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세계와의 주술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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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세계와의 주술적 소통
  • 승인 2003.03.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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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예술, 세계와의 주술적 소통


예술의 또다른 존재방식에 대하여

이 책의 저자 김융희는 서강대에서 철학을,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한 이다.

저자는 이 시대에 언어와 논리에 찌든 현대인들이 보려 하지 않고,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읽으려고만 하는 세태를 비판하고, 예술에 있어서도 이러한 관념으로 무장한 모더니즘 예술을 비판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예술을 구분하는 두가지 방법은 첫째, 예술을 세계와 자연을 재현하는 잘 훈련된 기술로 자리매김하는 태도이고, 둘째로는 하나의 평범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여주는 신비의 현현으로 보는 태도다. 전자를 르포작가에 비유한다면, 후자는 무당에 비유할 수도 있는 서로 상반된 입장에서의 예술태도인 것이다.

그러나 모더니즘 미학에 득세를 하면서 예술에 있어서의 영성은 배제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최근에 이르러서는 예술의 저급화를 막는다는 구실로 “예술의 고유한 존재방식이란 그것이 오로지 예술이어야 하고 인간 문화의 다른 영역과는 관계없는 것이어야 한다”는 결벽증적인 예술세계가 지향되고 있다.

이러한 예술의 경향은 플라톤을 거쳐 데카르트에 대물림된 합리주의의 영향으로 영적 이미지를 “명석하지도 판명되지도 않는 감각적인 상’으로 규정한다. 그리하여 이런 이미지는 애매모호함으로 인해 올바른 인식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모호한 것은 계산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은 진리가 아니라는 믿음이 예술분야에서도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분위기가 인간이 자연과 우주의 기운에 공명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본다. 예술이 자연과 인간, 인간과 우주를 매개함으로써 소우주 인간이 대우주와 감응하고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 그것이 주술과 마법으로써의 예술이 지향하는 하나의 이상임을 밝히고 있다. 예술적 활동이란 곧 대우주로서의 세계 영혼과 교감하는 활동이고, 보이지 않는 세계, 그러나 인간의 내면에 깃들어 잠재되어 있는 세계, 동시에 한 개인의 내면 속에 있지만 전일적인 우주 전체가 함께 호흡하는 세계를 드러내고 그 세계를 교감하게 하는 것이 바로 예술의 의미임을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두가지의 예술적 태도 중 어느 한가지만이 진정한 예술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편중되어 어느 한쪽만의 기능을 부각시킨다면 그것도 역시 세계를 올바로 이해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시각이 아닐까 한다.

강현호(부산 솔한의원)

김융희 著 책세상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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