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형변화, 양의 감소·효능 검증 병행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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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형변화, 양의 감소·효능 검증 병행 여론
  • 승인 2009.01.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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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발전의 기본 … “정부차원 연구 뒤따라야”

한약의 제형변화를 단순히 ‘양을 줄이는 것’에 몰두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정부에서는 한의약발전을 말하고 있지만 한방의료를 발전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형변화 등에 대한 연구는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아 이 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복용하는 데 불편함을 덜고, 한의약의 대중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제형이 변경된 한약을 공동으로 예비조제해 놓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원외·공동탕전의 합법화를 통해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그간 투약이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부족하거나, 단기간 투약하면 회복할 수 있는 환자들의 관리가 수월해져 한방의료의 효과 및 대중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그러나 한의계는 탕제로 투약하는 한약재의 기준을 정해 놓고 어떻게 하면 부피를 줄일 수 있을까하는 문제에만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다. 제형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추출을 해야 하고, 일반적으로 열수추출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인삼패독산 한제 분량 60g을 열수추출하면 20g이 나온다. 형태를 만들기 위해 부형제를 첨가해야 되므로 탕제보다 복용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양을 줄이기 위해서는 추출액을 여러 차례 정제하거나, 추출방식을 달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약성의 변화가 없겠냐는 것이다. 1돈, 3.75g을 기준으로 하는 현 조제 기준도 근거가 빈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탕제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제형을 변경하는 것이 과연 합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일본 쯔무라제약에서 생산하는 복합과립제의 경우 소청룡탕과 맥문동탕만 3g이고 나머지는 2.5g이다. 그런데 우리는 3~4g 심지어 8g이 나가는 처방도 있다. 그렇다고 쯔무라제약 한약제제의 부형제량이 적은 것이 아니고, 약재의 양이 적어 효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경희대 한의대 김호철 교수는 “모두가 제형변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의약품이 지녀야할 동등성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것 같다”며 “한의약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투약량 등 임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연구가 밑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한의약육성발전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방신약 개발’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한방의료의 발전을 위한 제형변화와 이에 따른 효능 비교 등은 뒤로 밀려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한의학연구원과 11개 한의대 등 한약과 관련한 각종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는 갖추고 있지만 한방의료와 직결된 연구들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히 제품 개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열수추출과 알코올 추출시 효능 차이’와 같은 기초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한의계는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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