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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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 승인 2009.04.1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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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들과 케이크가 있어 즐거운 영화

올 1월부터 3월까지는 가히 ‘꽃남’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TV 드라마인 <꽃보다 남자>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르면서 전국의 여심(女心)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실제 꽃들이 피어나는 사월, 드라마는 종영되고 마음 둘 곳을 잃은 여심은 그저 뒤숭숭할 뿐이다. 이때 결코 실망을 해서는 안 된다. 그 허전한 마음을 충분히 채워줄 영화 한 편이 있으니 바로 작년에 이미 ‘꽃남’ 열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모았었던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라는 영화다.

단 것을 싫어하지만 여자 손님을 만날 수 있다는 이유로 ‘앤티크’라는 케이크 가게를 오픈한 진혁(주지훈)은 케이크의 맛을 책임져줄 인물로 천재 파티쉐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선우(김재욱)를 영입한다. 그러나 선우는 누구나 첫눈에 반하게 만드는 ‘마성의 게이’로 끊임없이 남자 문제를 일으키는 통에 몇 달째 직원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선우의 케이크 맛에 홀딱 반한 케이크광 기범(유아인)이 주방 보조이자 견습생으로 들어오고, 진혁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진혁의 보디가드 수영(최지호)이 서빙을 맡게 된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각색하여 영화화한 <앤티크>는 만화주인공처럼 키 크고, 다리 길고, 예쁘게 생긴 남자들이 출연하는 것 외에도 먹음직한 케이크들이 계속 나오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제목답게 영화 세트에서부터 케이크를 담는 접시까지 모든 것에서 고풍스러움을 느끼게 하려고 실제 고가의 제품이 사용되어 영화 촬영시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단순히 케이크를 만들고 파는 꽃미남의 얘기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진혁이 왜 케이크 가게를 오픈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는 유괴사건을 또 하나의 이야기 축으로 잡고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리해 나가는 극적인 구성을 함께 취하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약간 아쉬운 점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만화 같은 장난스러운 장면들과 현란하고 빠른 편집 등이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또한 최근 동성애자에 대한 선입견과 거부감이 많이 없어졌음을 보여주듯이 영화 속 주인공의 별칭이 ‘마성(魔性)의 게이’일 정도로 영화 전반에 남성들 간의 사랑 이야기가 표현되고 있다. 그로 인해 여자들은 단순히 고객이나 가족의 역할 등에 불과할 정도로 출연 빈도가 빈약하다. 하지만 15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이기 때문에 논란이 될 만한 장면들이 별로 없으니 큰 걱정하지 않고 관람해도 좋다. 꽃피는 계절에 <앤티크>를 DVD로 감상하고, 근처 제과점에 가서 달콤한 케이크 하나 사서 활짝 핀 꽃을 구경하러 나가는 것은 어떨까?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꽃들이 우리의 눈을 다시 한 번 즐겁게 할 것이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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