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Ⅵ] 미래 한의학, 임상트렌드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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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Ⅵ] 미래 한의학, 임상트렌드를 잡아라
  • 승인 2009.07.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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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희망주기 프로젝트 - 한의학에 날개를 달아주자VI
한방의 블루오션 특화에서 찾다

한의학에서 생소하게 여겨져온 색다른 분야(스트레스, 가슴성형, 안과)를 개척하며 미래 한의학을 선도해나가고 있는 세 명의 한의사가 있다. 세 원장이 한결같이 말하는 특화한의원의 장점은 전문적인 치료와 연구가 가능하며, 일정한 치료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을 든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한의원을 특화하게 된 계기가 한의학계가 기존에 도전하지 않았던 블루오션을 찾으려는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데 있다. 세 원장의 한발 앞선 전략과 비전에서 미래 한의학을 책임질 임상트렌드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달려가고픈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 스트레스치료, 한방호감도 높아 ■
정이안 원장(종로구 정경연이안한의원)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는 뚜렷한 해결방법이 없다. 다만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나타나는 각종 질병들의 대증치료가 있으며 스트레스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양방 신경정신과에서는 진통제, 항우울제, 수면제 등의 약물치료나 일부 심리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정도다.
이에 비해 정이안 원장이 운영하는 한방 스트레스 클리닉에서는 모든 스트레스 질병에 예외없이 약침·한약·추나요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면, 그리고 NLP 상담기법과 시간선 치료 등 상담치료를 적절히 병용하고 있다. 한방치료가 갖는 차별성은 한약과 침의 효과가 더 빠르고 환자들의 호감도도 더 높다는 데 있다.

정 원장이 분석하는 정경연이안한의원의 인기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11년째 임상경험과 치료 노하우가 축적되어 치료 케이스가 다양하다. 둘째, 치료에 들어가기 전 스트레스 질병의 원인이 되는 과거의 사건들을 상담을 통해 환자로부터 끌어내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의 원인을 스스로 깨닫게 함으로써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스스로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셋째, 정 원장의 활발한 외부활동이다. 그는 “책출간·강연활동 등이 고객들에게 직장인 건강과 스트레스 질환에 전문적인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경연이안한의원만의 특화전략으로 “환자가 치료에 공감하고 스스로 치료의지를 갖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PULL 마케팅(소비자로 하여금 기업이 의도하는 특정 서비스를 요구하게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정 원장은 광고를 하지 않아도 입소문과 소개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한의원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스트레스치료를 특화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자신만의 치료방법과 상담기법 등의 체계를 잘 세우고, 연구하면 한의사는 누구나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아니라면서 정 원장은 “치료자가 ‘마음’의 원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상담기법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해서 치료 시스템의 체계를 세워야 환자를 적극적으로 리드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자의 상담스킬이 중요하다. 그리고 스트레스질병 환자들은 부정적이고 심신이 지쳐 있어서 직원들의 고객 접점이 예민하기 때문에 직원 교육도 일반 한의원과는 다르게 트레이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향후 전망은 좋은 편”이라는 정 원장은 다만 “스트레스질환 클리닉을 표방한 한의원은 내가 11년 전에 표방했던 때에 비해 이미 상당히 많아졌다는 점에서 경쟁이 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스트레스 클리닉을 소아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해본다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개원가에 일러줄 만한 경영팁을 묻자 정 원장은 “특별한 경영노하우는 없다”고 겸손해하면서 다만 “논어에 나오는 近者悅 遠者來(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있는 사람이 온다)는 말처럼 직원을 만족스럽게 하면 직원이 외부로부터 오는 환자를 기쁘게 한다는 것, 또 기존환자를 만족시키면 소개받은 초진환자는 Royalty를 가지고 내원하게 되는 선순환구조가 생긴다는 경영의 기본 원리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 한방성형 발전가능성 무궁무진 ■
한주원 원장(강남구 미형한의원)

