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승 칼럼] 미국과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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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승 칼럼] 미국과 한의학
  • 승인 2008.11.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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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한의학이 알려진 것은 언제쯤부터일까? 아마도 1800년대 후반 중국인들이 골드러쉬(Gold Rush) 때 몰려들고 또 미국 서부 대도시의 지하철과 다리 건설을 위해 대거 이민을 가면서부터일 것이다.
이때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 차이나타운이고 미국인들은 여기서 행해지던 한약과 침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따라서 한의학 하면 중국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하겠고, 이에 대해서는 의료기술보다는 매우 제한적이고 비과학적인 전통민간요법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

1972년 닉슨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죽의 장막이 걷히면서 침술마취는 서양인들의 눈에 매우 신비롭게 보였고 이것이 현재의 근막통증증후군의 이론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
미국에 또 한 번 불어 닥친 열풍은 바로 대체의학이다. 대체의학의 유행에 따라 미국국립보건원(NIH) 내에 보완대체의학센터(NCCAM)가 만들어졌고 또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중의학이다.
현재 ‘전통중국의학’이라는 용어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호주, 심지어는 일본까지도 당연히 받아들이는 고유명사가 되었는데 여기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이 바로 미국의 힘이다. 미국은 중국을 매우 중요한 사업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국가예산에서 이를 연구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여 보다 과학적이고 엄격한 공동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도 있는 암보완대체의학사무소(OCCAM)의 소장인 제프리 화이트는 그들이 발간하는 월례지에서 MD 앤더슨과 복단대학간의 공동연구를 매우 성공적인 예라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형태의 연구들이 계속 이루어지는 것을 권장한다고 하였다.
반면 미국에서는 한국 한의학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미국에 있는 한국계 사람들이 한의학 공부를 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그들의 고국인 한국의 한의학을 접하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중의학이고 겨우 일본침술(오행침) 등이 언급이 되지 한국은 커리큘럼 상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중의학의 아류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국 한의학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는 우리의 존재를 특히 세계로 통하는 길목인 미국에 알려야 한다. 한국 한의학이 중국과는 차별되는 관심을 가져볼 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세계학회(특히 미국)에 지속적으로 참석하고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
둘째는 진정한 우리의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 설사 한국 한의학이 그들의 인식 안에 들어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 별 효과나 특이한 점이 없다고 판단되면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진정한 치료의학으로 가치가 있는 우리만의 메뉴를 갖추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중심이 되어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를 찾아보아야 한다. 그들이 우리의 것을 알고 싶어 우리를 방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바로 이러한 한의학의 세계화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흔히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 한다. 흑인도 대통령이 되고 에스파냐어가 제2외국어가 되는 나라다. 미국은 언제든지 세력을 규합하고 힘을 보이면 이에 대해 인정하는 문화가 있는 국가다.
한국 한의학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한다면 분명 미국을 발판으로 하여 세계의 한 가운데 우뚝 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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