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동의보감 등재 이후 한의학계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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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동의보감 등재 이후 한의학계 ‘활짝’
  • 승인 2009.08.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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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특집방송·복지부 지원 등 탄력 가속도

“요 며칠 사이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어요. 한약을 지으려고 이런저런 증상을 토로하는 문의전화도 예전에 비해 꽤 늘어났고요.”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던 한방 개원가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한의사들의 카페인 ‘청빈협’에는 한의학에 대한 국민적 호응에 힘입어 최근 한의원에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글들이 수시로 올라온다는 게 한의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후 이를 기념하는 KBS 특집방송 2부작이 전파를 타면서 한의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한껏 고조됐다. 한의학의 진면목이 재평가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래서일까? 동의보감 유네스코 등재 소식은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인터넷 포털의 검색순위(7월30일~8월1일)에서 10위권 내를 장식할 만큼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각종 언론사도 동의보감 등재를 국가적 경사로 평가하는 한편 서로 뒤질세라 동의보감과 구암 허준 선생의 일대기를 보도하고 나섰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13일부터 17일까지 홍콩종합전시장에서 열린 ‘2009 홍콩 한의학 및 건강제품 박람회’ 참가한 한약제품업체에게 총 6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그 바람에 한방의약품 (주)함소아제약, 한방건강식품 (주)에이치시바이오텍, (주)약령시사람들은 홍보관 설치 및 브로슈어 제작에 덕을 봤다. 복지부는 상담 및 통역 도우미 등 행사의 원활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복지부가 적극 지원에 나선 건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우리 한의약 제품의 이미지가 해외시장에서 한층 격상됐기 때문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도 고조된 국민적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 국립중앙도서관과 공동으로 오는 9월 한달 간 동의보감 초판본 전시회를 열고, 9월3일에는 동의보감 관련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의사들 중에는 향후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의료관광정책에도 동의보감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한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전국의 시도 지부 한의사회는 한의학 열기를 보다 확산시키기 위해 동의보감 등재 축하 현수막과 포스터를 만들어 해당 지역의 한의원과 한방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계 일각에서는 들뜬 축제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쁨과 성찰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동의보감 효과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일단 큰 숙제는 해결했으나 동의보감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영어번역 작업이나 실제 임상치료 기술과의 연계성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이 아직 남아있다”며 “이러한 과제가 하루 빨리 풀리지 않으면 동의보감 등재는 일회성 기쁜 소식에 머물고 한의학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원동력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한의원을 운영 중인 K모 원장은 “동의보감 등재 소식을 계기로 방송된 특집프로그램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며 “한의계는 이제 언론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자각하고 양의계처럼 대국민 홍보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cjs5717@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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