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만난 사람]‘類經’ 완역본 출간한 안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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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만난 사람]‘類經’ 완역본 출간한 안영민 교수
  • 승인 2008.12.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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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景岳全書’ 이어 ‘類經’ 완역본 출간한 안영민 교수

“內經에 투영된 景岳 선생의 사고 따라가 보기”
“‘類經’을 통해서 ‘內經’을 이해하고, ‘內經’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景岳全書’를 품안에”


‘內經’은 한의학의 입문서이자 필독서라는 사실은 한의사들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내경을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을 보면 馬蒔·王氷·景岳 등 여러 사람의 註가 혼재돼 있어 내경을 이해하기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5년간의 노력으로 ‘景岳全書’ 완역본을 출간한 안영민 교수가 이번에는 ‘類經’을 출간했다. 원전을 그대로 번역하는 건 원전을 전공한 사람의 몫이고, 자신은 임상교수로서 한의사들이 내경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을 뿐이라는 안 교수를 만나본다.

▲‘類經’에 대해 소개해 달라.

=景岳 선생은 의학에 대한 조예뿐만 아니라 天文, 音律, 易理 등 동양사상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추었던 분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임상 경험을 景岳全書란 책으로 정리할 정도로 뛰어난 임상경험을 가졌던 분으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醫家이다. 이런 분이 30여년간 ‘內經’을 연구해 62세 무렵인 1624년에 저술한 책이 ‘類經’이다. ‘景岳全書’는 이보다 16년 후인 1640년에 간행됐다.
‘類經’은 ‘素問’과 ‘靈樞’에 대해 단순히 註釋만을 적어 놓은 책이 아니다. 내경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다시 ‘攝生類’·‘陰陽類’ 등의 12개 類로 재구성한 후 각각에 대한 註釋을 달았다.
특히 유학에 대한 조예가 깊었던 景岳 선생은 단순한 자구의 해석수준을 넘어 주역사상을 바탕으로 한 陰陽論的인 잣대로 내경을 분류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데로 나아갔다. 이것이 ‘類經’이 가지는 가치라고 할 수 있다.

▲‘類經’을 번역하게 된 동기는?

=2005년 11월에 ‘景岳全書’ 번역을 마치고 나서 왠지 모를 허전함이 들었다. 그 허전함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바로 景岳 선생이 그 책보다 16년 전에 저술한 ‘類經’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어서 바로 번역 작업에 들어갔다. 5년 정도 걸려서 ‘景岳全書’를 번역했기 때문에 景岳 선생님의 문체에 비교적 익숙해져 있어 ‘類經’은 3년 만에 마칠 수 있었다.
한의사나 학생들이 편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
‘類經’을 통해서 ‘內經’을 이해하고, 이런 ‘內經’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임상서인 ‘景岳全書’를 읽는다면 ‘內經’과 임상의 연관성에 대한 고리도 자연스럽게 형성되리라고 본다.
‘類經’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이를 원서로 읽어서 읽은 내용을 다시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또다시 이를 이해해야 하는 과정에 들어가야 할 시간과 노력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게 이 책을 번역한 이유다. 그래서 원서의 글자 의미와는 차이가 나더라도 가급적 느낀 글의 의미를 지금 시대에 우리가 쓰는 언어로 정확히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임상가를 대상으로 책을 출간했다면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內經’이란 책은 한의사들의 영원한 숙제다. 역대의 뛰어난 모든 醫家들이 그랬듯이 ‘內經’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다. 景岳 선생의 ‘類經’이 ‘內經’에 대한 정답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지만 의사학적으로도 인정되는 ‘類經’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內經’을 좀 더 우리 곁에 붙잡아두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역대에 걸쳐 뛰어난 醫家였던 분의 ‘內經’에 투영된 사고를 한 번 주~욱 따라가 보는 것도 ‘內經’을 공부하는 하나의 방법론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內經’에 대한 이해가 뒤따라준다면, 제2, 제3의 허준 선생이나 동무 선생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특히 이번에 발행된 번역서에는 도해방식으로 ‘內經’에 대한 ‘類經’의 부족한 문장을 설명한 ‘類經圖翼’과 ‘類經附翼’이 포함돼 ‘內經’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말년의 저작으로 45편의 醫論을 싣고 있는 ‘質疑錄 譯疏’도 함께 작업을 했기 때문에 景岳 선생의 일생에 걸친 의학적 견해를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부족하지만 10년 정도를 景岳 선생과 함께 하면서 ‘類經’과 ‘景岳全書’를 번역했으니, 이제는 강의를 통해서 학생들과 만나볼 생각이다. 특강 형식으로 이달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類經’과 ‘景岳全書’가 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원체 부족한 부분이 많은 책이라서 몇 번의 개정작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일 것이고, 계속 노력할 것이다. 이 책이 계기가 돼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완성도 높은 景岳 선생의 醫論이 한의계에 보급되기를 기원한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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