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급여수입이 비급여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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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급여수입이 비급여 앞질렀다
  • 승인 2009.01.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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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연령별·상병별 제한적 첩약보험 도입에 공감

경제위기 여파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선 한의원들도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3.3%에서 0.7%로 대폭 낮춰 하향 전망했다. 그동안 나온 국내 연구기관의 전망치 중 가장 낮은 것이다.
또 한 조사에 따르면 한의원·피부과·치과 등의 경영매출이 평균 17% 가량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개원가의 경영악화 현상이 자칫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의계의 경기가 침체된 배경으로는 2007년 8월 정률제 전면실시로 인한 본인부담증가, 같은 해 9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침술점수 하향조정의 여파, 첩약 등 비급여환자의 급격한 감소, 의료급여 선택병의원제 시행으로 대부분의 의료수급환자들이 의원을 선택하는 현상, 지난해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꼽힌다.
경제적 위기는 최근 일부 한의원들 사이에 비급여 가격 할인으로까지 이어져 출혈경쟁으로 비화될 조짐마져 일고 있다.

모 한의원의 비공식 조사에 따르면 여드름치료의 경우 평균적으로 1회 당 5~10만원대의 진료비를 받고 있는 대부분의 한의원들에 비해 몇몇 한의원들은 크게 할인된 가격인 2만원 내의 진료비를 받고 있어 평균 진료비를 받고 있는 한의원들의 경우 환자수가 대폭 줄었다는 것이다.
한 피부전문한의원의 A원장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가격할인 경쟁이 주위 한의원들의 경영마져 위태롭게 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나가야 할 지 고민”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달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비급여 가격고지 의무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정보에 관한 편의가 제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의료기관들 간 과열경쟁이 표면화될 소지가 높다.
지난해 한의원경영수지분석에 따르면 급여비율이 비급여를 앞지르는 수익구조를 나타내면서 한의원의 시스템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의원의 수익구조는 급여보다 비급여분야에서 흑자양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건보공단이 얼마 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하반기에서 2008년 상반기 사이에 정률제 실시에 의한 한의원 내원일당 진료비는 1만5447원으로 의원(1만4815원)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률제 시행으로 노인환자 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 예상됐으나 공단의 통계분석에서는 한의원 내원환자의 경우 65세 이상은 증가한 반면, 특히 40세 이상 65세 미만에 경제활동을 하는 주요연령층에서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면 과연 대안은 없을까?
대한한의사협회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원내 투약여부에 따라 본인부담기준금액을 차별 적용하는 방안과 정률 본인부담비율을 낮추는 방안 등 본인부담금 개선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개원가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대안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보도 등으로 타격을 입는 한약에 대한 안전성 확보방안을 비롯해 첩약을 연령별·상병별로 제한해 보험에 적용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복합제제의 급여화, 급여한약제제의 처방품목수 확대, 일각에서는 한의대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의료경영 관련 세미나에서는 불황일수록 기존고객 관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잠재고객을 실제 내원환자로 만들 수 있는 인터넷 등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의계의 한 한방보험전문가는 “56종 급여약제의 사용이 일부 처방에 편중돼 있어 치료처방의 선호에 따라 처방을 확대하고 한약제제를 다양화해 침구시술뿐 아니라 투약에 있어서도 다양한 제형이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평수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한의학정책연구원 전문위원은 “국민이 요구하고 신뢰하고 이용하는 국민의 한방의료가 돼야 한다”고 전제하고 “양적으로는 영역의 확충으로 이용자를 확충하고, 질적으로는 안전성·유효성·경제성·편의성의 확보로 이용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족의학신문 강은희 기자 leona01@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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