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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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를 가다
  • 승인 2008.12.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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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중심의 사고’로 똘똘 뭉친 한·양방 의료진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성인병과 만성질환, 그중에서도 암은 공포의 대상이다. 국내 사망자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을 치료하기 위해 쏟아붓는 천문학적인 비용 지출에도 불구하고 말기암은 불치병에 가깝다. 그래서 말기암일수록 생존율과 생존기간, 또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치료의 관건이다.
말기암 환자의 경우 양방에서는 항암치료와 수술을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한방암치료의 경우는 종양의 크기에 연연하지 않고 생존기간을 늘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2006년 개원한 강동구 명일동 동서신의학병원의 한양방 통합암센터는 이러한 치료목적에 근거하고 있다. 개원 이후 국제암심포지엄을 통한 임상결과 발표, 그리고 몇몇 매체를 통해서 최원철 센터장의 인터뷰 기사가 나간 것 외에는 별다른 홍보가 없었지만 아침부터 대기실을 메운 환자들의 모습은 이제 3년여밖에 안된 이곳이 환자들에게 어떤 희망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지 잘 드러내고 있다. 암환자들이 소리 소문없이 찾아드는 통합암센터의 내부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다. 12월 2일 기자가 방문해 암센터의 하루일과를 들여다봤다.


통합암센터의 진료진은 9명의 한방의와 3명의 양방의, 3명의 의료코네이터와 간호사들로 구성돼 있다.
오전 9시30분. 진료가 시작되기도 전 이미 대기실에는 환자들이 모여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은 재진환자들인 이들은 곧바로 담당 의사를 만나게 된다. 초진환자의 경우는 전화상담 후 종양관련 교육을 받은 전문간호사들로 이뤄진 코디네이터의 대면상담을 받게 되는데 이때 간단하게 몸상태와 암의 진행 정도를 체크받고, 받게 될 진료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적합한 의료진이 연결되고 이후 담당의료진과 담당코디네이터, 간호사들의 체계적인 관리가 시작된다.

■ 9명 한방의와 3명 양방의의 협진 체제

이날 오전 진료가 있는 윤성우 교수는 60대로 보이는 남자환자와 보호자를 만나 그의 상태를 문진했다.
“요즘 상태는 어떠세요? 식사는 잘 드시고 계신가요? 살도 좀 찌신 것 같은데.”
“요새는 항암치료 부작용이 덜해요. 얼마전에 항암치료 받았는데 힘들 줄 알았더니 괜찮더라고요.”
30분이 넘도록 상태를 꼼꼼히 체크한 윤 교수는 도움이 될 만한 식품 등을 일러주고, 환자는 끊임없이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얻는다. 윤 교수는 “보통 환자들과 상담할 때는 1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며 “암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생각을 제거하는 마음의 치료가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환자들은 외부에 널리 알려진대로 aRVS(일명 넥시아)를 처방받게 된다. 그러나 이는 센터의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의 하나일 뿐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진료진은 암환자에게 쓰여질 수 있는 처방들로만 만들어진 탕약, 양생법(운동 및 식이), 열치료, 뜸, 침, 음악치료 등을 처방하게 된다.
11층에 위치한 한방병원의 병상중 11개 병상을 통합암센터에서 사용하지만 입원환자로 가득차진 않는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래를 권하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암환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집에서 잘먹고 꾸준한 운동을 하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12시 30분. 의료진이 최원철 센터장의 방에 옹기종기 모여 인근 분식점에서 사온 점심을 먹었다. 진료와 연구로 바쁜 그들이 틈을 내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다. 몇 마디 농담도 잠시, 어느샌가 환자의 상태와 치료에 관한 얘기로 분위기는 전환됐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진료와 연구, 강의준비로 분주했다.

1시에 오후진료가 시작되면서 최원철 센터장의 손길도 바빠졌다. 최 센터장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암환자들에게 그는 희망의 전도사처럼 느껴진다. 대기실에서 만난 한 환자는 “환자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사람”이라면서 “그의 진료를 통해 치료에 희망을 갖게 됐다”며 전적인 신뢰감을 표했다.
오후 5시 반이면 진료는 끝이 난다. 그러나 의료진들의 일정도 끝난 것은 아니다. 입원환자에 대한 관리부터 진료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또 각자의 연구과제로 하루가 모자란다. 정기적인 회의는 월·금요일 2회지만 수시로 미팅이 이어진다. 협진을 위한 한·양방의들간의 의견교환도 수시로 이뤄지게 된다.

