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한방처방 에센스 공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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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한방처방 에센스 공유 희망”
  • 승인 2009.05.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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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중심의 일본한방, 협진·보험 확대에 도움

2007년 1월 일본에서 출간된 한방임상저서인 ‘한방내과학’(미즈노 슈이치 외) 완역본인 ‘최신 임상 한방의학’(신흥메드사이언스刊, 전2권·사진)이 최근 국내에 출간됐다. 여기서 말하는 ‘내과학’은 하위분류인 ‘내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한방의학 전체를 다룬 것이다. 이 책은 일본 한방의학의 대가로 손꼽히는 전문의들이 기초에서부터 14개 질환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최신 지견을 알려주고 있다. 정확한 병태를 인식한 다음 표준치료와 한방치료를 대비해 한방치료의 적응과 역할, 병태별 치료처방을 해설한다.

일본의 의료체계는 잘 알려진 대로 한의사제도가 따로 없다. 양방의사들은 한방과목(화한약)을 의무적으로 배워 한방처방을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의학이 양방질환명에 따른 한방 치료처방이 가장 잘 정리돼 있다는 것이 대표역자인 조기호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생각이다. 조 교수 외에도 문상관·정희재·김진성 교수 등 13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엮었다.

이 책은 주요 핵심 위주로 간단명료하게 서술돼 있어 한의사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접하기에도 어렵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조 교수는 또 “우리는 자기의견을 덧붙여 처방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경향이 강해 레퍼런스가 부족한 반면, 일본 한방은 사실에 근거해 처방을 내놓는다”며 증례보고를 통해 근거가 확실한 처방이 실렸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조기호 교수는 내년 KCD(OM) 개정안 도입이 이 책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의사들도 새로운 KCD(OM)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한방진료가 앞으로 ‘질환’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서양의학의 각 질환에 대한 개념 설정과 한방의학의 치료 체계를 결부시켜 편집한 것으로 새 KCD (OM)에 한의사들이 잘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0년부터 시행되는 한·양방 협진이나 한의학 연구가 증례보고 같은 실례중심이 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148종의 한방복합제제가 의료보험화돼 있어 그 테두리안에서 치료처방이 이뤄지다보니 처방이 한의학만큼 다양하지 못하다는 측면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는데, 조 교수는 “우리나라도 앞으로 한방복합제제가 건강보험화되면 일본과 비슷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개별 첩약처방은 존속되긴 하겠지만 대세는 국가의 관리책임하에 보험급여가 되는 한방복합처방제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한의약도 국가 보건체제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이런 방향이 옳은 이유로 “국가관리하에 있지 않다보니 탈크 사태 같은 이슈가 터질 때마다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 지금 보험급여에서 한의약이 점하는 비율이 5% 정도에 불과한데 양방처럼 보험급여를 통해 경영을 유지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방엑스제 선진국인 일본한방의학을 소개하는 것은 앞으로 이렇게 나야가야 한다는 하나의 방향제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 교수는 일본 한방의학을 국내에 소개시켜온 일본 한방의학의 전도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요즘 인문학이나 국가관에 있어서 초국가주의(Transnationalism)가 화두다. 민족주의를 초월해 한·중·일 한방처방의 공통 엣센스를 어떻게 공유해야 할 것인지, 또 어떻게 후대에 넘겨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그러한 고민의 일환으로 “일본의학, 일본학자들이 해놓은 학문들 중에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들만 모아 번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재 일본에서 1989년 발간된 ‘실용한방처방집’도 번역중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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