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상태바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승인 2008.07.30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화끈한 복수극

예상했던 대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흥행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지난 주에는 월남전에 참전한 남편을 찾기 위해 위문공연단이 되어 베트남에 가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가 개봉되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올 여름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 3탄이라고 할 수 있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가 개봉된다. 3주 연속 굵직굵직한 한국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되면서 한국영화계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는데 바로 이 영화들의 흥행여부가 하반기 한국영화의 추세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눈눈이이〉의 개봉 성적에 대해서 많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낮 서울 도심 한복판 수십 억 현금 수송차량 강탈 사건에 이어 제주도 공항에서 밀수 금괴 600kg이 연기처럼 사라진다. 검거율 100%의 형사 백 반장(한석규)의 이름을 사칭해 완전범죄를 성공시킨 범인은 바로 안현민(차승원)으로 이에 분노한 백 반장은 안현민을 집요하게 쫓지만 안현민은 번번히 백 반장의 그물망을 빠져나간다. 승자를 알 수 없는 숨 막히는 레이스가 계속되는 가운데, 위기에 몰린 안현민은 오히려 백 반장 앞에 나타나 자신의 목숨을 포함한 뜻밖의 제안을 하게 된다.

사실 〈눈눈이이〉는 감독이 중간에 교체된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샀던 작품으로 영화의 시작은 〈우리 형〉의 안권태 감독이 연출을 하다가 중반부터는 〈친구〉와 〈태풍〉의 곽경택 감독이 바통을 이어 받아 완성했는데 영화는 초반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부산 사투리를 쓰는 투박한 남성들의 이야기를 주로 만들었던 두 감독의 스타일답게 선 굵은 두 남성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여름에 볼만한 영화로 만들었다.

물론 형사와 범인이라는 기존 장르 영화의 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눈눈이이〉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선악의 구별 없이 검거율과 범죄 성공률이 100%로 자기 분야에서는 완벽한 두 남자들의 두뇌 게임을 통한 쫓고 쫓기는 복수극 상황을 관객들에게 새롭게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전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거리에서의 추격전 같은 장면에서는 엄청난 물량이 동원되면서 근래 보기 드물었던 박진감 있는 액션 장면을 표현하는 등 블록버스터다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이다. 〈놈놈놈〉도 이야기가 없다는 평가 속에서 기대 이상의 흥행이 힘들다고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눈눈이이〉 역시 뒤로 가면 갈수록 처지는 이야기로 인해 관객들을 점점 지치게 한다. 물론 한석규와 차승원이라는 두 배우의 카리스마가 그 부분을 어느 정도 커버해 주고 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과연 〈눈눈이이〉가 뒤이어 연달아 개봉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맞붙어 길게 생존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