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아름다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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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아름다운 마무리
  • 승인 2008.12.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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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과 순간 속에서 영원을 산다

저자는 현대인의 정신적 스승인 법정스님이다. 한국인이라면 종교를 떠나서 다 아시는 분이다. 삶은 소유가 아니고 순간순간의 있음이며 영원한 것은 없다고 외친다. 이 한때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라고 한다.
이 책은 깊은 사유를 거쳐 자유로운 사색에 이르게 하는 영혼의 꽃다발인 산문집이며 인생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매듭짓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적 지침서다. 의미없는 매일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주인공이 되어 선택한 삶을 이끄는 방법과 순간 속에서 영원을 발견하고 순수와 본질의 세계를 회복하는 길을 알려준다.

삶의 종착역에 이르는 날까지 인생에서 하나씩 지어지는 매듭이 모여 비로소 아름다운 마무리를 만들어낸다. 고로 살아가는 순간순간 마무리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한 정의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그때그때 바로 그 자리에서 나 자신이 해야 할 도리와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삶에서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긍정하는 것,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다.

또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일상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근원적인 물음, 과연 나는 누구인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일의 결과나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또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 비움으로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워보자. 삶의 본질인 놀이를 회복하는 것이다. 심각함과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천진과 순수로 돌아가 존재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아는 것이다.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용서이자 자비이고 이해다. 이를 통해 자기자신을 새롭게 일깨우는 것이다.
작가는 자연과 대지 태양과 강 나무와 풀을 돌아보고 내 안의 자연을 되찾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다고 외친다. 삶의 예속물이 아니라 삶의 주체로서 거듭나는 것이다. 불필요한 것들과 거리를 둠으로써 자기자신과 더욱 가까워지는 것, 언제든 빈손으로 떠날 채비를 갖추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순례자나 여행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결국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관습을 미련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외친다.
중간마다 단백하게 그려진 그림과 추출된 글은 다시 한 번 내면을 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해준다. 그림 속의 하얀 여백은 속도에 조바심내는 우리에게 서두르지 말고 잠시 쉬어가라고 암시를 주는 것 같다. <값 1만 1500원>

김진돈
서울 송파구 운제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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