■ RCT로 가는 과정 “앞으로 지켜봐달라”

그동안 3회에 걸쳐 국제암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센터의 암치료연구결과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광혜원한방병원에서부터 시작된 치료결과를 믿지 않는 일부에서 신뢰성을 흠집내기 위한 전방위의 공격들이 지속됐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암센터측은 외부에서 지적하는 ‘과학적인 연구방법’으로 무장해왔다.
양방쪽에서 줄기차게 공격해온 ‘과학적이지 않다’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암전문 양방의가 합류했고 김세현 교수는 보다 과학적인 연구방법 적용을 위해 투입된 의료통계 및 연구방법론 전문가다. 차병원에서 오래도록 근무한 그는 대내외적으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센터에서 초빙한 비장의 카드다.

수많은 공격에 굴하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온 성과인 올해 암심포지엄의 연구결과발표는 해외 8개국의 찬사와 함께 협력관계를 요청받았다. 또 얼마전에는 美 보건부 NCI(국립암연구소)의 디렉터인 제프리 박사의 요청으로 미국을 방문,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센터 연구팀 엄석기 교수는 “전방위에서 들어오는 공격들로 연구 자체에 매진하기가 힘들었다”며 “논문과 과학적인 연구결과로서만 우리의 입장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자꾸 RCT를 말하는데 양방의 암 신약같은 경우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다. 엄청난 지원을 받고있는 양방쪽의 잣대에만 맞춰 우리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면서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기때문에 빠르게 진척될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현재 RCT로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 “환자중심치료가 우리의 목적”

김세현 교수도 환자들의 만족도에 대한 연구결과가 현재 진행중이라며 “내년 국제학회를 통해 우리 연구팀의 성과를 대내외에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 교수는 “우리의 진료는 모든 것이 환자 중심“이라며 “우리의 목적이 분명한 만큼 우리의 길을 묵묵히 가겠다. 연구 과정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지켜봐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통합암센터의 한방암연구는 내부에서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다만 이러한 과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외부에서 보내는 의심의 눈초리가 연구성과에만 매달리는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민간의 자본과 소수에 불과한 인력만으로 이뤄진 연구가 현재의 위치까지 온 것만으로도 한의계에서만이라도 응원을 보내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지켜봐달라”는 통합암센터 의료진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에 믿음이 가는 것은 누구의 지원없이도 지금의 위치에 왔고, 오늘도 연구동에 남아 늦은 밤까지 연구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일 것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미니인터뷰] “2개월도 못산다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해요”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양기옥(44·女) 씨는 2007년 11월 건강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대장암 의심 소견을 받고 큰병원으로 가라는 지역병원 의사의 권유를 받아 동서신의학병원에 내원하게 됐다. 이 당시 암 4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으나 대장뿐만 아니라 자궁, 골반으로까지 암이 진행된 심각한 상태였다.
양기옥 씨는 한방팀에서 aRVS를 미리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수술 사흘전부터 대장과 자궁 일부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aRVS를 미리 복용하게 되면 약성분이 암을 하얀 막으로 둘러싸 전이를 막게 된다는 게 센터측의 설명이다. 양 씨는 “2개월 정도 살 것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살아있다”며 “이곳의 치료가 나를 살린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의료진에게 전했다.

양 씨는 진단 후 1년여동안 한방치료와 더불어 양방에서 14차례의 방사선치료와 6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양방치료만 받은 다른사람들과 달리 구토와 식이장애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다만 “방사선 치료를 받을 당시 장쪽을 건드려 장이 민감해져 불편한 점, 항암치료 후 간과 백혈구 수치가 1회 올라가고 손발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 정도였다”고 전했다.
양 씨는 11월 18일부로 항암치료를 마쳤으며 앞으로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암이 혹시 재발하게 될지 정도의 여부만 지속적으로 관찰하게 된다. aRVS는 계속 먹을 예정이라고. 그는 “1년동안 치료를 받아왔는데 모든 의료진이 친절하고 편안하게 대해줬다”며 “치료결과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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