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台灣 中國醫藥大學 교류 참가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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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台灣 中國醫藥大學 교류 참가기(2)
  • 승인 2009.03.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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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제 위주의 ‘科學中藥’ 보험급여
거의 모든 단미·처방 상품으로 출시

오후 병원 실습에서는 4일간 內科, 傷科, 針灸科, 兒科, 婦科의 5개 과 중 4개 과를 참관하였다. 필자가 속했던 조는 婦科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과를 참관하였으며, 한국과 유사한 진료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한국과 대만의 의료제도가 대동소이하며, 대만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의료이원화 제도 하에서 中醫와 西醫가 구분되어 서로의 영역을 구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약은 科學中藥이라 불리는 엑스제제를 위주로 하고 있었다. 대만에서는 科學中藥이 煎劑보다 보편화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대부분의 중의원도 보험에 가입하여 침·뜸뿐 아니라 약에 있어서도 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다. 물론 일부 유명한 중의들의 경우에는 煎劑를 사용함으로써 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고 비싼 약값을 받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대만은 科學中藥이 보편화되어 있는 만큼, 科學中藥의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거의 우리가 수업시간에 배우거나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대부분의 처방이 상품으로 나와 있으며, 본초시간에 배우는 거의 모든 單味들도―심지어 桑螵帩, 地龍, 全蝎까지도―科學中藥으로 나와 있었다.

■ 한국에 비해 분과체계 간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5개 과로 나뉜 병원의 분과 체계는 한국에 비해 다소 간결해 보였다. 대만 학생들과 교수님들은 肝心脾肺腎의 5개 내과가 구분되어 있다는 것과 안이비인후과 및 피부외과가 별개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 적잖이 놀라했다. 五臟의 병리는 각각 구분되어질 수 없으며, 안이비인후 및 피부는 五臟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인데 모두 각자의 과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의아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대만의 체계는 분과의 의미가 적으며 전문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으나, 整體觀을 바탕으로 하는 한의학의 특성에는 한국의 체계보다 오히려 더 잘 부합해보였다.

오전 수업과 오후 병원 실습의 일과가 끝나고 나면 대만 친구들은 우리를 오토바이에 태워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구경시켜 주었다. 대만에는 자동차만큼이나 오토바이가 많다. 타이뻬이처럼 지하철과 버스가 잘 되어 있지 않은 지방 도시에서는, 특히 자동차를 살 경제력이 되지 않는 대학생들의 주요 교통수단은 오토바이일 수밖에 없다.

대만의 밤은 낮보다 활기차다. 물론 야시장에만 국한되는 이야기이긴 하다. 대만은 야시장문화가 발달한 나라이다. 어느 도시를 가나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야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 대만의 야시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먹거리다. 샤오츠小吃이라 불리는 먹거리들은 그 종류도 정말 가지각색이고, 잘 골라 먹으면 우리 입맛에도 딱인 음식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대만 친구들과 함께 몇 군데의 야시장을 여러 날에 걸쳐 구경할 수 있었다.

2월6일 저녁에는 정교수님과 함께 타이쭝에서 가장 크다는 逢甲야시장에 갔다. 우리는 그 썩은 내로 유명한 臭豆腐, 어딜 가나 맡을 수 있는 소시지 냄새로 유명한 大腸包小腸, 딸기, 山楂, 방울토마토 등을 달콤한 설탕에 굳힌 糖葫蘆 등을 비롯한 정말 많은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또한 2월9일은 대만에서는 元宵節이라 불리는 정월대보름이었다. 대만의 정월대보름에는 燈節이라는 축제를 열고 불꽃놀이를 하는 것이 관습이다. 주로 보름 전부터 즉, 설 이후로 계속 온 나라 곳곳에 등을 예쁘게 걸어놓고, 화려한 등을 만들어 장식하기도 하여 年初를 밝히는 것이다. 타이뻬이에서는 國父紀念館에서 101타워에 이르는 거리가 바로 그 곳이고, 타이쭝에서는 文心공원이 바로 그 곳이었다.

2월3일 저녁 우리는 文心공원을 찾아 정말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걷고 여러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燈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己丑年인지라 소 모양의 등이 많이 보였다. 또한 정월대보름 당일에는 학교 앞 공터에 모여 앉아 불꽃놀이를 했다. 또한 서로에게 각자 나라의 술래잡기 등의 놀이들을 설명하며 서로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밤을 보냈다.

■ 70만점 유물 소장한 고궁박물관

그렇게 열 번의 낮과 아홉 번의 밤을 지나 中國醫藥大學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각자 이번 교류에서 얻은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아쉬움을 함께 했다. 마지막은 늘 아쉽다. 특히 좋은 사람들과의 이별은 그렇다. 그들과의 마지막 밤도 그렇게 찾아왔다. 처음 타이쭝에 도착했던 그 날처럼 우리는 만찬으로 마지막을 정리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연락하기로, 그리고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이 있으면 모두 함께 하기로 하였다.

2월11일부터 3박 4일간 우리는 첫 날은 고궁박물관을 비롯하여 타이뻬이의 곳곳을, 둘째 날은 화롄(花蓮)의 타이루거(太魯閣) 협곡을, 셋째 날은 예류(野流) 해안공원을 관광하였다. 우리가 대만을 방문했을 때는 날씨가 워낙 따뜻하고 비도 오지 않아 정말 편안히 여행할 수 있었다. 고궁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와 함께 세계 4대 박물관에 꼽히는 박물관으로 그 소장하고 있는 유물이 70만점이라 하니 가히 그 규모를 상상할 수 없었다.

타이루거 협곡은 동양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협곡으로, 대만의 동쪽 해안, 즉 태평양에 마주하고 있었다. 그 협곡 안에 사람들이 직접 닦은 좁은 길을 따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우리는 짜릿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방문한 예류 해안공원은 해수에 의해 특이한 모양으로 침식된 많은 모래바위들이 우리로 하여금 마치 야외 미술관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총 14일의 일정을 마치고 2월14일 아침, 우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桃園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그 곳에는 대만 친구들 몇몇이 우리를 배웅하기 위해 공항까지 나와 있었다. 대만 사람들이 정이 많은 것은 일찍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손님에게 열정적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이렇게 온몸으로 그들의 환대를 받고나니 그들의 열정이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바다 건너에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한의학을 사랑하는 젊은 한의학도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행복한 방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겨울을 따뜻할 수 있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경희대학교 및 中國醫藥大學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매년 이 교류가 지속되기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끝>

남민호(경희대 한의대 본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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