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진택 명창, ‘허준 판소리 프로젝트’ 베일을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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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진택 명창, ‘허준 판소리 프로젝트’ 베일을 벗다
  • 승인 2009.01.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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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리로 한의학 우수성 되살리겠다”

판소리계의 최고 명창 임진택 선생에 의해 구암 허준 선생의 일생과 업적 그리고 동의보감의 가치와 치료원리가 창극 판소리 12바탕(판소리의 작품단위로 마당과는 다른 개념)으로 부활한다.
그는 우리 역사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어려운 이 시기에 힘이 될 수 있는 인물 12명을 선정, 필생의 작업으로 창작 판소리 12바탕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선택한 12인 중에는 조선시대 어의 ‘구암 허준’ 선생이 있다. 과연 창작판소리를 통해 허준의 삶이 어떻게 표현될 것인지 궁금증을 견디지 못해 지난 3일 서울 대학로의 학림다방에서 그를 직접 만나보았다.

▲창작 판소리 제작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허준 선생을 선정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지난 대선 이후 정치에 대한 환멸로 6개월간 칩거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정치적 영향력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문화의 힘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내 나이도 조금 있으면 환갑이고 더 늦기 전에 창작 판소리를 통해 한민족의 우수성과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역사 인물 중 허준을 선택하게 된 것은 잊혀가는 우리 전통의학의 우수성을 되살리고 높은 의술로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 일생을 바쳤던 허준의 삶을 현대에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에서다.

▲허준 선생의 판소리는 어떻게 구성될 것인지?

=허준 선생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눠 청년기 시절 허준이 의학을 공부하게 된 배경과 백성을 위해 의술을 펼치기로 결심하게 된 과정, 그리고 2부에서는 스승과의 만남 그의 내의원 시절을 거쳐 동의보감 집필과정 등을 중심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극의 현대화를 위해 관객과 메기고 받는 식의 역동적인 부분을 가미하고 분창이나 입체창 같은 다양한 형식을 구상 중이다. 특히 극 중 동의보감을 통해 병의 원인, 인체의 구조,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치료원리 등 동의보감에 근거한 전문적인 한의학 원리를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고 나아가 자연과 인간의 존재 같은 철학적 요소까지 가미할 생각이다.
허준선생과 동의보감이 주된 내용으로 나오다보니 제목도 ‘허준전’과 ‘동의보감전’ 두 가지를 놓고 고민 중에 있다.

▲이번 창작판소리를 위해 사회 각계각층의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고문을 맡은 임권택 감독의 경우는 영화 ‘천년학’에 출연한 인연도 있고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 영화적 기법을 구사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다. 김지하 시인 같은 경우는 사설을 그 누구보다 판소리에 맞게 각색할 수 있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나의 작품세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 밖에도 조상현, 성창순, 오정해, 이자람 등 뛰어난 소리꾼들을 통해서도 실연을 할 계획이다.

▲각 바탕 당 최소 1년의 제작기간을 두고 있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각 바탕 당 전문사설작가의 도입과 작창 등에서 주변의 전문적 도움이 있을 때 적어도 2011년에는 완성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아 나 혼자서 하게 된다면 최소 12년이 걸리겠지만 필생의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꼭 완성시킬 각오다. 특히 허준 선생의 작품은 역사적 고증과 더불어 현대의 질병을 한의학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포함돼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있다면 작품의 탄생이 앞당겨지고 완성도도 더 뛰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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