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신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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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신기전
  • 승인 2009.01.2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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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을 구한 전세계 가장 오래된 로켓병기

얼마 전 백제의 미륵사지에서 유물이 발견되면서 서동과 선화공주의 러브스토리가 설화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 라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이미 삼국유사의 ‘서동요’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상상하였고, 이는 드라마로도 재현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실제 역사와는 다를 수도 있다는 뉴스를 들으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이렇게 역사를 다루고 있는 모든 드라마나 영화들이 없던 이야기를 추가하거나 실제 있었던 이야기들을 변경시키면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우리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가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살이 붙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신기전>이라는 영화 역시 개봉 당시 역사 왜곡이냐 아니냐 라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의외로 상영 후 ‘신기전’이라는 병기가 조선시대에 사용된 최장 발포 길이가 2km에 달하는 엄청난 위력의 로켓 추진 화살이었고, 실제로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8년 9월에 개봉 후 30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1448년, 세종 30년. 조선의 새로운 화기 개발을 두려워 한 명나라 황실은 극비리에 화포연구소를 습격한다. 그러자 연구소 도감인 해산은 신기전 개발의 모든 것이 담긴 ‘총통등록’과 함께 외동딸 홍리(한은정)를 피신시키고 완성 직전의 ‘신기전’과 함께 자폭한다. 명나라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대규모 사신단으로 위장한 무장세력을 급파해 사라진 ‘총통등록’과 ‘홍리’를 찾기 시작한다. 명 사신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 몫 제대로 챙길 계획으로 대륙과의 무역에 참여하려던 부보상단 설주(정재영)는 잘못된 정보로 전 재산을 잃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세종의 호위무사인 창강(허준호)이 찾아와 큰 돈을 걸고 비밀로 가득한 여인 홍리를 거둬 줄 것을 부탁한다.

설계도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로켓병기인 ‘신기전’은 숨겨진 역사로만 남아 있다가 영화 <신기전>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으며 영화에서는 이러한 신기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실제 모습을 복원하는 등 10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무겁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신기전>은 정재영이라는 배우와 조연들의 자연스러운 코미디 연기가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역사극 영화에 감칠맛을 더하며 보기에는 별로 부담스럽지 않게 진행된다. 그러나 <약속>, <와일드카드>를 연출한 김유진 감독의 작품답게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조선시대 버전의 <한반도>라는 반응처럼 민족의 자부심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세세한 구성의 짜임새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이 영화의 백미는 ‘신기전’을 활용하여 명나라와의 전투를 하는 마지막 장면인데 이 장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 영화가 민족의 자긍심을 느끼며 속이 후련한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을 따라한 것 같은 그저 그런 영화가 될 수도 있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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