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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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 승인 2009.02.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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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의 기로에 서서

최근 영화계의 이슈는 <워낭소리>라는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모습을 관찰하듯 기록한 다큐멘터리 한 편이 100만 이상의 관객들을 모으며 연일 신기록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이례적인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 위기로 인해 위축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며 삶의 따뜻함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주며 피폐화 된 현재의 삶에 위안을 줄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진 영화 역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한 부부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그리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첫 눈에 반한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과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결혼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 뉴욕 맨하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교외 지역인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에 보금자리를 꾸리게 된 두 사람은 평안한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잔잔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을 원하는 에이프릴과 프랭크는 모든 것을 버리고 파리로의 이민을 꿈꾸게 되지만, 프랭크는 승진 권유를 받게 된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파리로 가고자 하는 에이프릴과 현실에서 좀 더 안정된 삶을 살고자 하는 프랭크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10년 전 <타이타닉>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전 세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30대가 되어 부부의 역할로 다시 만나면서 주목을 받았던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이전 작품과는 달리 더욱 성숙해진 연기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또한 감독인 샘 멘데스는 <아메리칸 뷰티>로 평범한 미국인들의 일상을 그려 호평을 받았던 감독이자 여주인공인 케이트 윈슬렛의 남편이기도 하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두 부부의 집이 있는 길의 이름이자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두 주인공은 너무나 단조로운 삶에서 벗어나 또 다른 삶을 추구하고자 했지만 우리네 인생과 같이 모든 것이 다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갈등은 30대 이상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들로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일상의 족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삶의 모습일지 이 영화를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작품으로 2009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케이트 윈슬렛의 농익은 연기가 마음 한 켠을 울리는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느릿느릿한 흐름으로 약간 지루할 수도 있지만 감정의 여운을 느끼며 본다면 진흙 속에서 진주를 건진 것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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