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現代 韓醫學 人物史29] 李泰浩(?~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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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現代 韓醫學 人物史29] 李泰浩(?~1962)
  • 승인 2008.07.3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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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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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출판인

개항이후 서양의학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한의학이 학문적으로 독자적 발전을 기할 수 있었던 것은 지식의 보급을 위해 노력했던 선현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조선시대에 간행되었던 관찬의서들이 개량된 인쇄매체에 의해 대량생산되어 보급됨에 따라 널리 보급되게 되어 한의학은 지식인들의 애호 학문으로 자리 잡게 되어 한의학에 입문하는 지식인들의 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게다가 이제까지 출판이 어려워 개인 私藏으로 지니고 있었던 醫書들을 출판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견해를 적은 醫書도 아무 어려움 없이 출판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한의학은 더욱 널리 보급되게 되었다.
지식의 대량 공급은 학문의 저변확대를 가능하게 해준다. 한의학이 일제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소멸되지 않고 떨쳐 일어나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러한 지식의 공급을 위해 노력한 李泰浩 같은 인물의 공로가 크다 할 것이다.

李泰浩는 호가 杏坡로서 일제시대부터 해방이후까지 한의학 서적을 대량으로 출판하여 한의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다. 그는 일제시대인 1923년 서울 안국동에 杏林書院을 개점하여 한의학 서적 출판을 시작하였다.
일제시대 말기에 杏林書院에서 선전용으로 만든 『醫書總目錄』에는 杏林書院에서 간행한 40여종의 醫書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醫書들은 謝觀의 『東洋醫學大辭典』, 崔南善이 再刊한 『鄕藥集成方』 등과 許任의 『鍼灸經驗方』, 醫生試驗準備를 위한 『新醫學要鑑』, 安昶中의 『古今實驗方』, 都鎭羽 의 『東西醫學要義』, 崔奎憲의 『小兒醫方』, 金海秀의 『醫方大要』, 『運氣學講義錄』, 『萬病萬藥』, 杏林書院編輯部의 『東醫四象診療醫典』, 『四象金匱秘方』, 韓秉璉의 『醫方新鑑』, 李秉模의 『廣濟秘笈』, 黃度淵의 『醫宗損益』, 『大方藥合編』, 韓敬澤의 『治疹指南』, 南采祐의 『靑囊訣』, 周命新의 『醫門寶鑑』, 趙憲泳의 『通俗漢醫學原論』, 閔泰潤의 『漢方醫學小兒全科』 등이다.

이 醫書들은 크게 세 가지로 구별된다.

먼저, 조선시대까지 존재했던 醫書들의 간행이다. 『鄕藥集成方』, 『鍼灸經驗方』, 『廣濟秘笈』, 『醫門寶鑑』 등이 이에 속하니, 이것은 활용도뿐 아니라 민족의식의 고취에도 일정부분 기여하였다.

둘째, 일제시대에 활동했던 한의사들의 개인저작 출판이다. 『小兒醫方』, 『醫方大要』, 『運氣學講義錄』, 『萬病萬藥』, 『醫方新鑑』, 『通俗漢醫學原論』, 『古今實驗方』, 『漢方醫學小兒全科』 등이 이에 속한다.
杏林書院의 출판사업으로 말미암아 한의사들은 자신의 저작을 출판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게 되어 자신의 연구성과를 전국적으로 보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셋째, 醫生試驗準備를 위한 수험서의 간행이다. 『新醫學要鑑』, 『東西醫學要義』 등이 이에 속하니, 이들 서적들은 醫生試驗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간행된 것으로서 서양의학의 지식도 아울러 공급하게 되었다.
해방이 되기 2년 전인 1943년 李泰浩는 지병으로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석천리로 낙향하여 한의학 관련 자료들을 전국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해방을 맞이하여 1948년에 돈암동에 다시 杏林書院을 개점하여 의서간행 사업을 재개하였다가 한국전쟁으로 잠시 휴점을 하게 되었고 1955년 경운동에 다시 개점을 하여 본격적인 醫書 발간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 무렵 그가 발굴한 자료 가운데 역사적으로 큰 의의를 가진 것이 하나있다. 『舍岩道人鍼灸要訣』이 그것이다.
1959년 간행한 이 책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온 韓國 鍼灸學의 전통을 한꺼번에 정리해준 巨著이다. 이 책에 나오는 舍岩道人鍼法은 지금도 한국 한의계를 대표하는 鍼法으로서 이름이 높다.
이 책을 간행한 지 3년이 지난 1962년에 李泰浩는 지병으로 숨을 거두게 되지만, 그의 높은 뜻은 아들 이성모(?~1972), 손자 李甲燮(현재 57세)에 계승되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2007년에 『醫書總目錄』 속에 기록되어 있는 간행예정 의서인 宋時烈의 『三方撮要』의 기록을 안상우(한국한의학연구원 학술정보부장, 경희대 한의대 겸임교수)가 찾아내어 손자 李甲燮에게 그 책을 찾아줄 것을 간청하였다.
李甲燮은 조부 李泰浩가 家藏하고 있던 원고더미 속에서 이 책을 찾아내게 되었고, 이를 안상우 교수에게 전달하게 되었다.
李泰浩의 사후에도 杏林書院은 아들 이성모, 손자 이갑섭에 이어져 한의학 서적 전문 출판사로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월 1회 게재〉

金南一
경희대 한의대 醫史學敎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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