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븐 파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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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븐 파운즈
  • 승인 2009.02.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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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위대한 희생과 감동

2009년 새해부터 대한민국은 차마 입에 담기도 싫은 연쇄살인범이 검거되면서 또 다시 경악할만한 사건에 몸서리를 치고 말았다. 그의 범행이 속속 밝혀질 때마다 우리 사회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은 서서히 사라져갔고, 그의 입 속에서 나온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는 국민들에게 오히려 더 큰 증오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결국 인권침해 등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그의 얼굴이 공개되면서 작년 흥행에 성공했던 <추격자>의 섬뜩함이 다시금 느껴지기도 했다. 과연 그 범인은 자신의 과오를 어떻게 뉘우치고 있을까?

우주항공 엔지니어 팀 토마스(윌 스미스)는 해변가 저택에서 아름다운 아내와 살며 최고의 행복을 만끽한다. 하지만, 운전 중 휴대전화를 하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고를 내면서 아내를 포함한 7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난다. 스스로의 잘못을 용서할 수 없었던 팀은 사망한 7명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모르는 7명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하기로 결심한다.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팀은 국세청에 근무하는 형 ‘벤 토마스’의 신분증을 훔치고 국세청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자신이 도울 7명의 후보를 물색한다.

2007년에 개봉했던 <행복을 찾아서>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과 윌 스미스가 다시 만난 <세븐 파운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영화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를 정도로 애매한 영화 제목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제목이 뜻하는 것이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영화에서 ‘7’이라는 숫자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 또한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과연 내가 주인공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또는 그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일까라는 숱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객들의 반응 역시 극과 극으로 나누어질 수 있겠지만 영화 속 주인공은 정말 대단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물론 그것이 잘한 일이든 못한 일이든, 또는 이것이 실화든 아니든 그의 선택은 요즘 같이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시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끝내버리려는 자들이 판을 치는 우리 사회에 생명의 고귀함을 알고,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고,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극단적인 내용이지만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이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목적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서히 겨울이 떠나고 봄이 찾아오는 이 시점에 영화 한 편을 통해 묵직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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