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라 … 한의학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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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라 … 한의학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 승인 2009.02.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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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교수, 365편의 논문 한권의 책으로 펴내

“무릇 좋은 산수 가운에 당호 있는 것은 마치 사람의 얼굴에 미목이 있는 것과 같이 당연한 일인데. 사람이 낯바닥만 있고 눈과 눈썹이 없으면 맹라, 곧 눈먼 문둥이일 것이다. <중략> 용한 의원은 표시 없는 신체에 침구를 놓을 때도 올바른 혈을 귀신처럼 짚어내는 법. 산수 경관, 그 면목 생김새를 살피면 반드시 천연에 스스로 지닌 혈이 있느니.” - 혼불 4권(최명희 作) 中에서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SCI급 논문 365편, Oriental Pharmacy and Experimental Medicine 발행인 겸 편집위원장, 현 경희대 한의학연구소장 등 학자로서 다양한 연구영역과 성과를 자랑하는 김형민 교수(경희대 한의대 약리학교실·54)가 최근 그의 반평생에 걸친 연구결과와 논문들을 한권의 책으로 묶어 출간했다.
책의 이름은 ‘맹라(盲癩)’. 약 3년간의 집필기간을 거쳐 탄생한 이 책에는 모순적이게도 한의학을 바라보는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과 함께 거침없이 스스로를 눈과 눈썹이 없는 눈먼 문둥이라고 표현하며 학자로서 느끼는 통렬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녹여내고 있다.

김 교수는 책을 통해 독자에게 대학에서 한의학이 얼마나 많은 연구과정을 거치고 데이터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를 전하는 동시에 단순히 우리가 이만큼 노력하고 있으니 알아달라는 호소가 아닌 이제는 한의계가 당당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고 전한다.
집필을 위해 그동안 발표했던 논문들 중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내용을 위주로 한의학이 현대질병에 어떠한 효과를 내는지 보여주기 위해 알레르기, 암, 골관절질환, 비만 등의 핵심내용을 취합했다.

김 교수는 “막상 책을 내고 나니 수많은 예산과 인력이 들어간 연구결과물이 한의학 발전을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는 반성과 그 동안의 연구방법이 전통적인 한의학적 시각과 사고를 반영했는가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앞으로는 한의학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연구방법과 외국인도 공감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그는 동의보감같은 고전의서를 참고하되 역발상적인 아이디어와 기본적인 음양오행 및 정체관념론, 월령 등을 기준으로 전통 한의학 처방이 안전한 의약품이고 다른 치료방법과 병용하여 어떤 질환에도 기본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목표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의학은 그 어떤 의학보다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의학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한의대 대학원생들이 읽고 한의학을 바라보는 바른 시각과 태도를 익혔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지금도 한의학의 경이로움과 과학성을 탐구하기 위해 오랜시간 연구에 매진한 결과 나온 ‘가미형개연교탕’은 재발성 삼출성 중이염치료의 80% 이상의 놀라운 치료율과 투약 중지 후에도 1년여간 재발되지 않는, 그가 꼽는 대표적인 치료제로 한의학적 사고와 철저한 연구를 거친 결과의 산물이다.
김 교수는 “곧 ‘맹라’를 영문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생각”이라며 “한의약의 글로벌화를 위해 작은 노력부터 시작할까 한다”며 한의학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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