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급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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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급 공무원
  • 승인 2009.04.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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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첩보 액션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

경제 불황과 실업자 100만 시대에 꿈의 직업이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공무원’이라고 답할 정도로 공무원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정년보장이 되는 철밥통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가장 안정적인 직업으로 손꼽혔다. 그러다가 공무원의 신분이 예전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상황에서는 그나마 다른 직업들과 비교해서 우위에 있다는 이유로 오늘도 많은 젊은이들이 도서관에서 공무원 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예전 영화에서는 한낱 복지부동의 고리타분한 캐릭터로 표현되던 공무원의 모습이 최근엔 당당히 주연 자리를 차지하며 다양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7급 공무원>은 제목 그대로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7급 공무원들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공무원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여행사 직원으로 위장한 경력 6년차 국정원 요원인 수지(김하늘)는 과거는 밝혀도 정체만은 밝힐 수 없는 직업 특성상 남친 재준(강지환)에게조차 거짓말을 밥 먹듯 하다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 받는다. 3년 뒤, 수지는 청소부로 위장한 채 산업 스파이를 쫓던 중 재준과 우연히 다시 마주치게 된다. 재준은 국제 회계사가 되어 나타나고, 수지는 그를 보자 다시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검은 집>을 통해 독특한 공포 스릴러물을 보여주었던 신태라 감독이 180도 변신하여 이번엔 첩보 액션 로맨틱 코미디라는 밝고 신선한 장르를 통해 관객들에게 큰 웃음과 짜릿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귀여운 이미지를 주로 보여줬던 김하늘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강지환의 어리버리한 행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그들이 서로 신분을 속이고 이중생활을 하는 모습과 같은 국정원 내에서도 보안을 유지하다가 서로를 오해하는 장면들을 통해 국정원 조직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관객들에게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오락영화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현실 속의 국정원 공무원들도 저럴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전반적으로 과장이 많이 된 듯한 상황과 허술한 결말 부분 등을 통해 <7급 공무원>이 기존 공무원들과는 색다르게 파워풀한 공무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그들의 현실적인 애환을 담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는 와중에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를 연인 사이로 발전시켰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가 생각나는 것은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7급 공무원>은 이야기의 신선도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남지만 국내 최초의 첩보 영화라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될 수 있는 작품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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