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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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7)
  • 승인 2008.08.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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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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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送穴과 受穴(1) ■

특정 경맥에 소속된 오수혈은 해당 경맥의 생·병리 체계 내에서 그 속성이 규정, 이해되어 왔습니다.
침구학의 형성기에는 『內經』에서 제시한 각 경맥의 是動病과 所生病이 해당 경맥내 오수혈의 혈성과 주치로 이해되었고 경험이나 임상에 입각해서 파악된 각 혈들의 주치적 특이성들이 시대적으로 차곡차곡 축적이 되어 지금에 이른 것이지요.

하지만 사암침법에서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차원에서 오수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즉 오수혈이 단지 자기가 속한 해당 경맥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경맥간의 經氣를 상호 연계, 소통시키는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수혈은 자기가 배속되어 있는 自經만이 아니라 他經에도 기능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은 오수혈들의 배합을 통해 기술적으로 특정 경맥들 간의 연계를 강화 또는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도 확대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수혈중 특정 경맥에서 다른 경맥으로 經氣를 보내는 혈을 ‘送穴’이라 하고 다른 경맥의 經氣를 받아들이는 혈을 ‘受穴’이라고 합니다.
이는 원래 8체질침법을 창안한 권도원 선생에 의해 확립된 개념으로서 원래 사암침법에서 送穴과 受穴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전례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送穴과 受穴이라는 개념은 사암침법의 정격과 승격만이 아니라 사암이 창안한 다양한 변용방들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오수혈에서 送穴과 受穴을 규정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送穴은 오수혈 가운데 그 오행적 속성이 해당 경맥의 오행의 속성과 일치하는 혈입니다.
즉 이 送穴이 해당 경맥의 經氣를 다른 경맥으로 보내는 통로가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오수혈 가운데 送穴을 제외한 나머지 4개의 혈들은 자연히 다른 경맥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受穴이 됩니다.
따라서 하나의 경맥에는 1개의 送穴과 4개의 受穴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肝經을 예로 든다면 肝은 오행상 木에 해당하므로 오수혈중 木穴인 大敦은 送穴이 되어 肝經의 기운을 다른 경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네 혈들인 行間, 太衝, 中封, 曲泉은 다른 경맥의 기운을 肝經으로 받아들이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간단히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大敦은 肝經(木)의 기운을 나머지 陰經으로 보내는 통로
* 行間은 心經(火)의 기운을 肝經으로 받아들이는 통로
* 太衝은 脾經(土)의 기운을 肝經으로 받아들이는 통로
* 中封은 肺經(金)의 기운을 肝經으로 받아들이는 통로
* 曲泉은 腎經(水)의 기운을 肝經으로 받아들이는 통로

보통 送穴은 다른 경맥에서 오행상 같은 속성의 혈들을 受穴로 삼아 두 경맥이 기능적으로 연계가 되는데 이때 陰經은 陰經끼리 陽經은 陽經끼리 연계를 맺습니다. 각 경맥의 送穴은 다음과 같습니다. <표 참조>
陰經에서 脾經의 예를 들자면 太白을 送穴로 삼아 神門을 통해서 心經과, 太淵을 통해서 肺經과, 太衝을 통해서 肝經과, 太谿를 통해서 腎經과 소통하게 됩니다.
陽經에서 胃經의 예를 들자면 足三里를 送穴로 삼아 小海를 통해서 小腸經과, 曲池를 통해서 大腸經과, 陽陵泉을 통해서 膽經과, 委中을 통해서 膀胱經과 소통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送·受穴의 배합을 통해 경맥간의 벡터(vector)가 형성된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送·受穴의 보사는 경맥간의 연계를 기술적으로 강화시키거나 약화, 차단시키는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특정 경맥의 送穴을 보하고 이와 연계시키려는 경맥의 受穴을 함께 보하는 것은 두 경맥의 생리적, 기능적 연계를 강화시키는 방식이 되는 것이고 반대로 특정 경맥의 送穴을 사하고 다른 경맥의 受穴을 함께 사하는 것은 이들의 연계를 약화, 차단시키는 방식이 된다는 것이죠.

사암침법에서 치법의 근간을 이루는 정격과 승격은 분명히 오행의 상생과 상극 관계를 적용하여 구성된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암침법 운용의 핵심은 사실 送·受穴의 배합을 통해 경맥이나 장부간의 연계 관계를 조절하는 데 있으며 그 수단으로서 보사가 적용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모든 정격과 승격이 보사를 통한 전형적인 送穴과 受穴의 배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임상에서는 반드시 送穴과 受穴간의 배합만이 기계적으로 운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한 오행적 속성을 지닌 受穴들간에도 배합이 구성되어 해당 경맥들 간의 經氣를 연계시키커나 차단시키는 방법이 다양하게 응용됩니다.
사암침법의 다양한 변용들이 실제 이러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예들은 다음 회에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격주연재>

김관우
전북 군산 청정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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