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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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9)
  • 승인 2008.09.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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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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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락의 구분 ■

『素問·天元紀大論』에는 “陰陽之氣, 各有多少, 故曰三陰三陽也. 形有盛衰謂五行之治, 各有太過不及也.”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에 의하면 三陰三陽과 오행은 각각 氣와 形의 측면으로 환원됩니다.
그런데 인체에서 三陰三陽은 경락과 연계되고 오행은 장부와 연계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形을 지닌 장부는 三陰三陽으로 표상되는 氣를 담고 있는 그릇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足太陰脾經을 예로 들자면 脾(土)라는 그릇 안에 太陰(濕土)이라는 내용물이 담겨 있는 것이고, 手太陰肺經은 肺(金)라는 그릇 안에 太陰(濕土)이라는 내용물이 담겨 있는 것이 됩니다.
따라서 경락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릇과 내용물, 즉 오행과 연계되는 形의 영역인 장상론적 측면과 三陰三陽과 연계되는 六氣적 측면을 총괄한 유기적 시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락은 표리론에 입각하여 臟에 배속되는 陰經과 腑에 배속되는 陽經으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경락을 陰經과 陽經으로서가 아니라 三陰三陽과 그 본기인 六氣의 속성이 같은 것끼리 묶어 구분하면 아래 <표1>과 같은 상응 관계가 생기는데 이로 보자면 三陰三陽의 本氣가 동일한 경락은 同類經으로서 기능상 상통한다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 三陰三陽의 本氣가 동일한 두 개의 同類經은 장부에 배치된 오행의 속성과 본기의 속성이 같은 경락과 그렇지 않은 경락으로 나누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足太陰脾經은 太陰의 본기인 濕土와 形氣인 脾土의 속성이 土氣로서 일치하지만 手太陰肺經은 본기가 濕土이나 形氣는 肺金으로서 서로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는 동일한 내용물이 다른 그릇 안에 담겨있는 형국으로 비유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일단 足太陰脾經의 경우처럼 三陰三陽의 본기와 形氣인 오행의 속성이 일치하는 경락을 금오 김홍경 선생은 오운육기론에서 大運과 司天之氣의 오행적 속성이 일치하는 해에 부여하는 표현인 ‘天符’를 취하여 ‘天符경락’이라 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경락은 그에 대비하여 ‘非天符경락’이라 하였습니다.

이런 표현 이전에 이미 淸代의 의가인 黃元御는 天符경락에 해당하는 경우를 ‘司化者’라 하였고 非天符경락에 해당하는 경우를 ‘從化者’라 하였습니다.
‘司化’란 氣化를 주도한다는 의미이고 ‘從化’란 氣化를 주도하지 못하고 司化者에 이끌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司化者인 天符경락과 從化者인 非天符경락은 각각 6개입니다. <표2 참조>

天符경락은 단일 기운이 주도하고 있으므로 임의로 ‘純’하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非天符경락은 三陰三陽의 本氣와 오행의 形氣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임의로 經氣가 ‘雜’하다고 표현하였습니다.
한편 天符경락은 司化者이므로 從化者인 非天符경락에 비해서 당연히 氣化의 주도권을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脾經과 胃經의 예를 들자면 둘 다 오행상 동일한 土에 배속되지만 脾經이 司化者이므로 從化者인 胃經보다 中氣 운행의 주도권을 지니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기기 승강의 문제에서도 脾의 升氣 작용이 胃의 降氣 작용을 주도하므로 脾가 기기 승강을 총괄한다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天符경락과 非天符경락에 입각한 경락의 분류는 장부와 연계되는 陰經과 陽經의 분류 체계에서 다루지 못했던 경락의 속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이해의 틀을 제공합니다.

手陽明大腸經의 예를 들자면 그 생리적, 병리적 속성에 대한 논의가 보통 경락의 유주나 장상론적인 측면에 입각하여 이루어지지만 大腸經이 (燥)金의 天符경락이며 司化者라는 측면에서 그 특성을 이해한다면 大腸經은 몸의 전체적인 燥濕을 조절하여 濕(熱)의 과잉이나 진액의 성쇠와 관련된 병증을 다스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락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장상론에서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던 腑와 연계된 경락이 지닌 기능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격주연재>

김관우
전북 군산 청정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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