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430]天下寶鑑③
상태바
[고의서산책430]天下寶鑑③
  • 승인 2009.09.12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400년전 韓流의 원조, 東醫寶鑑

이제마 “동의보감 의도 부흥” 평가
동의보감 조선 역대 3대걸작 선정

<동의보감>에 대한 조선 학계에서의 평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일찍이 조선 후기 문화르네상스 시대를 이루었다는 평을 받은 정조 임금은 방대한 자신의 문집 <홍재전서>에서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을 중국사람들이 구매해 가서 판각하여 천하에 널리 유포하였는데, 그 중국본 역시 우리나라로 다시 팔려온 것이 많다. 우리나라 서책으로서 중국에서 간행된 것으로는 동의보감 이외에는 들어본 적이 없다 ……”고 극찬하였다.

또 정조시대 대 문장가이자 4檢書官으로 유명한 李德懋(1741-1793)는 너무나 책을 좋아해 자서전에서 스스로를 책벌레(看書痴)라고 부를 정도였다. 그런 그는 역사상 조선의 3대 걸작으로 栗谷 李珥(1536-1584)의 <聖學輯要>, 磻溪 柳馨遠(1622-1673)의 <磻溪隨錄>과 함께 허준의 <동의보감>을 꼽았다. 그는 3가지 명저를 선정하고 ‘사람을 살리는 방술은 선비(儒者)가 할 만한 것이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학자라면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라는 언급까지 남겼다. 또 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인 湛軒 洪大容(1731~1783)도 그의 주저 <澹軒書>· 燕記에서 “(중국의)의원들이 동의보감을 몹시 진귀하게 여겼는데, 서점에서 간행된 지가 오래 된 것이다”라고 하였고 1798년 徐有聞의 북경방문기인 <戊午燕行錄>에서는 “琉璃廠 가게는 다 우리나라 동의보감을 고이 책으로 꾸며서 서너 질 없는 곳이 없으니, 저들이 귀히 여기는 바인가 싶더라”라고 적고 있다.

도쿠가와 막부에서
박물학 연구 필독서

좀 더 후대의 학자인 洪翰周(1798∼1866) 역시 위의 3종에 李萬運이 엮은 <文獻備考>를 더하여 4대 명저로 꼽았는데 조선 후기의 선비들이 대체로 공감하는 책이었다고 하니 1600년대 <동의보감>이 등장한 이후 약 300∼400여년이 흐르는 동안 <동의보감>은 흔들림 없는 한국의 대표 명저로 자리 잡아왔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그러기에 동무 이제마 선생도 대표작 <東醫壽世保元>의 醫源論에서 의학의 역사와 계통을 논하면서 허준 선생과 한국의학을 역사의 정통성을 잇는 본맥으로 가름하면서, 허준이 <동의보감>을 저술하여 醫道가 復興되었다고 천명하였다.

조선 뿐만 아니라 일본학계에 미친 영향은 훨씬 강력하고 절대적인 것이어서 도쿠가와 막부 후반까지 <동의보감>은 일본 박물학 연구의 필독서로 부동의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특히 여러 차례 간행된 사실 말고도 <東醫寶鑑湯液類和名>, <東醫寶鑑湯液篇藥名韓稱>, <東醫寶鑑湯液篇諺字和解>, <朝鮮藥名解>등 <동의보감>에 수록된 약물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책들이 속속 출간되었다. 침구경혈학 분야에선 <經穴彙解>에 주요 인용서로 이용되었고, 일본 학계의 대표적인 저술로 손곱히는 <和漢三才圖會>에도 주요 인용문헌으로 올라있다. 또 전문적인 의약서가 아니라도 박물학적 지식을 담은 <萬物彙語>와 같은 어휘집에 빼놓을 수 없는 기준서로 등재돼 일본 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음을 알 수 있으며, 아직 우리가 미처 조사하지 못한 많은 문헌에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근에는 베트남의 월의학에서도 오래 전부터 <동의보감>이 활용되어온 사실이 밝혀졌는데, 현재 베트남어로 번역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이들은 그간 <동의보감>이 중국에서 전래된 중국의서인 줄로만 알고 오랜 동안 사용해 왔다고 전한다.

최근 베트남 국가도서관에서 발견된 <醫學入門> 고본에는 여백 상단에 <동의보감>의 원문을 발췌하여 가필한 내용이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대략 이 책은 1859年版으로 그 이전에 이미 <동의보감>이 유입되어 쓰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류는 이미 400년 전 <동의보감>으로부터 불기 시작했던 것이다.


안 상 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
(042)868-9442, answer@kiom.re.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