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제의료봉사단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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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제의료봉사단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 승인 2009.08.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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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하던 환자치료 후 만세모습 눈에 선해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내에 학생봉사단체인 ‘동제의료봉사단’이 설립돼 7월 13~15일 경남 산청군에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봉사단 결성후 첫 의료봉사라는 점에서 참여한 학생들의 감회가 남달랐다는 후문이다. 그 후기를 싣는다. <편집자주>


7월 13일, 임상교수님 네 분을 모시고 경남 산청군 금서면으로 의료봉사를 갔다. 5월 초 황민우 교수님과 첫 만남으로부터 시작된 의료봉사 준비는 한 학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동제의학교가 문을 연 지 100여년 만에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창설되었고, 그곳에 1기로 입학한 이래 모든 것이 처음이라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기존의 의료봉사는 동아리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데, 봉사 동아리가 없기도 하거니와 모든 학생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고 싶었기에 ‘동제의료봉사단’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의료봉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동포를 구제한다는 ‘동제(同濟)‘의 유지를 받들어 봉사에 임하는 마음이 한층 더 숙연해졌다.

■ 실천력과 즐기는 마음이 봉사의 핵심

마침 임상교수님들께서 기꺼이 함께 해주신다고 하셔서 선배가 없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고마울 수 없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회의를 하며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갔다. 경험이 없는 상태였고 조언을 해줄 선배도 없이 상상해 가며 준비했지만 교수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평소 봉사에 대한 소견은 뚜렷한 편이었다. 첫째, 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일의 진행에 있어 기한을 지킨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신청 기한이 지나서도 가고 싶은 사람은 누구라도 데리고 가고 싶었다. 봉사를 하고 싶다는데!! 봉사하고 싶어 하는 그 마음 하나만 있다면 누구라도 봉사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일의 진행이 다소 복잡해 지더라도, 사랑을 베풀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다른 모든 것을 앞서는 것이리라.

둘째, 봉사를 하면서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봉사 자체를 즐기면 더욱 좋겠지만 봉사 외적인 것을 즐겨도 상관은 없다. 저녁에 술 마시고 노는 것을 즐겨도 좋다. 봉사를 다녀와서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는다면 다음에 또 봉사활동을 하겠는가! 반드시 좋은 추억으로 남겨주고 싶었다. 학생 의료봉사의 장점이라면 실제 진료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봉사 외적인 것에도 신경을 써주고 싶었다. 봉사가 끝난 지금 학생들이 좋았다고 말하니 중요한 것 두 가지는 모두 완수했다는 안도감이 든다.

1기로 입학한 후, 기존의 한의대와 가장 큰 차이점은 선배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 봉사를 준비할 때도 선배가 없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필요자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진료는 누가 볼 것인가. 선배가 없어서 가장 크게 다가왔던 두 가지 문제의 답은 역시 교수님이 해결해 주셨다. 학교의 지원을 만들어 주셨고, 진료는 직접 봐 주셨으니 큰 문제는 해결된 셈이었다.

학생 의료봉사가 아닌 임상교수님이 직접 진료를 보는 의료봉사라니… 동제의료봉사단의 이름을 걸고 처음 가는 봉사로서 의미와 서비스의 질은 정말이지 최고 수준이었다. 봉사단을 방문해 주시는 환자들을 자신있게 모실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받쳐주시는 교수님들 덕분이었다.
전침기와 물리치료기(ICT, TENS)를 2대씩 준비해 갔는데 정말 무거워서 힘들었지만 환자들의 만족해 하는 표정에서 지금까지 고생스러움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 책으로만 접하던 한의학 현장 경험

책으로만 접해오던 한의학을 이렇게 현장에서 바라보게 되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이 안 올라가서 세수를 할 수 없다던 어르신께서 침 치료 후에 만세를 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10년도 넘게 매일 같이 물만 드셔도 체한다던 환자는 첫날 진료 후 둘째 날에 이미 많이 좋아졌다며 표정이 밝아져 있었다. 셋째 날까지 찾아주시며 교수님께 감사를 표하던 그 환자의 밝은 표정은 아직도 머릿 속에 또렷하다. 재진율이 38.7%라는 걸 보면 다시 찾아준 환자가 많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 장맛비 속에도 많은 환자 찾아 보람

처음인데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된 봉사였으나 아쉬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봉사단장을 맡고 모든 것을 진행하다 보니 진행 자체에만 집중한 나머지 봉사를 한다는 순수한 마음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봉사에 임해준 많은 학생에게도 감사의 마음 전할 시간도 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진행에 차질이 없을까 노심초사하던 나 자신을 스스로 반성해 본다.

2박3일의 짧은 기간이었고, 유난히 장마철이 길어서 봉사기간 중에도 비가 그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방문해 주신 많은 환자가 있었기에 의미 있는 봉사가 될 수 있었고, 국립대학으로서 존재 가치를 더욱 빛나게 되지 않았나 싶다.
준비과정에서부터 실제 봉사를 진행하기까지 도움의 손길이 많았다. 그러한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동제의료봉사단의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따스한 손길들에 감사드린다.

황만석
동제의료봉사단장,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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