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 릴레이 인터뷰] 3. 이동호 베스킨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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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질환 릴레이 인터뷰] 3. 이동호 베스킨한의원장
  • 승인 2008.09.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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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질환엔 내외치료 병행이 당연”
비용부담 느낀다면 피부관리·홈케어 권유

1. 피부전문한의원을 하게 된 배경은?

한의대 본과 4학년 때 몸에 두드러기가 생겼는데 치료를 잘못해 만성 두드러기로 변했고, 4~5년 정도 많은 고생을 했다. 치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로 시간을 끌어오면서 피부병이 이렇게 괴로운 것이구나 생각하게 됐고, 이 부분을 잘 연구하면 앞으로 전망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피부질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마침 좋은 기회로 중국 북경중의대에 박사 후 과정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었다.

당시 한국과 중국이 박사를 서로 교류하는 사업으로 그 사업에 연구계획서를 제출해 통과하면 중국으로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중의학이 배울 점도 있지만 특징적으로 임상경력이 좀 오래된 전문가한테 배울 기회가 많이 있는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경희대에 유명한 전문가가 있다고 해도 진료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던가 또 수련의라고 해도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즉 임상을 옆에서 지켜보기가 쉽지 않다.

중국은 그런 면에서 교육시스템이 괜찮아 이러한 기회들을 통해 특히 피부과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면서 배웠다. 피부과 질환의 특징상 케이스를 많이 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전문가들이 어떻게 진료하는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시 한방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여러 질환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치료하면서 환자들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도 관찰할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진로를 고민하다 지인의 권유로 지방병원 피부과 협진 한의사로 가게 돼 피부과 환자들을 많이 진료했고, 이후 서울로 옮겼다.

2. 중국과 한국이 의료 환경이 달라 처방에서 차이가 난다. 한국에서는 쓰기가 힘들 정도로 약의 양이 많고 가지 수가 많다고 하는데 어떤가?

중국이 대방을 쓰긴 하지만 대방이라도 양 자체가 중국은 하루 기준양이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2첩으로 나누기 때문에 중국이 엄청나게 대방은 아니다. 특히 피부과쪽으로 보면 더 그렇다. 중국의 전문가들을 보면 백복령 30g, 단삼 30g 등 이런 방식으로 쓰는데, 한 첩에 15g 쓰는 것이 그렇게 큰 양은 아니다. 아주 위험한 약이나 이런 것을 모두 이렇게 많이 쓰는 것도 아니다.

특징적으로 군(君)이 확실한 것 때문인 것 같고, 일반적인 양이 4~5g에 맞춰지기 때문에 첩당 맞추면 차이점은 못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중국식으로 처방을 유사하게 써보면 우리나라 사람의 위장이 약하기 때문인지 반응이 격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약을 조금 줄여 쓰는데 그렇게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느끼진 못했다.

3. 피부질환 치료에 제일 중요한 것이 진단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진단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무엇인가?

망진 문진 진맥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 중국 얘기가 나오는데, 중국의 경우 전문가가 진료의자에 앉고 학생은 맞은편에 앉고 환자는 선생하고 학생 사이에, 전문가가 진맥을 하고 환자의 맥상을 기록하고 처방을 써주면, 그 학생이 처방을 보고 다시 학생이 슬립지(쪽지)에 쓴다. 그 전문가가 많이 바쁘지 않을 때엔 같이 진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다. 진맥을 해서 독특한 맥상이면, 이것이 어떤 맥상인지 물어볼 수 있어서 배우는 게 많았다.

귀국 후에는 이주호 선생의 빈호맥학도 들어봤다. 또 그러한 전문가들이 훨씬 잘 하지만, 내가 보는 것은 환자 증상과 나타나는 맥상이 부합하는가 부합하지 않는가, 아니면 이 맥상에 따라서 환자의 증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리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았는데도 맥상이 변화해서 정말 좋아지고 있는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는다. 맥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다.

4. 직접적으로 내복약만을 투여하는 방법과 내외복을 꼭 함께 치료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는 것 같은데 의견을 말해 달라.

당연히 내외치료를 같이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강 옆에 있는 마을에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났다고 생각해보자. 둑이 터져 엄청난 물이 흘러넘쳐서 온 마을이 물에 잠겼는데 이 상황을 해결하려면 먼저 강물이 계속 그곳으로 빠지는 걸 막기 위해 강둑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근본원인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마을에 넘쳐있는 물은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면 없어진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사람들은 괴롭다. 그러니까 넘친 물을 빨리 강물 있는 쪽으로 퍼내야 한다는 것이다. 피부병에 비유하면 물론 피부병이 생기는 이유 특히 만성피부병은 내장 쪽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한다. 내장이나 내장의 독소가 강둑이 터진 것이라면, 그 근본처치는 일단 내장을 치료하는 강둑을 막는 것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피부, 그러니까 마을로 넘쳐왔던 물자체가 다시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강둑을 막으면서 물이 쏟아졌던 것을 되돌려야 빨리 낫는 것과 같은 이치다.

5. 비용면에서 환자들이 어려워할 경우 외용제나 내복약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더 둬야 하나?

케이스마다 다르다. 여드름을 예로 들면 만성화되고 화농성이며 성인기에 발생하는 형태의 여드름이 있다. 그런 상태를 맥진해보면 내장기능이 붕괴해 있고 내부에 독소가 차 있는 경우가 많다. 관리보다 내치 쪽에 집중하는 경우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빠른 호전을 원한다면 피부치료를 같이 해야 한다. 하지만 청소년기 여드름의 경우는 필링의 방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에는 대부분 피부관리나 홈케어 쪽으로 권유한다.

6. 피부 전문한의원의 원장으로서 한의계에 제언을 한다면?

재교육사업이 꼭 필요하다. 교수들을 만날 기회가 된다면 부탁드리고 싶다. 학생 때 수업을 듣던 것과 대학 졸업 후 필요에 의해 수업을 듣는 것은 많이 다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대학이 반드시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곳이 아니라 한의사들을 재교육시켜 강사로 배출해낼 수 있다면 한의학이 좀 더 빨리 부흥하지 않을까 생각해 이러한 제안을 드리고 싶다.

인터뷰 = 허호(본지 편집위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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