‘자흉침’으로 한방가슴성형에 도전장을 낸 것은 한주원 원장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임상케이스가 많다는 점, 또 임상논문을 발표(2008년 12월 대한침구학회지)한 점 등이 그가 이 분야에서 돋보이는 이유다. 한마디로 한방가슴성형분야를 개척해온 것이다.
성형외과가 많기로 소문난 압구정동의 중심부에 자리한 미형한의원에서 한주원 원장의 자흉침 시술을 받기 위해서는 한달 넘게 기다려야 한다니 그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자흉침이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보정물 삽입 등으로 이뤄지는 양방가슴성형술과 비교해 자흉침은 가슴크기의 확대뿐만 아니라 내과적 치료를 병행하면서 척추가 바로서고, 소화가 잘되는 등 몸이 좋아지게 만든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방가슴성형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개원가에서는 유행처럼 번지게 됐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 원장은 “자흉침은 몇 번 배웠다고 바로 임상에서 적용하기엔 까다로운 시술법”이라고 설명한다. 한의학의 특성이 그러하듯 환자별로 맞춤치료가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흉침은 사람마다 침의 갯수나 자침 부위가 다르고 매 시술 때마다 변화될 수 있다. 이는 양방과의 차별점이며 그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시술을 적용한다는 것은 양방성형적인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 원장은 이 분야에 도전하고자 하는 한의사들에게 “먼저 임상경험을 충분히 쌓고, 또 자신에게 이 침법이 맞는지 검증해 본 후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한다”며 조언을 전한다. 검증이 필요한 이유는 “한의사 개인마다 침법에 적응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잘 안되는 경우도 있어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적어도 1백여Case 정도는 임상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경험이 쌓여야 예후에 대한 설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가 이렇게 조심스런 접근을 당부하는 이유는 임상경험이 충분치 않은 채 접근했다가 생겨나는 환자들의 불만이 자칫 전체 한방가슴성형분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잘된다는 특화한의원의 아이템은 무척 매력적이지만, 사실 트렌디한 아이템 하나에 매달려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특화한의원은 일반 한의원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한 원장은 “먼저 자신의 치료에 확신을 갖고, 또 확신이 있다면 끝까지 치료해내도록 환자를 설득하는 끈질김이 필요하다. 특히 원장의 마인드가 외부의 공격, 고객들의 불만 등에 대범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진취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한방성형의 기본 모토가 “가슴을 가슴답게, 여성을 여성답게, 사람을 사람답게”라고 역설했다. 즉, 가슴 하나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기본원리에 맞춰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최종적인 목표가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삶을 살게 하도록 치료하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미형한의원의 진료분야는 가슴성형이 독보적이지만, 사실 한 원장이 궁극적으로 도전하는 분야는 ‘성형’ 그 자체다. 가슴뿐 아니라 비만·성장·피부 등도 형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성형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가 어떻게 발전·관리해 나가느냐에 따라 한방성형분야는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전망했다.


■ 한방으로 눈을 치료한다 ■
주승균 원장(강동구 평강한의원)

최근 임상분야에서 블루오션을 찾으려는 한의사들의 노력이 치열하고 또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방안과’는 좀더 독특해 보인다.
주승균 원장은 “사실 한의학 원전에서도 눈을 치료하고 좋게 하는 처방들이 있었다”며 새로운 도전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부 한의원에서도 눈치료를 표방한 경우가 있었다. 다만 그는 “눈치료를 전문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한방안과의 임상분야를 집대성하려는 시도가 최초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임상의 집대성은 ‘한방밝은눈연구회’의 설립과 시작을 함께하며, 올해 4월부터는 그와 뜻을 함께한 정영재·배명호 원장과 함께 ‘눈치코치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주 원장은 “당뇨치료를 하면서 시력이 좋아진 경우를 보다가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방치료는 눈의피로·안구건조증·비문증 등 보편적인 안질환에 장점을 가진다고 주 원장은 소개했다. 그의 한의원에는 한약, 침·뜸 치료, 물리치료, 안구근육 풀어주기, 점안액 등 한방치료 외에도 눈 운동기를 비롯해 안과질환 치료를 위한 기기들이 있다.

한방치료의 장점은 눈에 직접적인 시술을 가하지 않고, 눈과 관련한 다른 질환의 치료를 통해 눈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안구건조증은 양방에서는 인공눈물 처방이나 심하면 수술을 하게 되지만, 주 원장은 “이는 눈물샘이 마른 것이데, 이 샘의 원천인 신수(신장)가 마르지 않도록 하는 기국지황탕 같은 처방을 한다”고 설명했다. 평강한의원은 안과진료를 표방한지 약 3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안과 초진환자수가 3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며 주 원장은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주 원장은 “나는 기존의 환자만 진료하더라도 충분하다”며 “굳이 이 분야에 도전하게 된 것은 한의계 후배들이 겪는 경영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싶었던 것”이라며 네트워크 출범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기존 네트워크의 폐해를 답습하지 말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한의사들이 똘똘뭉쳐 임상례를 모으고, 치료법을 발전시키면서 한방안과분야를 당당한 진료분야로 개척하자는 것이 주 원장과 한방밝은눈연구회의 비전이다.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말로 주 원장은 한방안과분야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만큼 눈은 중요한 기관이고, 노령화에 따른 노안치료인구나 컴퓨터로 인한 안구건조증,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안질환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분야 수요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한방안과가 자리잡아가면 네트워크 한의원들과 함께 초등학교와 협력을 통해 성장기 어린이들의 시력회복을 위한 사회계도운동, 무료치료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향후에는 양방안과와 협력해 서로를 보완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는 주원장은 한방안과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향후에는 기존의 처방들 외에 연구회에서 갖고 있는 처방들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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