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유명의가들의 학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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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유명의가들의 학설 정리
  • 승인 2003.03.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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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家學說'

陳大舜 曾勇 黃政德 엮음
맹운재 외 9인譯 / 대성의학사 刊

10여 년 전쯤이던가? 한의사로서 최소한 읽어봐야 될 책들의 목록(아마 내경, 난경, 상한론, 동의보감, 의학입문, 경악전서, 유경, 동의수세보원 등이었을 것으로 기억됨)을 설정해본 적이 있습니다.

진도가 성질처럼 팍팍 나가지도 않으려니와 간신히 1번 읽었다고 해서 내용이 머릿속에 다 남는 것도 아닐 테지만, 게으른 천성을 극복코자 나름의 계획을 세운 것이었지요. 그런데 그 동안 시간이 참 많이 지났던지, 원전 교수님 초빙과 대학원 세미나 등을 통해 소문, 영추, 상한론, 동의보감, 동의수세보원은 물론 경악전서까지도 반 이상 읽어보게 되어 목표 수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한없는 게 욕심인지라 금원사대가를 흉금에 품은 뒤, 明淸代 의가들의 저서도 일부 포함시키기로 결심하였는데, 이른바 名醫들이 너무도 많은 탓에 도서목록의 선정작업이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제가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청하는 친구 K교수에게 재차 SOS를 띄웠고, K교수는 해결사답게 그 멋진 미소와 함께 책 1권을 건네주었습니다. 바로 ‘各家學說’이었습니다.

이 책은 중국의 대학 강의교재인 ‘中醫各家學說’이란 서적을 전국 한의과대학 醫史學 전공 교강사 10분이 공동으로 번역한 것으로서, 제목 그대로 역대 유명 의가들의 학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한의학의 學術流派를 傷寒·河間·易水·攻邪·丹溪·溫補·溫病學派 등 7개의 학파로 구분하여 각 유파의 학술적 경향, 그 유파에 속하는 의가의 의학사상, 후세에 미친 영향 등을 요약한 점이라 할 수 있는데, 이외에도 이들 의학유파에 집어넣기 곤란하면서도 한의학사에 한 획을 그은 저명 의가 14인-錢乙, 孫思邈 등-에 대한 내용까지 추가해 놓았습니다.

물론 학부과정에 개설되어 있는 의사학에서도 각 시대별 학문적 특징과 유명 의가들의 학술사상 및 후대에 끼친 영향을 다루고 있지만, 그 분량이 너무 방대할뿐더러 ‘각가학설’처럼 의학유파를 조리있게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한의학 전공자들 모두가 내경 이후 한의학의 큰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각각학설’이 더없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3번쯤 읽어보라는 K교수의 권유에 따라, 저는 이 책을 이번 학기 대학원 교재로 선정하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코가 뀐 대학원생들이 제 자신의 나태함을 메꿔줄 수 있다는 장점도 없지 않았지만, 컨퍼런스라는 보고, 듣고, 읽고 하는 다원적 학습방식을 통해 ‘각가학설’을 열심히 공부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시작이 반인 까닭일까요? 갑자기 학기 끝날 무렵이면 책 1권 끝마쳤다는 뿌듯함과 함께 한의학의 큰 갈래를 새롭게 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밀려옵니다.

안세영(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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