐업률에는 재개원하거나 관리자명 변경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도 “개원가 상황을 취합해 보면 한의원 경영이 상당히 어려운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개원 2년차인 A원장은 “주변 얘기들을 들어보면 다들 어렵다고 하더라. 이러한 위기감은 전세계적 금융위기가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원 15년차인 B원장도 “너나 할 것 없이 작년부터 부쩍 어려워졌다고 토로한다. 특히 새내기 한의사들이 위기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며 위기감의 근거로 첩약환자와 매출 감소를 들었다.

올해 7월 본지가 실시한 전국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한의원 경영 악화는 극명히 드러났다. 환자 수가 전년 대비해 얼마나 감소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46.6%가 30% 미만 감소라고 답했다. 특히 월 매출을 묻는 질문에 1천만원 이하(14.1%), 1~2천만원(36.3%)이라고 답해 여기서 인건비 임대료 약재구입비 등 각종 지출비용을 빼면 순수익은 더 낮아진다.

한의원 경영 위기는 신용대출 기준금액의 저하에서도 확인된다. 올 초 신한은행은 의사 신용대출 한도(교수 기준)를 2억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하향조정하고 전문직 대출상품인 ‘엘리트론’ 한도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내렸다. 국민은행은 의사 등 전문직 개인대출 시 3억원 한도에 대출조건을 소득에 맞춰 제한하고 있으며, 씨티은행도 의사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닥터론’의 한도를 5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30%나 줄였다. 특히 모 은행의 경우 올해 10월 한의사만 대출한도를 줄일 계획이어서 한의계에 씁쓸함을 안겨줬다.

모 은행 올해 10월에 한의사만 대출한도 줄일 계획
한의학 폄하 한의원 증가 한의원 경영 악화 주요인
한의원 등 1차의료기관 위기 국민의료비 폭증 자극

이런 상황에서 보험급여가 한의원 경영 위기를 타개할 실낱 같은 희망으로 떠올랐다. 꾸준히 보험급여비가 상승하고 있으며<표3 참조> 최근 한의원 매출의 경향을 보더라도 매출의 절반 이상을 보험급여가 차지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도 총매출에서 건강보험으로 발생하는 수입의 비중이 50% 이상이라는 응답이 52.7%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전체 보험급여에서 한의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4%에 불과하다. 의료기관 당 진료비도 의원에 비해 1/3 수준<표4 참조>에 그칠 만큼 턱없이 낮다.

때문에 건강보험 급여제도는 한의사들의 불만과 희망을 동시에 담고 있다. 한의사들은 앞서 설문조사에서 건강보험 개선점으로 정액정률제의 재조정을 통한 본인부담금 인하(30.9%), 첩약보험 실시(24.4%), 침치료 수가인상(23.8%), 보험적용 한약제제의 확대(10.6%) 순으로 꼽았다. 최방섭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진료비 통계지표를 보면 한방이 전년 동기 대비 17%가 증가했다”며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개원가의 어려움을 건보공단에 적극 어필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저평가된 보험수가 이외에도 매스컴에 의한 한의학 폄하, 한의원의 증가 등이 한의원 경영을 악화시킨 주요인으로 꼽힌다. B원장은 한의협이 한의학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활동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면서 “한의사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현 인천시 백현한의원장은 “어려움을 벗어나려면 한방시장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이 많이 나와야 한다. 첩약 의료보험 적용은 물론 약침‧추나 등 신기술에 대한 보험급여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방섭 부회장은 “언론에 의한 한의학 폄하가 작년까지 심각했지만 최근 들어 다소 잦아들고 있다”며 “한의협도 적극적인 홍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의원 등 1차의료기관의 폐업률 증가는 국민건강 관리체계 붕괴로 이어져 향후 고령화 시대의 의료비 폭증을 낳을 수 있어 보건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안홍준 의원은 “현행 의료시스템 내에서는 가벼운 질환자도 3차의료기관으로 몰려 의료자원의 낭비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최방섭 부회장도 “일부 대형병원의 외래환자가 6천명, 1만명 수준이라고 한다”며 “한 의원 당 하루 평균 환자 수가 100명이라고 봤을 때 100개 의원의 환자 수를 대형병원 하나가 독식하는 상황은 한의원 등 1차의료기관의 붕괴현상을 촉진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안 의원은 1차의료기관 종별 가산률을 조정해 현행 15%인 종별 가산률을 20%로 상향하고, 1차의료기관 본인부담률 인하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는 17일 올해 수가협상이 완료된다. 낙관적인 전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1차의료기관 경영난과 위기는 건강관리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져 결국 이 피해는 환자와 국민에게 돌아간다. 보건의료체계 초석인 1차의료기관이 흔들리지 않도록 보건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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