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의료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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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의료백서
  • 승인 2003.03.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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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실태

다소 긴 인용문 하나.

중국인 연수생 허씨는 상표를 붙이는 일을 하다가 실수로 상표를 붙이지 않는 상품이 발견되어 검사원에게 폭행을 당하였다. 작업장에서 반장이 이를 말렸으나 퇴근길에 그 검사원으로부터 야구방망이로 구타당하기를 몇 차례. 허씨는 회사 관리자에게 호소했으나 무시당하였고 이후에도 플라스틱 박스로 머리를 맞아 정신을 잃고 24시간 후 병원에서 깨어나는 일을 당했다.

입원치료가 필요했으나 회사에서는 퇴원을 종용하였고, 퇴원이후 계속해서 토하는 증세와 허리의 고통을 참을 수 없어 병원과 상담소를 전전하다가 넘어져 왼쪽 팔과 왼쪽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반신불수가 된 상태이다. (중략)

회사와 위탁관리회사 중소기업협동조합 등은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어떻게든 빨리 중국으로 보내려 하고 있다. 허씨를 폭행한 가해자는 폭행이유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대해 중국인만 보면 괜히 짜증이 나서 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가해자는 불구속으로 처리 종결되었다.

2 001년 6월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31만여명으로, 밀입국자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추산되고 있다. 이들중 2/3가 불법체류자의 신분이다.

이들은 본국에서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천달러 이상의 돈을 브로커에게 주고 한국으로 왔고 그들에게 있어서 저임금 연수생자격으로는 겨우 한국에 들어오기 위한 빚을 갚을 수준 정도이다.

이들은 주로 돈을 벌기 위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와서는 사회적 경제적 약자로 편입되고, 저임금에서 벗어나려고 불법체류를 선택하자마자 치외법권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한국인들이 끼여든다. 공권력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여 임금을 체불하고, 사기 치고, 때리고…. 오죽하면 한국어 강습 때, '때리지 마세요'라는 말을 배워야 하겠는가.

이들은 우리가 싫어하든 좋아하든 인권을 가진 같은 사람이며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다.

10여년의 이주의 역사속에서 이들 외국인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작지만 그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고 있다.

가난한 사회적 소수약자로서 아기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숫자가 점점 늘고 있고 있으며 우리와 같이 만성질환에 이환되는 숫자들도 점점 늘고 있다.

한의사를 포함한 많은 의사 약사 치과의사 등 의료계와 외국인 상담소 등 외국인노동자 대책협의회, 의료공제활동의 결과로 탄생한 이 책은 그래서 한국사회에서 양심의 소리이기도 한 것이다.

일전에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한 사업장에 찾아간 성직자에게 사업주가 큰소리로 따졌다. "당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우리가 그의 동조자는 아닌가.

권태식(서울 구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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