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월-E(Wall-E)
상태바
[DVD] 월-E(Wall-E)
  • 승인 2008.11.21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청소 로봇들의 지구 지키기

유난히 노란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오더니 아니나 다를까 곧 초겨울 날씨에 의해 은행잎이 다 떨어져 버렸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추워진 이 때, 마음 한 구석이 휑하다면 따뜻한 차와 함께 집에서 영화 한 편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모든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볼 수 있는 따뜻한 내용의 영화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바로 올 여름 개봉해서 14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픽사(Pixar)의 애니메이션 <월-E>가 DVD로 출시된다.

<벅스라이프>와 <니모를 찾아서> 등 섬세한 터치와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많은 감동의 메시지를 전했던 픽사의 작품인 <월-E>는 거대한 실사 영화의 빈곤한 스토리에 불만을 느꼈던 관객들에게 충분한 흡족함을 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작년 <라따뚜이>의 상영 전에 짤막한 예고편을 통해 미리 만난 적이 있지만 그것은 정말 예고편에 불과한 것이었다.

월-E는 인간이 떠나버린 텅 빈 쓰레기 더미 지구에 홀로 남아 수백 년이란 시간을 외롭게 일만 하며 보낸다. 그런 그가 매력적인 탐사 로봇 이브와 마주치게 되고, 잡동사니 수집만이 낙이던 인생에 소중한 목표가 생긴다. 하지만 이브는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열쇠가 우연히 월-E의 손에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되자 고향별로 돌아갈 날만 애타게 기다리는 인간들에게 이를 보고하기 위해 서둘러 우주로 향한다. 이에 월-E는 이브를 뒤쫓아 은하를 가로질러 인간들이 살고 있는 비행선에 몰래 들어가게 된다.

영화 제목인 <월-E>는 ‘Waste Allocation Load Lifter Earth-Class’의 약자로 지구 폐기물 수거 처리용 로봇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지구는 모든 것이 다 폐허가 된 채 쓰레기만 남아있고, 인간들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쓰레기를 치우는 것으로 프로그래밍 된 월-E는 인간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를 치우며 그 속에서 인간들의 잔재를 찾아 즐기게 된다. 그럼 인간들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이 영화에 의하면 우주를 떠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로봇에게 의존한 채 살아가는 아무 쓸모없는 인간들이 되어 있다.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인간으로서의 기능이 퇴화되어 버린 모습을 월-E와 이브의 멜로드라마 속에 로봇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오히려 로봇이 인간들이 조금씩 움직이게 하는 내용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애니메이션들을 보면 과연 어디가 한계일까라는 생각과 왜 우리 영화는 저런 이야기를 만들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월-E> 역시 보고 나면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또 내년 어떤 애니메이션이 우리를 찾아올 것인지 기대하게 할 것이다. DVD에는 본 편과 함께 <프레스토>라는 단편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서플먼트가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하게 할 것이다. 2009년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작품상에 유력한 작품이며 전체 작품상 후보로도 점쳐지고 있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