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82] 醫學英華字釋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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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82] 醫學英華字釋①
  • 승인 2008.08.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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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譯醫書의 기반, 의학용어

다소 낯설어 보이는 이 책은 근세 서구의학을 동양에 소개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영국인 의사 合信(Habson)이 역술한 한역서의서 5종을 번역하는데 사용되었던 의학용어사전이다.
때마침 우리 연구원에서는 올 번역사업에 『神機踐驗』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초역과 함께 서의서의 전래와 漢譯과정을 추적하던 중 그간에 미처 몰랐던 이 대역용어 사전의 존재를 뒤늦게 알아내었다.

잘 알다시피 혜강 최한기(1803~1877)는 젊어서 일찌감치 벼슬길을 포기하고 오로지 학술저작에만 전념한 인물로 특별히 서구학설을 소개한 한역서들을 숙독하여 우리나라에 소개함으로써 근대 서구학문을 소개한 선도자로 회자되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간략하게 서구의학설이 소개되는 과정을 일견해 보기로 하자.

기창덕의 연구에 의하면, 기록상 근대 서양의학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한 사람은 이지조(李之藻, ?~1631)이다. 그는 『西學凡』과 『職方外紀』와 같은 저술에서 유럽제국의 교과목과 학문의 특징을 소개하였다.
그 뒤 우리가 잘 아는 아담 샬(1591~1666)의 『主制群徵』이 나왔는데, 이 책은 천주교 교리서의 일종으로 주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소개하면서, 갈레노스의 인체생리설에 대한 내용을 함께 수록하였다.

병자호란을 겪은 이후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던 昭顯世子가 현지에서 아담 샬과 알게 되어 1645년 귀국할 때 天文書, 算學書, 西敎書 등과 함께 이 책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책에 기록된 서양의학의 이론들은 그 뒤 星湖 李瀷(1681~1763)에 의해 『星湖僿說』에 ‘西國醫’라는 제목의 글로 실렸으며, 李圭景(1788~?)도 『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 ‘人體內外總象辨證說’이라는 글을 통해 서양 의사들의 해부학 지식과 심장, 간, 뇌, 비장, 담낭, 신장 등의 생리 기능에 관해 기록하였다.

앞서 말한 최한기는 당시 한역서인 『全體新論』(1851년), 『西醫略論』(1857년), 『內科新論』, 『婦嬰新說』, 『博物新編』(이상 1858년) 등을 읽고 자신의 문집인 『明南樓文集』에 소개하였으며, 스스로 『신기천험』을 저술하여 서양의학의 특장을 설파하였다.
上海 仁濟醫館에서 간행된 이 책들이 언제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철종 무렵에 수입된 것으로 보이며, 奎章閣書目 가운데 이름이 보인다. 이와 함께 경복궁 안에 있던 고종의 개인 장서 集玉齋의 도서목록 중에는 다음과 같은 한역 서의서들이 수록되어 있어 조선 후기 근대화로 가는 접경에서 적지 않은 서의서들이 도입되어 읽혀졌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內科闡微』, 『引痘新書』, 『儒門醫學』, 『裹紮新法』, 『花柳指迷』, 『西醫眼科撮要』, 『化學衛生論』, 『衛生要旨』, 『全體圖說』, 『全體通考』, 『西醫略釋』 등으로 이러한 책들은 훗날 의과제가 폐지된 이후 한의들이 동서의학을 주창하게 되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이들 한역서의서는 사대부 지식계층에는 문화적 충격이자 사상적 기조를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훗날 의학방면으로는 근대 제국주의 서구의학이 밀려와 제도적 강압이 이루어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동서의학 겸비를 통해 전통의학의 활로를 모색하는 방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본문은 ‘ANATOMY AND PHYSIOLOGY’라는 제목으로 해부학적 명칭과 각 부위의 기능에 대해 정리해 놓았는데, 중문으로는 ‘全體部位功用’이라고 표현하였다. 첫 항목인 The Osseous System(全體之骨)으로부터 시작하여 Articulations(全體交節), THE MUSCLES(各處肌肉), THE CIRCULATING ORGANS(運行血之器), THE VENOUS SYSTEM(廻血大小管), THE NERVOUS SYSTEM(腦體腦髓腦筋體用), THE SENSE OF SIGHT(眼管體用) 등의 다양한 부류로 나뉘어져 있다. 인체기관에 관해서는 부인과명칭까지 이어지다가 말미에는 藥品名目, 藥之功效, 炮制之法, 稱藥之器, 博物之理에 이르기까지 의학관련 용어가 폭넓게 망라되어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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