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박석준 안산 들꽃피는 요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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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박석준 안산 들꽃피는 요양병원장
  • 승인 2009.07.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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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마을 조성하는 게 꿈”

“지금은 도심 속 작은 규모의 요양병원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한의학적 원리가 지배하는 마을을 이루는 게 꿈입니다.”
지난 7월18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문을 연 ‘들꽃피는 요양병원’ 박석준 병원장(50)은 병원개원 배경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10년 전부터 치료만이 아니고 의식주, 나아가 사고방식까지도 한의학적 사고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한의학적 마을을 조성하는 것을 꿈꿔왔다는 그는 그 시작으로 작은 규모의 요양병원을 실현시키게 됐다고 했다.

■ 한의학 발전 가로막는 ‘제도’

다소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병원을 개원하다보니 자금상의 곤란을 겪었고 또 제도적인 측면에서 건강보험청구가 동일상병에 대해서는 양, 한방 한쪽만 하게 돼 있어 운영하기 쉽지 않은 것이 어려움이라고 했다.
그는 중풍이라고 해도 양방이 말하는 중풍과 한방의 중풍이 다르고 치료방법이나 치료의 목표도 다를 수 있는데 이러한 차이점과 특성을 분석 안하고 “상병명이 같다”고 하면서 한쪽만 청구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들이 제도적으로 한의학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보았다.

박 원장은 “어떻게 보면 양방은 대개 환자를 관리한다는 측면만 있고 환자들의 정신적인 측면을 포함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는 한의학적인 치료가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데 그러한 제도적인 문제들 때문에 치료를 하고도 이에 대한 보험청구를 할 수 없는 문제들이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작업치료실에 특별히 좀 더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까지 작업치료실은 대부분 노래하고 그림 그리는 것에 그쳤는데 의사나 간호사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 빠트리고 있는 부분들을 채워줘서 환자와 의사, 간호사들이 하나로 될 수 있는 매개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업치료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입원환자들은 60명 정도로 연령층은 70대 초중반정도가 주를 이루고 고령의 환자로는 94~95세까지 있다. 질환은 대개 치매나 관절계통 질환이거나 심장질환 등이다.
‘들꽃피는 요양병원’이라는 이름을 지은 데 대해 박 원장은 “들꽃은 우주의 질서다. 누가 인위적으로 작업하지 않아도 피고 진다. 사람도 역시 태어났다가 죽는 과정으로 가는데 살아가는 게 존엄하고 소중하다면 죽어가는 것도 존엄하고 소중하다. 죽는 것도 하나의 자연의 질서이기 때문”이라며 “인위적으로 억지로 수명을 늘리려 하기보다는 자연의 질서에 따라 우리가 태어났듯이 죽음도 그렇게 갈 수 있게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병원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요양병원은 한의사들에 유망분야

요양병원은 적극적인 치료방식이 아닌 조절, 컨트롤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이 분야와 관련해 지금까지는 관리체계가 대개 양방적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한의학에서 응급의학 혹은 임종의학이 개발돼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그 속도가 매우 빠른 고령화사회에 진입하고 있어 산업적인 전망은 좋으나 과연 한의사, 한의학적으로 접근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자신이 요양병원 개원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한의사들 중에 누군가 요양병원을 개원하고자 한다면 운영적인 측면이나 진료측면 등 여러측면에서 충분한 사전조사와 준비가 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 한의학과 요양병원 접목 연구계획

박 원장은 “요양병원은 어떤 생각으로 운영하려고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환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환자들이 찾아오지 않는 자식과 이미 끊어진 사회와의 끈을 잡고 있을 게 아니라 병원자체가 새로운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가야 한다”며 그래야 환자도 만족하고 경제적인 면도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양병원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한의학마을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좀 더 많은 한의사들이 이러한 형태의 병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의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같이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으로 한방병의원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보는 박 원장은 양방병의원의 옛날방식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한의학은 한의학적 특성을 가지고 한의학적 관점에서 병도 새롭게 구성하고 치료목표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한의학의 독자적인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고 환자들한테 호응을 얻고 지지를 받는다면 새로운 하나의 제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요즘의 한의계에 대해 아직 위기감이 없다고 지적하고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들을 하지만 앞으로 한의대 점수는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대학의 교육부터 뒤집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박 원장은 이제 막 출발한 요양병원의 운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한의학적인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들을 깊이 있게 연구해 볼 생각이다.
이와 함께 동의보감 완역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한의학이란 무엇인가’와 ‘사상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두 종류의 책을 집필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강대 경제학과와 대전대 한의대를 졸업했으며, 가족으로 부인 김미영 씨와의 사이에 1녀1남을 뒀다.


♣ 들꽃피는 요양병원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위치한 약 600평 규모의 들꽃피는 요양병원은 올 6월 개원해 지난 7월18일 공식적인 개원식을 가졌다. 한의사 1명과 의사 1명 등의 의료진을 비롯해 간병사 등 2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입원병실·집중치료실(중환자실)·물리치료실·침구실·작업치료실 등으로 구성됐다.
새로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것이 병원의 취지로 궁극적으로는 한의학적인 마을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경기 안산 = 민족의학신문 강은희 기자 leona01@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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